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고구려의 ‘신라 속국화’의 특급 단서일까…경주 돌덩이에 새겨진 고구려 글씨체
5,429 25
2026.02.04 01:59
5,429 25
1600여년 전 신라 경주 월성에 주둔했던 고구려군 병사들의 기념비일까. 그로부터 200~300년 뒤 고구려 문자 영향을 받은 통일신라 사람들이 만든 비석일까.


고고역사학계가 월성에서 나온 비석 잔편의 정체를 놓고 술렁거리고 있다. 중국 만주 지안에 있는 고구려 광개토왕비가 배경에 있다. 신라 땅에서 고구려 사람이 이 비석의 ‘신라판’을 만들었는지를 둘러싼 민감한 논란이 불거질 참이다.




2020년 12월11일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의 장기명 학예사는 6년간 벌인 월성 해자 1~3호 발굴 작업을 마무리하다 놀라운 유물 하나를 발견했다. 해자 진입로 도로 유적 동쪽의 배수로 안 콘크리트 구조물을 들어내고 흙을 퍼내다가 4행에 걸쳐 12개의 예서체 한자를 새긴 손바닥만 한 크기의 깨진 석비 조각(비편)을 찾아낸 것이다. 이 비편은 가장 넓은 곳 기준으로 가로 16.47㎝, 세로 16.58㎝, 두께 13.67㎝에 무게는 약 2.7㎏에 불과했다. 누가 봐도 장중하고 정교한 비석의 일부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새겨진 글자가 5세기 고구려 광개토왕비의 예서체를 빼닮은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판독된 글자를 살펴보면 확실한 것은 貢(공), 白(백), 渡(도), 不(불), 天(천) 등 다섯 글자였는데, 모두 광개토왕비에 등장하는 엄정한 예서체의 한자로 추정된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예서체는 신라 비문이나 문자 자료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글씨체이며, 광개토왕비 등 고구려 금석문에 주로 사용된 서체다.



 지난해 6월24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두 비석 조각을 잇대어 붙여놓고 3디(D) 입체 스캔 기기로 투사해 살펴보니 아귀가 딱 맞고 각각 새긴 글자들도 서로 연결되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박물관이 소장해온 비석 조각은 글자를 새긴 명문 뒷면의 먹글씨 기록을 통해 신라유산 연구 선각자였던 향토 사학자 최남주(1905~1980)가 1937년 월성 서쪽에서 찾아 수습한 유물로 확인된다. 



고구려 석비로 공인될 경우 광개토왕비에만 나오는 5세기 고구려의 신라 남정 기록을 확실한 사실로 입증하는 구체적 실물 자료가 처음 신라 왕성 유적에서 확인된다는 획기적 의미가 있다. 고구려의 남정은 400년께 백제·가야·왜 연합군에 포위당한 신라의 구원 요청을 받고 광개토왕이 5만 대군을 보내 임나가라의 종발성(오늘날 김해·부산)까지 파죽지세로 치고 내려오면서 가야·왜의 군대를 격퇴하고 신라를 수십년간 속국으로 삼았다는 것이 골자다. 관련 내용은 ‘삼국사기’ 등 문헌 사서에는 나오지 않고 광개토왕비의 비문에만 나온다.



더욱이 비편들의 세부를 보면, 광개토왕비에 자주 나오는 不(부), 渡(도), 貢(공) 등의 글자들이 광개토왕비 특유의 고구려풍 예서체를 쏙 빼어닮은 형태로 새겨졌다. 이런 맥락에서 신라에 진출한 고구려인의 기념비일 가능성에 좀더 큰 비중이 쏠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구려군이 경주를 사실상 점거·주둔하면서 신라를 속국화한 당대의 정황을 짚는 단서가 될 것이란 추론도 할 수 있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243014.html#ace04ou

목록 스크랩 (0)
댓글 2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샘🩶] 촉촉 컨실러 유목민들 정착지는 여기 → ✨ 커버 퍼펙션 트리플 팟 컨실러 글로우✨ 사전 체험 이벤트 483 02.13 17,65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700,91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598,49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711,54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903,58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2,94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91,72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11,02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7 20.05.17 8,620,54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00,78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71,990
모든 공지 확인하기()
408262 기사/뉴스 '레이디 두아' 스릴러 만난 신혜선, 물 만난 고기 [여의도스트리밍] 13:30 2
408261 기사/뉴스 74세 윤미라, 조식 먹다 연회비 200만 원 5성급 호텔 멤버십 가입 “비싸진 않네” 15 13:18 2,256
408260 기사/뉴스 탐 크루즈vs브래드피트 격투 영상에 '우린 끝났다' 8 13:10 745
408259 기사/뉴스 '냉부' 최현석 VS 손종원, 김풍 '파괴다이닝' 재해석한 매치 성사 8 12:59 1,378
408258 기사/뉴스 유리조각으로 주점 업주 목 찌른 20대 여성…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20 12:40 1,708
408257 기사/뉴스 캐나다 공영방송, 동계올림픽 중계서 한국을 중국으로 소개 19 12:26 1,614
408256 기사/뉴스 다비치 이해리, 강민경과 41번째 생일파티 “지긋지긋한♥” 애정 폭발 4 12:26 1,354
408255 기사/뉴스 [단독] '연쇄 사망' 여성, "배달 맛집 가자"며 유인 340 12:23 26,575
408254 기사/뉴스 젠틀몬스터 통째로 베끼더니...법원, 블루엘리펀트 대표 구속 12 12:21 1,453
408253 기사/뉴스 [KBO] 나승엽·고승민·김동혁·김세민, 경찰 고발...‘상습도박’ 혐의 수사 시 사태 걷잡을 수 없다 18 12:12 1,849
408252 기사/뉴스 영화 휴민트 실제 모델 북한식당 탈출 인터뷰 28 12:05 4,630
408251 기사/뉴스 '임영웅 노래 열창' 다니엘X타쿠야, '불후의 명곡' 우승 7 11:44 1,311
408250 기사/뉴스 갤러리아의 실험? ‘명품 슈즈’ 비우고 '무신사·아더에러' 채운다 5 11:37 1,025
408249 기사/뉴스 '25년의 음악 인생 노래’ 성시경 설 연휴 안방극장 장악 ‘최고 5.2%’ 16 11:22 839
408248 기사/뉴스 엑소 디오 ‘동그라미’[포토엔HD] 5 11:16 1,097
408247 기사/뉴스 "14세부터 100번 성형" 35세女 고백…병적 집착에 中 결단 7 11:04 3,625
408246 기사/뉴스 타블로 "지인들 대놓고 티켓 요구, 무례한 미친 짓…블랙리스트도 있어" 9 11:03 2,562
408245 기사/뉴스 67세 마돈나, 38세 연하 운동선수 남친과 침대 위 인증샷 202 11:00 33,888
408244 기사/뉴스 세뱃돈 3년간 금에 투자한 10살 소녀…수익률이 ‘화들짝’ 7 10:57 2,973
408243 기사/뉴스 女 쇼트트랙 1위로 3000m 계주 결승행…8년 만에 금메달 탈환 노린다 8 10:53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