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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정희원 교수 “저속노화 ‘사회 실험’ 위해 진료실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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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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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노화좌’ 정희원 교수가 6월30일 서울아산병원을 떠난다. 6월1일 〈시사IN〉 편집국에서 진행된 두 시간여 인터뷰에서 그가 밝힌 ‘야심’은 익숙한 셀럽의 길과 사뭇 다르다. 그는 좁은 진료실에서 나와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사람들이 더 건강해지는 ‘사회 실험’을 해보겠노라고 말했다. 목표는 “나라가 망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병원을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부터 물어야할 것 같다.

주요 상급종합병원 임상 교수였으니 꽤 좋은 직장이었다. 딱 하나의 이유를 꼽기는 어렵다. 티핑 포인트를 넘으려면 여러 가지 모래가 쌓여서 붕괴가 된다고 생각한다.

저의 정체성은 ‘의사 과학자’이다. MD-PhD라고 부르는데, 국내에 이 프로그램이 도입된 지는 상당히 오래되었으나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환자 진료를 100% 다 채우는 것이 먼저이고 연구는 나머지 시간을 할애하는 부차적인 일로 취급된다. 그런 상황이 줄곧 적성이나 정체성과 맞지 않았다.

진료에서도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노인의학과 저속노화를 알리고자 대중적인 활동을 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노년내과에 오실 필요가 전혀 없는 분들이 진료실을 꽉 채우게 된 것이다. TV에 한번 나가면 이튿날 1년 치 예약이 싹 마감된다. 표준적인 시스템이라면 일차의료가 수문장 역할을 하며 대학병원 노년내과에 꼭 와야 할 분들을 보내줄 수 있는데, 한국 의료에는 그런 기능이 전혀 없다.

올해 3~4월 휴직했던 일이 뉴스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한 뒤 전문의들이 당직을 서게 되었다. 매주 60~70시간씩 근무를 했는데, 10월쯤부터는 여러 사정이 겹쳐서 원래 있었던 노년내과 교수 4명 중 나 혼자 당직을 섰다. 그렇게 1년을 보내면서 속칭 ‘저속노화좌’라 불리는 저 역시도 ‘가속노화’의 악순환에 빠져들었다. 스트레스, 수면, 식사가 연쇄적으로 악화되었다. 그러던 중 머릿속에서 폭탄이 쾅 터졌다. 일을 멈추지 않으면 죽겠다 싶었다.

앞으로 노화 연구를 더 하고 싶은 건가?

세포 수준에서 노화를 연구하는 분자생물학 공부도 했지만, 줄곧 관심을 가지고 오래 연구했던 주제는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시킬 수 있는가’였다. 2014년 선배 의사 한 명과 강원 평창군에서 운동, 영양, 정신 건강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일명 ‘평창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주로 집에만 머물던 독거 어르신을 밖으로 나오게 해 주 2회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더니 10년 이상의 신체 기능 향상이 관찰되었다. 어떻게 하면 인구 집단의 건강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미 많은 지식이 쌓여 있다. 가이드라인도 나와 있다. 일본은 20년 전부터 도입했고, 싱가포르는 40년 전부터 ‘빅픽처’를 그려 따라가고 있다.

왜 그런 ‘사회 실험’이 필요한 건가?

나라가 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2017년 즈음 계산을 해보니 2025년 정도에는 먹기, 대소변 가리기 같은 일상생활과 집안일 등이 어려워져 돌봄이 필요한 연구가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였다. 실제 2023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자 수가 124만명까지 증가했다. 현재도 어르신들에 대한 돌봄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앞으로가 더 큰일이다. 이대로 가면 그 부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한국은행은 2040년대에 들어서면 돌봄 요구와 돌봄 공급의 격차가 극심할 것으로 예측한다(2024년 3월 발행된 한국은행 이슈노트는 2042년 돌봄 서비스직 부족 규모가 61만~155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뭘 할 계획인가? 정치에 입문하거나 정부에서 한 자리를 맡을 거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정치는 안 할 생각이다. 지금의 정당 구조에서는 정치를 하는 순간 국민의 절반을 반대편으로 돌리게 된다. 현재까지 확정된 계획은 라디오 DJ이다. 한 지상파 방송사에서 평일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씩 라디오를 진행한다. ‘저속노화’ ‘자기 돌봄’ ‘돌봄 예방’을 위해 먹고, 운동하고, 생활하는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정보를 전할 예정이다.

6월 나오는 새 책의 제목이 〈저속노화 마인드셋〉이다.

우선은 저속노화에 대해 그간 쌓여온 오해를 해소하고 싶었다. 또 ‘가속노화를 권하는 사회’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도 하고 싶었다.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질주하는 사회의 속도를 늦추고, 휴식을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어야 한다. 저속노화와 자기 돌봄, 사회의 방향성에 대해 ‘풀 버전’으로 이해를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종합판 격인 책을 내게 됐다.

다른 계획도 있나?

그 다음으로는, 누군가에겐 ‘쇼닥터’라고 비난받을 수 있는 일을 할 건데, 공공의 여러 관청뿐만 아니라 민간의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인들이 노출돼 있는 모든 종류의 먹거리에 대해 ‘운동장의 기울기’를 바꾸고 싶다. 동참하려는 기업에게는 적은 비용으로 자문도 하고, 제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통해서 지원사격을 할 거다. 일종의 연합군 부대처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08/0000036772?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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