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예술과 문학을 너무나 사랑했지만 실력은 따라주지 않았던걸로 유명했던 황제
5,454 33
2025.07.11 15:32
5,454 33

WIZZvB

나는야 건륭제, 예술을 애호하는 황제지. 내가 금지하고 있는 한족 옷을 입고 시상을 떠올리니 정말 즐겁구나

 

 

청나라 때 한족들은 나라 없는 민족으로 전락했는데 문자의 옥, 변발 강요, 만주족 복식 강요를 당했다.

하지만 건륭제는 한족 옷을 입고 시를 짓는 걸 좋아했다. 

 

 

 

PNLvRG

하루는 건륭제가 신하들과 함께 외출을 했다.

눈이 내리는 풍경이었고 피어있을 꽃이라곤 매화 정도만 존재할 겨울이었다

 

 

 

 

QEsgDe

 

갑자기 건륭제는 영감을 받았다.

 

건륭제: (오오, 풍경이 근사하군. 이걸 소재로 한번 시를 써봐야겠구나!)

 

"한송이 한송이 또 한송이" 

 

눈이 내린다는 걸 꽃에 비유한 말이었다.

 

 

 

 

주변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신하들은

 

"대단한 문장입니다!!"

 

"역시 황상께선 비범하셔서 한마디를 하시면 천하가 깜짝 놀랄 수준입니다!"

 

 

 

QEsgDe

 

 

아부를 듣고 으쓱해진 건륭제는 계속해서 시를 지어나갔다.

 

 

"삼편사편오륙편(三片四片五六片, 세송이 네송이 대여섯송이)" 

 

"칠편팔편구십편(七片八片九十片, 일곱송이 여덟송이 아홉열송이)"

 

 

 

fVtbLp

 

신하들은 당황했다.

"이게 시라고 할 수 있나..?" 

 

일단 혀는 아부를 위해 현란히 움직였지만

점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들었다.


설마 뒤이어지는 구절이

 

"백편천편만만편(百片千片萬萬片, 백송이 천송이 만만송이)"는 아니겠지?
 

 

 

 

QEsgDe

 

 

건륭제도 작시를 멈췄다. 이젠 자신도 다음 구절이 생각나지 않은 것이다.


건륭제: "하 이젠 시상이 더 생각 안 나는데 어떻게 마무리 짓지?"

 

 

 

한참 동안 정적 상태였던 건륭제 일행.

싸해진 분위기가 모두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방금전까지 시가 천하를 어쩌구 하며 칭송했는데 시가 완성이 안되니

신하들 입장에선 황제가 노여워해서 피해 볼 상황이고

건륭제 입장에서도 쪽팔린데 도망갈 방법이 없는 배수진이었다.

 

 

 

단체로 어쩔 줄 모르던 그때, 한 명이 정적을 깨고 나와 무릎 꿇고 황제에게 말했다.

 

 

xgbziw

 


심덕잠: 바라옵건데 신이 개꼬리로 담비를 잇도록(狗尾續貂) 해주십시오!

 

 

쪽팔린 상황에서 도망갈 기회가 생긴 건륭제는 기뻐하며 허락했다.

 

 

 

QOoTHB

 

그렇게 심덕잠은 마지막 구절을 지어 시를 완성했다.

 

 "비입매화도불견(飛入梅花都不見, 매화꽃으로 날아 들어가니 모두 보이지 않네)" 

 

 

매화는 겨울에도 피어나는 상징적인 꽃이며

매화에 눈송이들이 날아 들어가 안 보인다는 낭만적인 내용으로 변모했다.

이 문장 하나로 앞선 무의미한 나열들이 마지막 한 문장을 위한 것이 된 것이다!

 

 

 

gXCMt

 

심덕잠은 겸손하게 담비 몸에 개꼬리를 붙였다고 말했지만, 이 정도면 지렁이 몸통에 용 꼬리를 붙인 격이다.

 

신하들은 그의 마무리에 기뻐했고 (살려줘서 고마워 ㅠㅠ)

건륭제도 기뻐하며 심덕잠에게 큰 상을 내렸다.

 

심덕잠은 건륭제가 시를 짓는 중 막혀서 곤경에 처할 때마다 그를 도와 시를 함께 완성하곤 했다.

 

 

 

ryTdqf

 

그러나 건륭제는 나중에 심덕잠이 자길 도운 사실을 책에 기록하자

표면적으론 다른 사유를 내세워서 그를 부관참시하고 가문은 멸문시켰다.

