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유는 ‘Never Ending Story’에서 자신의 강력한 무기인 가창력을 ‘낮춘’ 대신 원곡에 대한 깊은 존경과 흠모를 담는데 주안점을 뒀다. 물론 그리 몸을 낮췄음에도 이 곡에서 아이유의 발성과 가창력은 탁월하다. 더 강렬한 임팩트를 줄 수 있었음에도 30대로 와 처음 선보이는 ‘꽃갈피’ 시리즈에선 자신이 원하는 애티튜드에 더 충실하려 한 것이다.
‘꽃갈피 셋’에서 소리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는 게 보컬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보컬트레이너 장효진은 ‘네버엔딩 스토리’를 예로 들며 “아이유의 소리가 다시 좋아진 걸 알 수 있다”고 평했다. 장효진 보컬트레이너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유는 ‘더 골든아워’ 콘서트 때부터 2년 정도 헤드보이스 위주로 소리를 쓰다 보니 소리의 안정성이 떨어진 느낌이었습니다. 노래하는 것도 라이브도. 하지만 이번 ‘네버 엔딩 스토리’ 리메이크의 경우 소리에서 로우가 채워진 것 같아요. 그만큼 소리의 안정성이 좋아졌다는 겁니다. 아이유 같은 가창력의 끝판왕 같은 가수가 더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데 중점을 뒀다는 게 주목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과 오한승 보컬 주임교수는 “30대에 접어든 아이유인 만큼 더 원숙해졌다”며 “한국 가요 명곡들의 아카이브에서 마치 도서관에서 책을 골라내듯 선곡해 가창·프로듀싱한 이번 곡들도 너무나 다채롭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한승 교수는 “이 음반에서 모든 곡이 다 편안하게 들리는 이유는 노래를 마치 지인들과 노래방에 가서 부른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인데 ‘네버 엔딩 스토리’에서 매우 두드러진다”고 평했다.
오한승 동아방송예대 교수는 ‘네버 엔딩 스토리’에 대해 “보컬 사운드도 드라이하지 않게 작은 ‘홀 리버브’ 정도를 주고 노래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세부 편집을 최소화해 믹싱한 것으로 들린다”며 “이런 리버브는 80년대에 유재하의 음반에서 느꼈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그리고 모든 곡에서 기존의 꽃갈피 EP보다 더 겸손하게, 그리고 곡들을 더 존중하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가창력과 표현력으로 곡들을 새롭게 만들려고 하는 의도가 과하지 않고 그냥 ‘자신에게 받아들여지는 대로 부른’ 느낌”이라고 평했다. 그리곤 “‘미인’을 중저음으로만 부른 것이라던가, ‘네버엔딩스토리’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벨팅을 과하게 사용하지 않고 가성으로 절제한 부분도 돋보인다.
‘Last Scene’은 조원선 원곡의 목소리와 이란성 쌍둥이 같은 느낌으로 불렀는데 아이유 특유의 쓸쓸한 정서가 호흡과 잘 섞여 표현됐다”고 했다. 오한승 교수는 “아이유의 30대는 이제 본격적으로 꽃피우기 시작했고 이번 리메이크 음반은 너무나도 담백하고 자연스럽다. 네 번째 꽃갈피에선 더 많이 중저음으로 노래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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