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방영된 KBS 시사프로그램 '더 보다-또 파면된 대통령' 편에서 윤 전 대통령이 주요 인사 임명을 '강행'했다는 자막이 제작진도 모르게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 보다' 제작진인 A기자는 7일 KBS보도정보 게시판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31명을 임명했다'는 대목 중 임명 '강행' 자막이 제작진도 모르게 빠졌다고 밝혔다.
A기자는 기존 '임명 강행' 자막에 '야당 반대에도 임명'이란 설명이 붙었다가, 결국엔 '강행'이 아예 지워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방송분에는 "정부 장·차관급 인사 31명 임명 vs 민주당 탄핵소추안 22번 발의" 자막이 나갔다. A기자는 이 자막 대로라면 윤 정부에서 장차관급 인사를 31명만 임명했다는 내용이 되기에 "내용 자체도 틀리다"고 했다.
이를 두고 A기자는 "실질적으로 제작 시간이 촉박하기도 했고, 종편이 시작된 상황에서 또 누군가로부터 수정 지시가 내려와 급하게 수정하려 했던 건 알겠다. 마지막까지 챙기지 못한 저에게도 책임은 있다"며 "제작진을 패싱하고 직접 자막감독에게 수정을 지시하는 건 괜찮은지, 또 이게 그렇게 급하게 수정했어야 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단어였는지 묻고 싶다"고 물었다.
이날 A기자에 앞서 KBS 사회부의 B기자가 같은 게시판에 "지난 3개월, 사회부 법조팀에서 저와 후배들이 겪은 지난날은 어렵게 물어 온 단독 하나 내보내는 것도 온갖 용을 써야 가능했고 상식적인 리포트 발제는 번번이 무시되었으며 기사 안에서도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표현은 나노 단위 수준으로 들어내지는 날들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고령 '위헌적'이라고, 尹측 '여론전' 한다 비판 못해
B기자는 올해 1~4월 겪은 제작자율성 침해 사례로 △국회·정당 등 모든 정치활동을 금하는 포고령 내용을 '위헌적'이라 말하지 못했고(1월20일) △탄핵심판 첫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장관이 짜놓은 듯한 문답을 주고 받은 날 초고 전체가 지워졌고(1월23일) △일반 시민을 '국민 변호인단'으로 모집한다는 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말 한마디를 못 하고(2월1일)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여전히 내놓지 않고 있다는 문장마저 사전 제작 리포트에서 도려내진 일(3월23) 등을 밝혔다. '경고성 계엄이었다, 의원 아닌 인원을 끌어내라 한 것'이라는 등의 윤 전 대통령 주장을 주요 내란 혐의자 진술조서와 비교하는 아이템의 경우 온갖 이유로 밀리다 '사인난 지 너무 오래돼서 애매하다'(4월1일)는 지적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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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 편성, 보수단체 성명 뒤 미뤄졌나
이런 가운데 비상계엄을 다룬 KBS '시사기획 창' 관련해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정보가 보수 성향 단체 성명에 등장했고, 이후 실제 편성이 미뤄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1일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는 성명에서 "오는 4월8일 방송 예정이었지만 지금은 미뤄진 '시사기획 창-계엄군: 항명과 복종' 편성은 작년 12월부터 이어진 일련의 계엄 관련 방송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그동안 KBS는 '계엄' '부정선거' '군 개입'을 연이어 다루며 특정 진영의 시각을 끊임 없이 부각시켜 왔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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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는 침해받은 거 훨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