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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번역) 영화 『체이서 게임 W 수어지교』 개봉 기념 공식 특선 단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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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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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팬이 작가가 직접 쓴 영화 특전 소설 공유해줘서 일->중->한 3중번역임


​봄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아직 조금 이른 이른 아침이었다.


​공기에는 아직 한기가 배어 있었다. 하지만 오직 햇살만이 한발 앞서, 계절의 경계를 넘어설 만큼 따스했다.


​나와 후유, 그리고 츠키는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커다란 나무들에 둘러싸인 오솔길을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


​가루이자와의 이른 아침은 도쿄보다 훨씬 조용했다.


​그렇기에 발소리가 유난히 선명하게 들렸다.


​나의 한 걸음, 후유의 한 걸음, 이어서 반 박자 늦은 츠키의 작은 발소리.


​츠키는 자신의 하얀 원피스 자락을 신경 쓰며 걷고 있었다.


​아이에게 익숙하지 않은 흙길은 걷기 조금 힘들어 보였다.


​몇 번이나 "조심해"라고 주의를 주고 싶었지만, 오늘만큼은 참기로 했다.


​그럼에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츠키를 바라보자,

츠키는 내 시선을 알아채고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걸어서 교회에 가자고 제안한 사람은 나였다.


​후유는 잠시 생각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이츠키가 그렇게 하고 싶다면 나도 찬성해."


​그녀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 그 어떤 세세한 것도 묻지 않았다.


​예전부터 그랬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할 때면, 후유는 결코 부정하지 않고 항상 묵묵히 받아들여 주었다.


​이 전폭적인 신뢰를 느낄 때마다,

내 마음속 그녀를 향한 사랑은 몇 배나 더 커졌다.


​잠시 후, 큰 나무들 사이로 삼각형 지붕이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그 윤곽은 착각이라고 생각할 만큼 작았지만, 거리가 좁혀질수록 지붕의 선이 선명해졌다.


​—가루이자와 고원 교회.


​아주 오래전, 이곳은 예술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교류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였다고 들었다.


​특정 누군가의 소유가 아니라,

모두가 모여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곳.


​그 고결한 기운이 지금까지도 조용히 감돌고 있었다.


​츠키가 걸음을 멈췄다.


​"엄마들, 오늘 저기서 결혼식 하는 거지?"


​아이가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단다."


​나는 그렇게 대답하며 손을 뻗어 츠키의 정수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기분 좋은 서늘함이 배어 있었다.


​이곳에 오기까지, 우리는 참으로 많은 날들을 지나왔다.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냈던 날,

스마트폰 화면 너머 낯선 사람들의 말에 상처받았던 날,

그리고 근심 속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던 밤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이미 과거가 되었다.

지금은 그저 교회를 향해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후유는 한눈팔지 않고 앞을 향해 걷고 있었다.

그 옆모습을 보며 나 역시 잡념을 떨쳐낼 수 있었다.


​츠키는 우리를 올려다보며 말없이 미소 지었다.


​우리 세 사람은 마침내 여기까지 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 * *


​—그러나, 나는 종종 지난 일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날,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 속에서

"우리는 함께 살아갈 것입니다"라고 큰 소리로 선언한 후,

우리와 세상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낯선 말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축복, 공감, 성원.


​국적과 언어는 달랐지만,

"당신들은 틀리지 않았어"라고 적힌 글들은

모두 같은 무게로 마음속 깊이 와닿았다.


​그와 동시에,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공격들도 있었다.


​"왜 굳이 공개하는 거야?"

"아이만 너무 불쌍하잖아."

"진짜 역겹다."


​때로는 스마트폰을 넘기는 손가락을 멈추지 못해,

정신을 차려보면 밤하늘이 이미 희부옇게 밝아오고 있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생각보다 평온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어쨌든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로 결정한 것이니까.

논란과 뜬소문이 있을 거라는 각오는 당연히 되어 있었다.


​후유는 "예상했던 일인걸"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고양이 머그잔으로 따뜻한 우유를 마셨다.


