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노조 반대로 MG손보 인수 결렬
[더퍼블릭=손세희 기자] 지난 13일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가 MG손보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MG손보 인수가 결렬됐음을 알렸다.
메리츠금융은 이날 공시를 통해 “예보로부터 MG손보의 보험계약을 포함한 자산부채이전(P&A)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협상 과정에서 각 기관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지위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9일 메리츠화재가 MG손보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MG손보 노동조합은 인수를 강력히 반대했다. 메리츠화재가 P&A(계약이전) 방식을 통해 MG손보를 인수할 경우 고용 승계가 보장되지 않으며, 부실채권을 제외한 우량 자산만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에 590여명의 전 직원을 고용 승계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메리츠화재는 “부실을 떠안으면서까지 인수할 수 없다”며 일부 직원만 고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발한 MG손보 노조는 현장 실사를 진행하려는 메리츠화재 관계자들을 저지하며 매각 작업을 막아섰다. 지난달 7일에는 메리츠화재 인수 실사단이 회사에서 실사 자료를 반출하려 하자 노조가 자료를 일일이 검사한 뒤 허락하겠다고 나서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전체 직원의 약 10%를 고용 승계하고, 250억원 규모의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최종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이 또한 MG손보 노조가 이달 12일에 예보 주최로 열린 협상 회의에 불참함에 따라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보험 업계에서는 MG손보 노조의 매각 방해가 결국 스스로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 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각이 무산되면서 MG손보 직원 대부분이 직장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짐은 물론 적지 않은 위로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마저 놓쳤기 때문이다.
MG손보 경영난의 연대기...매각은 다시 안갯속으로
청산 우려 속 MG손보 가입자가 입을 피해는?
MG손보의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데 골머리를 앓던 예보로서는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자 또다시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예보는 여전히 MG손보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된 지 약 3개월이 지난 만큼 시장에서 다시 수요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새로운 매수자를 찾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예보는 공개 매각을 통해 인수자를 찾는 데 실패한 뒤 수의계약 방식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으나, 그런 상황에서 다시 매수 희망자를 찾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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