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비 여전히 제자리
이번엔 자산효과 안 통해
고령화·연금 발목 [쩐널리즘]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가계 소비 회복은 여전히 더딘 모습이다. 주가와 소비가 함께 뛰어올랐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코스피 랠리와 소비 회복'의 고리가 약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6일 코스피가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과 반도체 실적 호조를 계기로 반등 국면에 들어섰음에도 내구재·준내구재·비내구재를 모두 합친 소매판매 증가 폭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주가 상승 후 5~6개월 시차를 두고 민간 소비가 되살아온다는 과거 패턴을 감안하면,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사이 소비 회복이 본격화됐어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인식이다. 하건형 연구원은 지난 2000년대 이후 증시와 소비가 함께 뛰었던 다섯 차례 강세장 가운데 '글로벌 경기 개선기(2016~2018년)'와 유사한 '완만한 회복' 국면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 자산효과 저조 '세 가지 요인'
소비 자산효과가 약해진 원인으로는 세 가지가 꼽혔다. 우선 고령화로 성장률과 가계 평균소비성향이 모두 낮아졌다. 평균소비성향은 2010년대 초 75%대에서 최근 70%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은퇴를 전후한 가구는 자산 가격이 올라가도 소비보다 저축·자산 보전에 더 무게를 두는 만큼 자산효과가 과거보다 약하게 나타난다.
한국에서 자산효과는 전통적으로 '주식보다 부동산'인데, 이번 사이클에선 서울 일부를 제외하면 전국 집값 회복이 미진해 주가 상승을 부동산이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단 것이다. 여기에 연금 계좌를 통한 주식 투자 확대와 수익 재투자 성향으로, 평가이익이 소비로 빠져나가기보다 계좌 안에 쌓이거나 다시 주식에 들어가는 흐름이 강해진 점도 소비 전환을 막는 요인이란 분석이다.
최근 백화점 매출 증가를 소비 전반의 회복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 연구원은 "백화점 소비 반등은 자산효과에 민감한 고소득층이나 원화 약세를 배경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 수요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백화점이 전체 소매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 수준에 불과한 만큼 전체 소비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실적 장세 지속…코스피 8000도 가능
'소비는 완만·증시는 실적·수출로 견인'되는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단 분석이다. 그럼에도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지는 여전히 크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 부총재의 금리 인상 시사에도 코스피가 당일 5% 넘게 급등한 것은 현재 증시가 금리 변화보다 기업 실적과 경기 펀더멘털에 의해 움직이는 전형적인 실적 장세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18배에 불과한 만큼,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PER 8배 적용 시 7729포인트, 9배 적용 시 8695포인트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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