​나는 강아지 머그잔으로 그녀가 타준 커피를 음미하며,

그녀의 그 말을 마음속에 새겼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더 이상 냉정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어느 날, 나는 소셜 미디어에서 익숙한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그것은 유치원 하원 길에 내 손을 잡고 있는 츠키의 모습이었다.


​비록 사진에서 츠키의 얼굴은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이것은 결코 아이를 보호해 주는 것이 아니었다.


​나와 한 프레임에 있는 한, 그게 누구의 아이인지 누구나 알 수 있을 테니까.


​그 사진은 이미 수십만 번이나 공유되어 있었다.


​화면에 닿은 손끝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


​내가 그 사진을 후유에게 보여주자,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것은 더 이상 우리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 무렵, 츠키의 웃음소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작은 소리 하나에도 깜짝깜짝 놀랐고, 항상 내 곁에서 한 발짝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밤에 이불 속에 들어가서도 좀처럼 잠들지 못했고,

때때로 눈을 뜨고 나를 찾았다. "이츠키, 어디 있어?"


​그럴 때마다 나는 아이를 꼭 안아주며 다독였다. "괜찮아."


​츠키의 잠든 얼굴을 보며 나는 수없이 자문했다.


​"우리가 이렇게 목소리를 낸 것이 정말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우리는 츠키의 입장을 제대로 생각했던 걸까?"


​우리는 영화 『천녀 세계』 출연을 고사하기로 결정했다.


​원작자 장슈링은 극구 만류하며 설득했다.


​"당신들의 출연은 전 세계의 소수자들에게 용기를 줄 거예요."


​"당신들은 변화의 계기가 될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나와 후유에게는 츠키가 가장 중요했으니까.


​만약 영화 출연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된다면,

츠키까지 호기심 어린 시선에 노출되고 말 것이다.


​심지어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부모로서 우리는 그런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해야만 했다.


​"도쿄를 떠나서 다른 곳에서 살자."


​그렇게 제안한 것은 나였다.


​수많은 후보지 중에서,

후유는 시즈오카현의 이토를 선택했다.


​그곳에는 바다도 있고 온천도 있으며,

도쿄까지도 전철로 1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었다.


​후유가 매일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수하지 못할 거리는 아니었다.


​도쿄를 떠나기 전날, 우리는 함께 긴자에서 점심을 먹었다.


​사치를 부려 전통 있는 경양식집에 들어갔다.


​나는 오므라이스를, 후유는 케첩을 곁들인 멘치카츠를 주문했다.


​뜨거운 것을 잘 못 먹는 후유는 멘치카츠를 입으로 가져갈 때마다 한참을 호호 불어 댔는데,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웠다.


​식사 후, 우리는 백화점을 구경했다.


​후유가 말했다.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기념할 수 있는 선물을 갖고 싶어"


​우리는 백화점 안 진열장을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반지나 목걸이도 모두 매력적이었지만,

막상 내 몸에 착용한 모습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바로 그때, 하얀 작은 꽃 모양의 귀걸이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늠름한 기운을 자아내고 있었다.


​"이 하얀 작은 꽃은 동백꽃이랍니다.

꽃말은 '애타는 사랑'과 '어려움을 극복하다'예요."

점원이 설명해 주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후유를 바라보았다.

그녀 역시 마음이 통한 듯 미소 짓고 있었다.


​이토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침에 커튼을 걷으면 반짝이는 바다가 보였다.

이 경치만으로도 마음이 들떴다.


​새로운 환경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역할을 분담했다.


​나는 가사와 츠키를 돌보는 일을 맡았고, 후유는 계속 DD사에서 일했다.


​후유는 "이제부터 일보다는 앞으로 가족을 위한 시간을 더 많이 내고 싶어"라며,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형태로 바꾸었다.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츠키의 숙제를 봐주기도 하고,

서툰 솜씨로나마 자진해서 가사 일을 돕기도 했다.


​주방에서 들려오는 어설픈 칼질 소리,

츠키와 함께 국어 교과서를 낭독하는 소리.


