AI극이라고 말은 많지만 워낙 락뮤 좋아해서 보고와서 좀 끄적여봄
당연히 스포 있고, 불호 있으므로 주의!
일단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된 건
'작품에 주제가 없다' 였어
햄릿은 나온지 400년도 넘은 고전 희곡이잖아
근데 이걸 지금 극으로 올린다고 하면 내가 기대하는건
1.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탄탄한 고전 대본에서 개쩌는 연기차력쇼를 보여줌
2. 현재 시점에서 햄릿 내용을 재해석해서 뽑아낸 새로운 주제의식
3. 시각적/청각적으로 매우 현대적이고 신박한 형식을 선보임
이 셋 중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셋다 느끼지 못했어
대충 햄릿이 락 콘서트를 열어서 자기 이야기를 한다.. 라는 내용인데
왜 햄릿이 콘서트를 하는지?
햄릿이 왜 400년동안 그 일을 계속 악몽처럼 재경험을 하고 있는지?
콘서트의 형식을 빌어서 자기 이야기를 하고 나면 극이 끝나는 시점에 햄릿에게 어떤 변화가 있는지
or없다면 햄릿에게 계속 남는 해소되지 않는 감정이 대체 뭔지?
이런것들이 잘 와닿지 않으니까 그래서 이 작품의 주제가 뭔데? 라는 생각밖에 안남더라고..
콘서트의 내용도 딱히 재해석은 없고 그냥 햄릿 사건 내용을 보여주는 거였는데
이게 새로운 스토리면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지만 기술하는 거여도 의미가 있겠지만
햄릿 내용은 너무 유명하고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이걸 설명만 해주는걸로는 책읽어주는 것도 아니고 의미가 없지 않냐고..ㅠ
그리고 형식..
오필영 그동안 무대 작업 멋있는거 (특히 영상 활용) 많이 한거 알고 프로듀서로 자기 이름 걸고 하는거니까 뭔가 엄청 신박한걸 보여줄거라고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영상 활용이 아쉽더라고

무대가 이렇게 생겼는데 이게 또 LED가 세로로 조각조각 나있어서 중앙블럭이 아니면 각도 때문에 전체 그림이 잘 안보이는건 둘째치고
그냥 넘버 할때 뒤에 영상이 나오는데 그 왜 가수 콘서트에서 노래할때 뒤에 분위기 맞는 추상적인 영상 나오는 그거 있지? 딱 그 느낌이더라..
그것도 노래할때만 영상이 나오고 노래 끝나고 대사 칠때는 거의 걍 다 꺼지고 까만 배경 돼서 배우가 핀조명 받고 그냥 마이크에 대고 말하고 있음
영상으로 어떤 공간이나 시간의 흐름 등을 표현하거나 그런게 없고 분위기조성 이상의 뭐가 없음.. 조명도 그냥 눈뽕만 오질 뿐이고
어떻게 보면 무대 모양새가 진짜 정말 콘서트 깔인데.. 막 엄청나게 신기하고 새로운 건 없어서 실망함
배우나 음악은 내 평소 취향이 워낙 많이 들어가니까 뭐 잘했다 못했다 말할수는 없을 것 같고
중간에 배우가 무대에서 내려와서 객석까지 올라와 놀아주는? 그런 팬서비스성? 나쁘게말하면 노림수성? 씬은 있더라ㅋㅋㅋ 본진이었으면 좋을지도..
아무튼.. 이게 AI잘못인지 수정한 인간들 잘못인지는 몰라도
알맹이 없는 껍데기 같은 작품인데 껍데기가 훌륭하지도 않음
나한테는 이렇게 느껴지더라
보기 전에는 야 만약에 AI로 만들었는데 기깔나는거 나오면 어떻게 되는거냐 이런생각 했는데 전혀 쓸데없는 생각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