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뉴스타파의 보도에 의하면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의 이름이 적힌 '상납 장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부에 적힌 상납 총액은 약 15억원 가량으로 알려졌으며, 장부에 적힌대로 뇌물이 전달됐는지 여부는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박근혜 정권 시절 '창조경제 1호'로 선정된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는 투자자 김 씨로부터 사업 명목으로 25억 원에 달하는 금품을 제공 받았다.
장부에는 룸살롱 접대와 현금 및 상품권, 황금두꺼비, 황금소나무, 한우 세트, 명품 시계 등 고가의 선물도 포함됐다.

김성진 대표는 투자받은 돈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고, 이를 알아챈 투자자 김 씨는 2017년 김 대표를 사기 혐의 등으로 대전지방검찰청에 고소한다.
뉴스타파는 검찰 수사기록을 확보했고 김 씨가 자신의 계좌 내역과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작성한 '지출내역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투자자 김 씨가 자신이 제공한 접대와 금품 목록을 일자별로 정리한 '상납 장부'였지만, 당시 검찰의 수사 초점은 김 씨가 아닌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에게 맞춰져 '상납 장부'는 별도로 수사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납 장부'에서 이준석 후보에 대한 내용 2건 확인되는데, 첫째 2013.8.15(금) 숙소 및 접대 요청(새누리당 이준석 의원), 유성 리베라호텔(성 접대) 130만 원, 둘째 2013.8.22(목) 선물요청(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이준석 대표용), 화장품 SET 450EA(개) 900만 원 이란 내용이다.

뉴스타파는 접대 날짜인 2013년 8월 15일, 이준석 후보는 실제로 대전에 내려가서 김성진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씨는 사흘 뒤에도 김성진 대표의 요청으로 서울 청담동 돔 가라오케에서 다른 사람들을 '성 접대' 했다고 적었는데, 장부에 따르면 이 같은 접대가 수시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검찰은 김 씨의 '상납 장부'를 확보하고도 수사에 나서지 않았을까? 뉴스타파는 당시 수사 검사에게 그 이유를 물었는데, 그 검사는 "상납 장부를 봤지만, 별도의 수사보고서를 만들거나 하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당시 대전지검장에게도 '장부와 관련된 보고를 받았는지'를 물었지만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편 '상납 장부'의 신뢰도에 의문을 품은 취재진은 검찰 수사기록을 살펴본 후, 장부에 적힌대로 진행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기록에 의하면 김성진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사진을 찍고 "대통령께서 방금 두꺼비 선물을 대만족하셨습니다"라며 김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담겨 있었고, 이준석 후보가 대전에 내려가서 리베라 호텔로 이동해 룸살롱을 간 사실도 이들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상납 장부'의 신뢰도는 이듬해 서울중앙지검의 수사에서도 확인된다는 게 이 사건을 취재한 봉지욱 기자의 설명이다. 이때 검찰은 김성진이 홍문종 의원에게 3천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밝혔다고 한다.
또 김성진이 국방부 조 모 팀장에게 억대의 금품을 건넨 사실도 드러났다. 국방부 조 팀장은 장부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때에도 장부에 등장한 국정원과 감사원 소속 고위 공무원에 대한 수사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선택적인 축소 수사였다는 게 뉴스타파의 분석이다.
장부에 드러난 액수로만 보면 이준석 후보에 대한 룸살롱 접대는 비교적 액수가 작은 수준에 해당하지만, 이런 행위가 결과적으로 김성진 씨의 사기 행각에 도움을 준 셈이 됐다는 게 뉴스타파의 평가다.
이준석 후보와 김성진 씨는 2013~2014년에 대전과 서울에서 수시로 만났는데, 김성진의 지시로 갖가지 접대를 해야 했던 투자자들은 이들의 만남을 보고 믿음을 갖게 됐고, 결과적으로 이준석 후보가 일종의 '얼굴마담' 역할을 해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김성진과 이준석의 관계는 이후 재현되는데, '명태균-이준석'의 관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2021년 명태균 씨는 한 지역지 행사에 이준석 당대표를 초청했다. 지역지 대표도 불가능한 일로 생각한 일을 명 씨가 실현했고, 이를 지켜본 안동의 재력가 조 씨는 지역지 대표를 통해 미래한국연구소에 1억5천만 원을 보낸다.
이후 조 씨의 아들은 국민의힘 대학생위원장이 됐고,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고, 현재는 대통령비서실에서 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씨의 '상납 장부'에는 아직 밝히지 않은 상당수의 정관계 인사들이 포함돼 있고, 최근 문제가 된 지귀연 부장판사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는 게 취재진의 설명이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한 달 넘게 뉴스타파의 반론 및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었고, 27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이 후보를 만난 뉴스타파 기자가 관련 내용에 대해 질문을 했지만 이 후보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피하듯 빠져나갔다.
또 27일 진행된 대선 후보자 3차 토론 과정에서 이준석 후보는 '여성 성폭력 혐오' 발언으로 곤경에 빠졌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 대신 "정제해서 언급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후보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공의 방송인 점을 감안해 원래의 표현을 최대한 정제해 언급했다"며 "그럼에도 두 후보(이재명·권영국)는 해당 사안(성폭력 발언)에 대한 평가를 피하거나 답변을 유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작 본인의 진영 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민주진보진영의 위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여성단체들을 포함해 각계각층에서 이 후보의 사퇴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어린 아이들과 대선 후보 토론회를 지켜보던 부모들과 학생들이 "충격에 빠졌다"며, 이 후보의 '후보직 사퇴'와 '사과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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