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MBC는 오늘부터 탄핵의 핵심 쟁점들을 짚어봅니다.
모두가 일상을 누리던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직전까지, 여러분은 대한민국이 전시 또는 국가비상사태 상황이라고 느끼셨습니까?
12월로 접어든 첫 주, 불황이라지만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연말 모임을,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일상이 깨졌습니다.
비상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헌법의 지극히 제한적인 요건,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여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세력의 판단은 세상과 많이 달랐습니다.
당시가 '국가 비상사태'였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인식의 책임은 야당에게 돌렸습니다.
국무위원 등을 29차례 줄줄이 탄핵하고, 예산도 삭감해 자신의 국정 운영이 불가능했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 지난달 25일)]
"거대 야당은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폭거로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단호합니다.
국회에서 넘긴 감사원장 등에 대한 탄핵 소추를 전부 기각하면서도 "탄핵소추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법적으로 보장된 국회의 고유 권한이라는 겁니다.
윤 대통령이 문제 삼는 삭감 예산의 규모 역시 전체 예산 677조 4천억 원 가운데 약 0.6% 수준에 불과합니다.
부당한 예산 삭감이라고 지목했던 동해 가스전 '대왕고래 프로젝트' 역시 1차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나라를 뜻밖의 비상사태로 내몬 건 계엄 선포 그 자체였습니다.
최측근 국무위원들마저 당황한 채 윤 대통령을 뜯어 말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상목 권한대행조차 "당시를 준전시 상태로 볼 수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사 시절 세상을 불법과 합법으로 가르는 데 능숙했던 윤 대통령.
정치적 반대자를 발라낼 정치적 수단으로 초헌법적 계엄령을 꺼내 든 책임을 이제는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MBC뉴스 오해정 기자
영상편집: 김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