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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최종회까지 봐야 기어코 풀리는 '악연' [정지은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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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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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악연이라 생각해."

넷플릭스가 올해는 작심한 모양이다.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만드는 ‘폭싹 속았수다’를 선보이더니, 이젠 인연의 음침한 그늘을 담은 '악연’으로 2연타를 날리는 중이다. '악연'은 6부작이라는 간결하고 긴박한 구성을 통해 결말까지 시청자들을 불쾌한 감정의 구덩이 속으로 초대한다. 찐득하게 얽히고설킨 연결고리가 서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발목을 옭아매고 최악의 상황 속 역한 감정들은 끊임없이 충돌한다. 끝까지 봐야만 이해할 수 있기에 ‘중도 하차’는 불가능하다.


◇지독한 인생들이 마주친 교차로 '악연' =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환자들을 돌보던 의사 주연(신민아)은 얼굴과 몸에 큰 화상을 입은 신원불명의 환자를 만난다. 치료가 끝나고 마침내 환자의 이름을 듣게 되지만 순간 주연은 자신의 인생을 뒤흔드는 악연이 찾아왔음을 직감한다. "살려줘서 고맙다"는 그의 인사에 불쾌감을 느낀 주연은 곧잘 집중하지 못하고, 이를 눈치챈 동료 의사 정민(김남길)은 주연의 행동에 의문을 갖는다.

또 다른 한편에선 한의사 상훈(이광수)이 불륜 관계인 유정(공승연)과 외곽에서 밀회를 갖는다. 하지만 유정에게 급한 일이 생기고 새벽 중에 차를 몰고 도시로 돌아오다가 뺑소니 사고를 일으키게 된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 일어난 사고를 숨기기에 급급했던 상훈은 신고 대신 시체를 숨기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이를 모두 지켜보고 있던 목격자 범준(박해수)을 발견하고 상훈은 도를 넘어 범준마저도 납치하는 계획을 꾸민다.


또 한편에선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재영(이희준)이 등장한다. 잘못된 투자로 인해 전 재산을 날려 아버지의 등골을 빨아먹는 인생을 살아가는 못난 아들인 그는 사채업자에게도 쫓기는 신세다. 재영은 결국 자신의 아버지를 사고로 위장해 살해한 후 고액의 보험금을 타내려는 계획을 세우게 되고 해당 의뢰를 자신과 같은 직장에 다니는 교도소 출신 전과자 길룡(김성균)에게 맡긴다. 이후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보험금을 수령할 생각에 기뻐하던 재영. 하지만 뜬금없이 보험 회사는 아버지가 사인이 '사고'가 아닌, '살해'라는 소식을 전하고 보험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재영은 혼란에 빠진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촘촘한' 서사에 몰입감 ↑ = '악연'은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는 인물들을 놀라울 정도로 기막힌 악연으로 엮는다. 주연은 재영과, 재영은 길룡과, 길룡은 범준과, 범준은 유정과, 그리고 유정은 상훈과. 삶의 형태조차 전혀 닮아있지 않아 만난 적도 없을 법한 인물들은 서로의 과거 혹은 현재에서 서로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극이 전개되며 역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인물들이 발생시킨 나비효과는 그들을 더 깊은 삶의 구렁텅이로 몰아세운다.

작품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여러 사건을 무작위로 등장시키다 복선을 회수하지 못한 채 용두사미로 끝나버리는 망작들도 많지만 '악연'은 다행히도 반대의 경우다. 여러 가지 사건들이 시간대를 교차하며 발생하지만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더불어 마지막 회의 결론을 완성하는 사이다 사건이 전체 서사를 군더더기 없이 매듭짓기에 딱 맞는 퍼즐 조각을 맞췄을 때 오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연기 차력쇼 제대로…신민아·이광수는 ‘새 얼굴’ = 과거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집단 성폭행 범죄의 피해자인 주연 역을 맡은 신민아는 그늘이 진 척박한 얼굴로 등장한다. 과거의 일을 뒤로하고 생존자로서 살아가고 있었지만 매일 밤 악몽에서 벗어날 수 없는 주연을 연기한 신민아는 전작에서 보기 힘들었던 모습을 선사하며 극을 압도한다.

평소 예능으로 코믹한 이미지가 다져진 이광수도 눈에 띈다. 여러 작품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했으나 한계가 보여 아쉬웠다면 이번 작품에서만큼은 한계를 넘어 연기의 절정을 찍은 모습이다. 가장 많은 신을 함께 하는 유정 역의 공승연과 함께 인간의 바닥에 존재하는 구질한 감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자신의 죄, 그리고 마음의 심연에 존재하는 열등감을 숨기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이어가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었던 ‘새 얼굴’이다.

이외에도 이미 연기력으로는 정평이 나 있는 박해수, 이희준, 김성균, 공승연 등의 연기력은 “말해 뭐해”다. 저마다 '지독한' 악연에 걸맞은 '지독한' 연기 차력쇼를 펼치며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신들에서도 극의 몰입감을 한껏 끌어올려 소름 끼치는 재미를 선사한다.



https://naver.me/G0D68pz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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