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575492?sid=101
[서울경제]
지난해 11월 일본 지바현 ‘라라아레나도쿄베이’에서 한국의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팬 콘서트가 열렸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베이비몬스터의 팬들이 1만여 석 규모의 아레나를 가득 채웠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는 대형 K팝 공연 소식을 찾기 어려웠다. 팬덤의 크기나 수요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공연을 할 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K팝 공연은 글로벌 투어 콘텐츠로 성장했지만 체육관과 월드컵경기장에 의존하는 한국 공연 인프라의 현주소다. 대형 콘서트를 소화할 수 있는 전용 공연장은 제한적이고 주말 공연이나 연속 공연을 편성하기도 어렵다.
반면 일본은 기존 대형 공연장에다 신설 아레나까지 더해져 투어 일정 잡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은 도쿄·나고야·고베·가가와 등 주요 지역에 1만~1만 7000석 규모의 아레나를 잇따라 새로 오픈했다. 공연장이 늘어나니 대형 공연 투어도 따라온다. K팝 그룹들이 한국이 아닌 일본을 주요 투어 거점으로 활용하는 배경이다.
지난해 약 1850만 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은 반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4000만 명에 근접한 것으로 추산된다. 관광 업계에서는 이 격차의 배경 중 하나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콘텐츠와 인프라를 꼽는다. 특히 대규모 K팝 콘서트의 경우 해외 관람객 비중이 상당한데, 공연이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열리면서 항공과 숙박, 식음료, 쇼핑 등으로 이어지는 소비가 일본에서 발생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K팝 공연장 부족 해소를 위해 120억 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한 다목적 체육시설을 활용해 ‘임시 공연장’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새 공연장을 짓기 전까지 당장 활용 가능한 무대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같은 단기 처방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단순히 음향과 조명을 보강한다고 대형 투어급 공연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력 용량과 하역 공간, 무대 동선, 안전관리, 관객·교통·소음 민원 대응까지 복합적인 운영 노하우가 필요하다. ‘임시 공연장’의 관람 시야와 음향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치면 수요가 있어도 반복 개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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