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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예술과 문학을 너무나 사랑했지만 실력은 따라주지 않았던걸로 유명했던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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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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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건륭제, 예술을 애호하는 황제지. 내가 금지하고 있는 한족 옷을 입고 시상을 떠올리니 정말 즐겁구나

 

 

청나라 때 한족들은 나라 없는 민족으로 전락했는데 문자의 옥, 변발 강요, 만주족 복식 강요를 당했다.

하지만 건륭제는 한족 옷을 입고 시를 짓는 걸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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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건륭제가 신하들과 함께 외출을 했다.

눈이 내리는 풍경이었고 피어있을 꽃이라곤 매화 정도만 존재할 겨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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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건륭제는 영감을 받았다.

 

건륭제: (오오, 풍경이 근사하군. 이걸 소재로 한번 시를 써봐야겠구나!)

 

"한송이 한송이 또 한송이" 

 

눈이 내린다는 걸 꽃에 비유한 말이었다.

 

 

 

 

주변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신하들은

 

"대단한 문장입니다!!"

"역시 황상께선 비범하셔서 한마디를 하시면 천하가 깜짝 놀랄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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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를 듣고 으쓱해진 건륭제는 계속해서 시를 지어나갔다.

 

 

"삼편사편오륙편(三片四片五六片, 세송이 네송이 대여섯송이)" 

 

"칠편팔편구십편(七片八片九十片, 일곱송이 여덟송이 아홉열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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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들은 당황했다.

"이게 시라고 할 수 있나..?" 

 

일단 혀는 아부를 위해 현란히 움직였지만

점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들었다.


설마 뒤이어지는 구절이

"백편천편만만편(百片千片萬萬片, 백송이 천송이 만만송이)"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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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륭제도 작시를 멈췄다. 이젠 자신도 다음 구절이 생각나지 않은 것이다.


건륭제: "하 이젠 시상이 더 생각 안 나는데 어떻게 마무리 짓지?"

 

 

 

한참 동안 정적 상태였던 건륭제 일행. 싸해진 분위기가 모두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방금전까지 시가 천하를 어쩌구 하며 칭송했는데 시가 완성이 안되니

신하들 입장에선 황제가 노여워해서 피해 볼 상황이고

건륭제 입장에서도 쪽팔린데 도망갈 방법이 없는 배수진이었다.

 

 

 

단체로 어쩔 줄 모르던 그때, 한 명이 정적을 깨고 나와 무릎 꿇고 황제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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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덕잠: 바라옵건데 신이 개꼬리로 담비를 잇도록(狗尾續貂) 해주십시오!

 

 

쪽팔린 상황에서 도망갈 기회가 생긴 건륭제는 기뻐하며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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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심덕잠은 마지막 구절을 지어 시를 완성했다.

 

 "비입매화도불견(飛入梅花都不見, 매화꽃으로 날아 들어가니 모두 보이지 않네)" 

 

 

매화는 겨울에도 피어나는 상징적인 꽃이며 매화에 눈송이들이 날아 들어가 안 보인다는 낭만적인 내용으로 변모했다.

이 문장 하나로 앞선 무의미한 나열들이 마지막 한 문장을 위한 것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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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덕잠은 겸손하게 담비 몸에 개꼬리를 붙였다고 말했지만, 이 정도면 지렁이 몸통에 용 꼬리를 붙인 격이다.

 

신하들은 그의 마무리에 기뻐했고 (살려줘서 고마워 ㅠㅠ)

건륭제도 기뻐하며 심덕잠에게 큰 상을 내렸다.

 

심덕잠은 건륭제가 시를 짓는 중 막혀서 곤경에 처할 때마다 그를 도와 시를 함께 완성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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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건륭제는 나중에 심덕잠이 자길 도운 사실을 책에 기록하자

표면적으론 다른 사유를 내세워서 그를 부관참시하고 가문은 멸문시켰다.

(건륭제: 쪽팔리게 그걸 왜 말하냐고!!)

 

 

아무튼 건륭제가 쓴 시는 정말 많았다. (덤으로 망쳐 놓은 그림들도 많았다)

 

그런데 황제인 그의 시를 감히 안 좋게 비평할 사람이 있었을까?

다 아부할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칭찬을 들으며 만족하다가 노년 시기에는 자신의 예술 활동을 이렇게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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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이제 90세를 바라보게 되었구나. 지금까지 창작한 시들을 모두 모으면 당나라 시인들이 지은 시와 거의 같을 것이다. 이는 어찌 문예의 숲을 이루고 아름다운 시어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신의 문학 실력을 이백이나 두보와 같은 거장들이 활약하던 당나라 시인들에 견주며 자화자찬한 것이다.

 

 

 

오늘날까지 건륭제가 썼다고 전해지는 시는 총 4만 3천개에 달한다고함

하루에 하나씩 쓴다고 가정해도 117년임

실력이 없어서그렇지 진짜 좋아하긴 했던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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