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인 경북 울진·영양의 왕피천이 윤석열 정부의 무분별한 ‘세금 감면·예산 삭감’ 정책에 따른 관리자 부재로 물놀이 지역으로 전락했다.
14일 녹색연합은 보도자료를 내 “국내 최대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왕피천이 환경부의 직무유기로 관리 사각지대가 됐다. 무분별한 행락객 유입으로 생태계 훼손과 안전사고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이 5차례 주말 방문을 통해 확인한 사실을 보면, 지난해 여름부터 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지역의 ‘주민감시원’이 사라진 사실이 알려졌고,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인증 사진이 올라오면서 주말마다 방문객이 급증했다. 물놀이는 물론이고, 야영과 낚시 등 불법 행위를 하는 방문객까지 생겨났다. 지난 12일 녹색연합이 현장에 갔을 때도 왕피천 생태경관보전지역인 경북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상천지구에 관광버스를 타고 온 30여명의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이에 따라 야영이나 취사, 낚시, 채취 등 생태·경관의 훼손 우려는 물론이고 방문객들의 안전사고 위험도 커졌다. 왕피천은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협곡으로 이뤄진 자연 하천이어서 곳곳에 깊이 10~30m 웅덩이가 있고, 급류가 흐른다. 물에 빠지거나 미끄러져 사고를 당할 위험이 크다.
왕피천 계곡에 이렇게 관광객들이 몰려든 이유는 지난해부터 주민감시원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감세와 예산 삭감 정책 때문에 2023년까지 27억원이었던 ‘생태경관보전지역 주민감시원’ 예산이 지난해 전액 삭감됐다. ‘선심성’ 주민 일자리 사업으로 분류된 것이다. 따라서 전국 167명, 왕피천 92명이었던 주민감시원의 고용이 모두 중단됐다. 8개인 왕피천 주민감시원 초소는 현재 텅 비어있다.


왕피천은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넓이가 여의도 면적의 23배인 102.84㎢로 북한산 국립공원(79.9㎢)보다 크고 전국에 33곳 있는 생태경관보전지역 넓이의 36%에 이를 정도다. 왕피천 일대에는 산양과 수달, 하늘다람쥐, 담비, 삵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살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어와 은어가 함께 회귀한다. 원시성 금강소나무와 한국 특산종인 꼬리진달래의 서식지다. 가장 청정한 국내의 하천 중 하나다.
2023년까지는 주민감시원들이 출입을 통제했고, 주민감시원의 안내에 따라 생태 탐방만 제한적으로 허용돼 왔다. 생태경관보전지역은 ‘자연 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는 지역’을 말한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2023년까지는 이곳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감시원으로 일해서 사실상 24시간 보호 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주민 감시원이 사라지면서 생태경관보전지역이 물놀이장으로 전락했다. 주민감시원을 되살리고, 생태경관보전지역의 보호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v.daum.net/v/20250814120615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