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 경제 유튜브 채널을 믿고 투자에 나섰던 사람들이 텔레그램 불법 리딩방으로 연결되는 투자 사기에 속아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제 존재하는 투자일임사까지 사칭돼 금융사에도 피해가 번지고 있는데요.
김다솔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경제 상황을 설명해주며 투자 팁을 전해주는 28만 구독자의 유튜브 채널입니다.
하지만, 이 채널은 핵심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유료 구독을 독려하고 텔레그램 리딩방 가입을 유도했습니다.
한 피해자는 미국 ETF로 최소 110% 수익이 가능하다는 말에 속아 실제 계약까지 했습니다.
이때 사용된 계약서에는 실존 투자일임사 '세이지스투자일임'이 함께 운용한다며 대표 이름과 사업자등록번호, 실제 사무실 주소가 기재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기관·전문투자자만 상대하는 소규모 투자일임사로,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영업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즉, 실제 금융사를 사칭한 정교한 투자 사기였습니다.
사기 조직은 세이지스투자일임 명의를 도용한 가짜 사이트까지 만들어 투자자들을 속였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취재 결과, 이 채널을 통해 확인된 개별 피해만 수억원대에 달했습니다.
분노한 투자자들이 계약서에 적힌 '진짜 주소'를 찾아오면서 정작 사건과 무관한 실제 금융사는 항의 전화와 소송 위협까지 받는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 안종성 / 세이지스투자일임 대표: 유튜버하고 텔레그램 조직들하고 저하고 한통속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막 노크 소리가 들려서 뭐지 하고 문을 열어보면 피해자분들 떼를 지어서 오시면 사실 좀 겁나거든요...]
하지만 수사는 쉽지 않습니다.
사기 조직이 해외에서 활동하고, 연락 수단 대부분이 텔레그램이기 때문입니다.
[경찰 관계자: 말씀하신 내용만으로는 추적할 수 있는 단서는 좀 어려워요. 만약에 카톡이면 모르겠는데, 카톡도 쉽지 않아요. 쉽지 않지만 텔레그램은 불가능해요. ]
결국, 피해가 발생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사전 예방이 사실상 유일한 방어막입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문·일임 계약을 할 때 반드시 정식 등록 업체인지 재차 확인하고, 입금 계좌 명의가 '회사 이름'과 동일한지 따져볼 것을 강조합니다.
올해만 이런 리딩방 투자 사기가 6000여건 발생해 피해액은 5700억원에 달합니다.
정부가 내세운 '코스피 5000 시대'는 더 많은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전제인 만큼, 투자자가 안심하고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선행 과제라는 지적입니다.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5122916395723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