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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살 은행나무에 제초제 주입…“환기미술관, 책임지고 복구해야”

무명의 더쿠 | 13:53 | 조회 수 2394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806605?sid=102

 

2026년 5월23일 서울 부암동 환기미술관 옆에서 주민들이, 환기미술관 측에 의해 제초제가 주입된 은행나무의 회복을 기원하고 환기미술관의 사과를 요구하는 행사를 열었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주민들은 5월22일 경찰과 함께 인근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환기미술관이 고용한 조경업체 직원들이 나무 앞에 쪼그려 앉아 드릴로 구멍을 뚫고 약제를 주입하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이후 경찰과 함께 환기미술관 관계자를 만나 지난달 나무 뿌리 인근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고 제초제를 주입한 사실을 인정받았다.

환기미술관 쪽은 앞서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나무 뿌리로 담벼락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수년 전부터 나무 뿌리가 담벼락 밑으로 파고들어 담벼락에 금이 가는 등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했고, 나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청 및 토지 소유주들과 접촉했으며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종로구청이 이 고목나무에 대한 안전진단을 한 결과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환경연합은 “미술관 쪽은 은행나무에 제초제를 주사한 이유를 아직까지 밝히지 않았으나, 과거 미술관이 ‘은행나무가 커져서 외벽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민원을 종로구청에 제기했다고 전해졌다”며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구청이 안전진단을 실시했으나 위험하지 않다고 평가돼 나무를 제거하지 않았던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번 사건에서 사유지 나무를 둘러싼 제도적 결함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은행나무가 있는 곳은 미술관과 주택 사이에 난 길로, 소유자가 40명 이상인 공유토지다. 서울환경연합은 “은행나무의 위급한 상태를 확인한 주민이 당장 조치를 취하기 위해 구청 녹지과에 문의했지만 ‘사유지 나무라 관여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현재 법제도는 도시 나무를 생명권의 주체가 아니라 사유재산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소유주가 불분명한 나무는 스스로 보호할 수 없고, 권리가 침해된다면 구제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나무 상태도 위중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환경연합은 한 나무의사의 진단을 인용해 “은행나무는 제초제에 제일 취약한 종이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마른다”며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고 증발을 최소화하며, 뿌리가 숨 쉴 수 있도록 나무 주변 아스팔트를 즉시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환기미술관과 종로구에 △제초제를 마신 은행나무를 살려낼 것 △환기미술관이 공식 사과하고 나무를 살리는 비용을 부담할 것 △이 나무를 종로구 보호수로 지정해 보존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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