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검열 흔적 남은 시 ‘그날이 오면’-‘상록수’…독립운동가 심훈 유품, 90년 만에 조국 품으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하며 시 ‘그날이 오면’과 소설 ‘상록수’ 등 항일 민족정신이 반영된 작품을 썼던 심훈 작가의 유품이 작가 사후 90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심훈 작가의 유가족으로부터 심훈의 친필 원고 등 문학 자료 46건, 59점을 기탁받아 오늘(11일) 공개했습니다.
기탁 자료에는 심훈의 대표적인 장편 소설 ‘상록수’, ‘직녀성’, ‘영원의 미소’ 친필 원고와 영화 각본 등 심훈의 주요 문학 자료는 물론 사진, 심훈 부고 전보 등 개인사적 자료도 포함돼 있습니다.
문학관은 특히 일제 검열로 인해 당시 책으로 간행되지 못했던 시 ‘그날이 오면’과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손기정 선수의 금메달 획득 소식을 듣고 썼다고 알려진 ‘오오, 조선의 남아여!’ 등도 있어 문학사적 가치는 물론 항일독립운동사적 자료로서도 매우 가치가 높다고 밝혔습니다.
조국이 독립되는 날, 종로의 종을 머리로 들이받아 두개골이 깨어져도 기뻐 죽을 것이라는 극적인 표현으로 유명한 시 ‘그날이 오면’ 원고에는 붉은 선과 붉은 도장 등 일제의 검열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임헌영 문학관 관장은“심훈의 ‘그날이 오면’은 구한말 매천 황현의 <절명시>와 쌍벽을 이루는 일제 치하 ‘제2의 절명시’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이는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는 일”이라며 광복절을 앞두고 귀환한 자료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공개된 자료는 미국에 살고 있는 심훈의 유가족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심훈 작가의 셋째 아들인 심재호 씨가 아버지의 문학 자료를 정리하고 평생 지켜온 자료를 기탁한 것입니다.
문학관은 2019년부터 유족과 심훈 문학 자료 수집을 7년에 걸쳐 협의했으며, 올해 6월 초 기탁약정서를 체결습니다.
심훈 유족들은 자료를 기탁하며 ‘가야 할 곳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문학관은 전했습니다.
심훈(본명 심대섭, 1901~1936)은 1919년 경성 제일고등보통학교 4학년 때에 3·1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옥고를 치른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문학인입니다.
문학관은 내년(2027년) 4월 문학관을 개관한 뒤 이번에 기탁받은 심훈 문학 자료를 일반에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2235322?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