 

(건륭제: 쪽팔리게 그걸 왜 말하냐고!!)

 

 

아무튼 건륭제가 쓴 시는 정말 많았다. (덤으로 망쳐 놓은 그림들도 많았다)

 

그런데 황제인 그의 시를 감히 안 좋게 비평할 사람이 있었을까?

다 아부할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칭찬을 들으며 만족하다가 노년 시기에는 자신의 예술 활동을 이렇게 자평했다.

 

 

 

Yzlgqu

 

“내 나이 이제 90세를 바라보게 되었구나. 지금까지 창작한 시들을 모두 모으면 당나라 시인들이 지은 시와 거의 같을 것이다. 이는 어찌 문예의 숲을 이루고 아름다운 시어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신이 썼던 시들을 이백이나 두보와 같은 거장들이 활약하던 당나라 시인들에 견주며 자화자찬한 것이다.

 

 

 

오늘날까지 건륭제가 썼다고 전해지는 시는 총 4만 3천개에 달한다고함

하루에 하나씩 쓴다고 가정해도 117년임.....

 

실력이 없어서그렇지 진짜 좋아하긴 했던거같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3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니베아X더쿠💙 니베아 선 프로텍트 앤 라이트 필 선세럼 체험단 30인 모집 144 00:05 4,21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42,71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362,36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16,48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656,13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11,73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65,65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0 20.09.29 7,468,95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9 20.05.17 8,680,60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0 20.04.30 8,571,46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21,45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59445 이슈 귀신들도 다 자업자득이다 사람을 작작 괴롭혔어야지 14:36 118
3059444 이슈 뮤지컬 <겨울왕국> 올라프 역으로 발탁된 이창호 1 14:36 112
3059443 이슈 오정세 제발회에서 내향인의 광기 끝판왕 같은 느낌 2 14:35 88
3059442 이슈 핫게의 이승철 우승자베네핏에 관한 제작발표회 발언 14:35 44
3059441 기사/뉴스 "주식으로 번 만큼 세금 내야"…'7천피 시대' 금투세 논의 재시동? 2 14:35 112
3059440 기사/뉴스 '나는 솔로' 출연자, 성폭행 혐의 2심도 징역형 집행유예 14:35 119
3059439 이슈 ‘윰세3’ 김재원 “친누나 최애캐 순록, 내가 캐스팅 되니 ‘네가 뭔데’” 11 14:34 302
3059438 이슈 260507 Lee Jeans Korea IG reel 【Lee ’26 SUMMER with 재민】
𝗟𝗲𝗲 𝗦𝘂𝗺𝗺𝗲𝗿 𝗣𝗹𝗮𝘆𝗹𝗶𝘀𝘁 14:34 26
3059437 이슈 에스파 선공개곡 'WDA' KBS 뮤직비디오 심의결과로 밝혀진 피처링 가수... 5 14:34 219
3059436 기사/뉴스 [단독] '모텔 출산' 영아 사망…"임신한 줄 몰랐다" 20대 여성 수사 14:34 130
3059435 이슈 (후방주의) 일본 길거리에는 부적절한 광고판이 너무 많다... 5 14:33 506
3059434 이슈 울산뮤직페스티벌에 출연한다는 포레스텔라 14:33 94
3059433 기사/뉴스 ‘유미의 세포들 3’ 이상엽 감독 “김고은, 5년 사이 대배우로 성장... 큰 행운” 2 14:32 340
3059432 이슈 어제 뜬 다큐에서 잘생겼다고 반응 좋은 엔믹스 지우 14:31 171
3059431 유머 트위터 난리난 서인영 오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twt 4 14:31 1,019
3059430 기사/뉴스 학부모 한 놈 때문에 난리난 초등학교 현장.jpg (분노주의) 16 14:31 1,297
3059429 기사/뉴스 엔하이픈, 공식 캐릭터 ‘엔친’ 출시…말랑말랑한 ‘엔진의 친구’ 3 14:30 259
3059428 기사/뉴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 휴게소 수익 셀프 배당에 탈세까지 14:30 150
3059427 기사/뉴스 "딸 같은 며느리" 기대했지만…선 넘은 모습에 시어머니 '속앓이' 28 14:29 1,048
3059426 기사/뉴스 우버·디즈니 실적서 확인된 美 소비 회복력…"여가 지출 지속" 14:29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