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에 젖어 헤롱헤롱거리다가
이제서야 진정하고 스토브리그 리뷰 글을 써본다!!
나는 드라마를 볼 때 이입을 정말 잘 하는 편이라 주인공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주인공이 기쁘면 나도 엄청 기뻐하는 스타일임. 등장인물과 나를 동일시하는 성향이 좀 있는데
그래서인지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굉장히 외로웠음.
모두들 행복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데 드라마 속 세상에서 나오니까 너무 허전했고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드라마를 안보게 됐음ㅠ-ㅠ
해피엔딩은 좋지만, 드라마 속에서만 나오는 허구의 희망과 현실 사이의 간극 때문에 드라마라는 장르를 좀 멀리했어
아니면 정말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보거나.
그런 점에서 스토브리그는 현실적으로 희망찬 이야기라 너무 좋았어.
스토브리그에 나오는 선수와 프런트들은 유대감이 있지만, 기존 스포츠물과 다르게 맹목적인 유대감이 아니야
강두기와 백승수는 선수훈련 문제로 대립하기도 하고
30% 연봉 감축으로 선수와 프런트가 갈등을 맺기도 하고
여차여차 돌아가도 모든 선수들이 드림즈에 각기 다른 불만을 가지고 있겠지
비즈니스 관계이지만,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점점 유대감이 쌓여가는 서사가 나에게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왔어
뭔가 세월이 지나다보면 너무 뜨거운 유대감은 나에게 좀 부담으로 다가왔거든...ㅎㅎ
목적지향주의지만 나름 휴머니스트인 백승수
완전 휴머니스트이자, 절대선을 추구하는 이세영
그리고 나머지 인물들도 현실파와 이상파가 적절히 섞여
드라마를 이끌어가고 있어
이 점에서 스토브리그는 현실과 비현실을 굉장히 잘 조절한 드라마라고 생각해!
너무 현실을 반영하면 현타가 오고, 너무 클리셰면 뻔한 드라마로 남아버리는데
스토브리그는 이 현실과 비현실을 잘 섞은 드라마라서 여운도 남고 드라마로 하여금 삶의 원동력을 얻게 되더라고!
결국, 여운이 남는 드라마는 많지만,
그 여운이 현실에서 희망으로 전환되는 드라마는 극히 드물다고 생각해
스토브리그의 엔딩은 이상적이면서 현실적인 엔딩이야
모든 것을 이룰 순 없지만, 타협함으로서 '현실적인 희망'을 선택한거고
백승수라는 캐릭터는 드림즈를 위해 '희생'을 한 것이 아닌 '선택'을 한거라고 생각하니
드림즈와 백승수의 삶에서 희망을 얻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스토브리그는 팍팍한 삶에 단비같은 드라마였고
야구 드라마 이전에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라 너무 좋았다! 오래오래 스토브리그 하자구요~~
+) 횡설수설..ㅠㅠㅋㅋㅋㅋㅋ그래서 스토브리그2는 언제잉교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