​이 모든 것이 무척이나 소중해서, 그런 후유를 보고 있자면

내 기분도 한껏 좋아졌다.


​우리의 웃음이 늘어남에 따라,

츠키의 표정도 점점 부드러워졌다.


​우리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우리는 마침내 '평범한 일상'을 손에 넣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잊지 않았다.

목소리를 냄으로써 얻은 것과 잃은 것,

그 모든 것을 온전히 끌어안고 오늘에 이르렀음을.


​* * * *


​교회 문 앞에서 우리는 발걸음을 멈췄다.


​문가에는 어깨에 카메라를 멘 여름이 서 있었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축하해"


​그 웃는 얼굴을 보자 후유는 순간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후유 몰래 여름을 초대했기 때문이다.


​여름은 그동안 줄곧 우리 가족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래서 이 특별한 날에도 그녀의 렌즈를 통해 기념을 남기고 싶었다.


​교회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나무 향기가 났다.


​정면의 큰 창으로 쏟아져 들어온 햇살이

바닥에 부드럽게 깔려 있었다.


​목사님은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두 사람 몫의 베일을 내 손에 쥐여주었다.


​얇은 천 너머로 전해지는 무게감에 가슴 깊은 곳이 뜨거워졌다.


​나는 후유 앞에 서서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귓가에서 동백꽃 귀걸이가 가볍게 흔들렸다.


​나는 마치 깨지기 쉬운 물건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베일을 펼쳐 그녀에게 씌워주었다.


​이어서 후유가 나를 보았다.

무언가 말하려다 마는 듯한 표정으로,

그저 미소 지으며 내 머리 위에도 베일을 덮어주었다.


​우리는 마치 시간을 잊은 것처럼 서로의 얼굴을 응시했다.


​부케를 든 츠키가 우리 두 사람 사이로 비집고 들어올 때까지.


​"츠키, 지금 중요한 순간이잖아. 조금만 더 기다려줘."

후유는 조금 난처해하면서도 사랑스럽다는 듯 츠키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츠키는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 다 정말 예쁜걸."

그 순간, 나와 후유는 모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팽팽했던 공기가 봄날의 따스한 햇살에 녹아내린 것만 같았다.


​목사님이 서약을 읽기 시작했다.


​"병들 때나 건강할 때나……"


​나는 후유의 곁에 나란히 서서 이 말을 듣는 기쁨을 천천히 음미했다.


​서약이 끝난 후, 맹세의 키스를 나눌 시간이었다.


​나는 한 걸음 다가가 후유와의 거리를 좁혔다.


​후유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눈가에는 희미한 눈물이 맺혀 빛나고 있었다.


​손을 뻗어 그녀의 베일을 걷어 올리면서,

내 손끝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내 자신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천천히 다가가자 후유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대학교 1학년 여름, 처음 후유와 입을 맞췄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그녀에게 살짝 입을 맞추었다.


​후유의 체온이 내 입술로 전해졌다.


​그 열기는 마치 내 영혼까지 함께 녹여버리는 듯했다.


​겹쳐진 심장 소리는 이제 누구의 것인지 구분할 수조차 없었고,

우리는 그렇게 고요히 서로의 존재를 느꼈다.


​지나간 날들에 흘렸던 눈물,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느꼈던 불안감,

그 모든 것이 마치 지금 이 순간에 도달하기 위함이었다는

확신이 내 가슴을 가득 채웠다.


​이 순간이 곧 영원이었다.


​여름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예식의 끝을 알렸다.


​내가 한 걸음 물러서자 후유는 조금 수줍은 듯 웃었다.


​뒤를 돌아보니 츠키 역시 해맑게 웃고 있었다.


​나는 가슴 깊은 곳에서 부드러운 봄기운이 퍼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다시 대중 앞에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고,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침묵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나란히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이 사실 하나만은, 나는 결코 두 번 다시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예식이 끝나고 우리가 교회를 나섰을 때,

가루이자와의 하늘에는 눈부시게 맑고 새로운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봄은, 이미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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