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교사협회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이 단체 홍보본부 관계자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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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비하' 논란에 휩싸인 'AI(인공지능) 하이러닝' 영상을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하청받아 만든 한 신생 교원단체가 내부 게시판에 "출연진 6명, 능청스러운 연기 총 85만원"이라고 적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출연진은 모두 경기지역 교사들이었다. 현직 교사들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돈을 받고 해당 '교사 저격' 영상을 만든 사실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어서 "부적절하다"란 지적이 나온다.
18일, <오마이뉴스>는 지난 4월 발족한 (사)대한교사협회 내부 커뮤니티에 게시된 것으로 보이는 '경기도교육청 하이러닝 고도화 AI 서논술평가 홍보 광고 영상 참여자 모집'이란 글을 살펴봤다. 이 글은 지난 10월 12일 영상 촬영 전에 올라온 것이다.
대한교사협회는 올해 4월 19일에 출범한 정회원 450여 명 규모의 소규모 신생 교원단체다. 이 단체 출범식에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이 단체 송아무개 회장과 이번에 문제가 된 '교사 비하' 영상 출연진 가운데 주인공 2명은 지난 8월 1일 경기도교육청이 임명한 경기도교육청 홍보대사이기도 했다.
게시 글을 보면 대한교사협회 홍보본부 관계자는 해당 영상에 출연할 '경기지역 교사'를 모집하면서 "2분 내외 광고영상 5개 분량을 10월 12일 촬영할 예정"이라면서 "출연진은 최대 6명, 능청스러운 연기, 총 85만원 비율 분배"라고 적어놓았다.
이어 이 관계자는 "출연은 경기도교육청 소속 선생님만 가능하다"라면서 참여 신청 주소를 적어놓았다. 이 주소에 들어가 봤더니, "경기도교육청 하이러닝, AI 서논술평가 홍보영상 제작 참여 신청"이라고 적혀 있었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해 보니, 이 '교사 비하' 영상은 지난 9월 9일, 경기도교육청이 대한교사협회에 하청 과업을 줘서 만든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교사협회는 지난 10월 2일에 5편의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같은 달 12일에 스튜디오 촬영을 마쳤다.
"교원단체가 만든 것이라니...같은 교사로서 부끄럽다"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유튜브에 올렸다가 지난 16일 긴급 삭제한 'AI 하이러닝' 관련 동영상.
ⓒ 경기도교육청
'교사 비하' 영상 관련 제작 사업에 밝은 한 교사는 <오마이뉴스>에 "해당 동영상은 결국 경기도교육청이 자신들의 유튜브에 올린 것이니 최종 책임자는 경기도교육청"이라면서도 "하지만, 교육청 하청을 받은 교원단체가 실무 제작한 내용이 이 정도라니 같은 교사로서 놀랐고 부끄럽다. 이 단체 또한 책임에서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경기교사노조,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좋은교사운동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대한교사협회와 경기도교육청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서도 짚지 않을 수 없다. 이 협회는 회원 모집 공문을 경기 전체(학교)에 보내고, 임태희 교육감이 (출범식에) 직접 가서 축사를 했다"라면서 "경기도교육청과 이 교원단체가 어떤 관계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논란이 커지자, 자신들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던 회원명단을 지웠다.
<오마이뉴스>는 대한교사협회 회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 전자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경기도교육청 디지털교육정책과에도 전화를 걸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95441?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