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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동아일보 사설]‘내란 혐의’ 수사, 여기서 끝나면 숱한 논란과 후환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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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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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달 31일 2차 내란 특검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최 대행이 내란죄 특검법안을 국회로 되돌려 보낸 것은 이번이 2번째다. 최 대행은 거부 이유로 “대통령과 군경 핵심 등의 재판 절차가 이미 시작됐다”며 추가적 조치로 얻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최 대행은 지난해 말 1차 특검법안 거부 때는 야당이 갖는 특검 비토권을 이유로 “대통령 인사권을 침해하면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2차 특검법안은 특검 후보 2명을 대법원장이 추천하도록 하고,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했다. 또 북한과 무력 충돌도 불사했다는 의혹을 다루는 6가지 외환죄 등도 삭제된 채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자 이번엔 ‘특검의 실익이 없다’는 취지의 논리를 댄 것이다.

최 대행의 이런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검찰과 경찰, 공수처 등이 제각각 수사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계엄 관련자 11명이 내란 혐의 등으로 기소됐지만 미진한 상태로 법원의 유무죄 판단만 기다리면 되느냐는 근본적인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의 경우 공수처의 수사를 시종 거부했고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기소됐다.

윤 대통령의 공소장은 다른 계엄 가담자들의 진술과 증거를 바탕으로 작성됐을 뿐 계엄의 전모가 드러났다고 볼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언제 누구에게 계엄을 지시했는지, 계엄을 상의한 사람이 기소된 몇몇 장성들과 경찰 수뇌부뿐인지, “NLL(북방한계선)에서 북 공격 유도” 메모의 실체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주장 등도 앞으로 수사를 통해 명확하게 규명돼야 할 사안들이다.

더구나 이번 비상계엄은 1987년 이후 우리가 공들여 온 민주 정치의 근간을 뒤엎은 행위다. 그런 만큼 계엄의 실체를 모두 밝혀 법적, 행정적 책임을 묻고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 놓을 책무가 있다. 지금처럼 검찰, 경찰, 공수처로 나뉜 체제에선 다시 보완 수사를 하더라도 이런저런 절차적 시비나 수사권 논란에 휩쓸릴 공산이 크다. 이를 총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건 궁극적으론 특검밖엔 없을 것이다.

이대로 수사를 어정쩡하게 마무리한다면 숱한 논란과 후환을 남길 뿐이다. 앞으로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사 과정상의 법적, 절차적 미흡함이 드러나면 소모적인 갈등과 분쟁만 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 2차 특검법을 재의결할 것이냐, 이후에 3차 특검법을 도입하느냐 여부는 국회의 몫이다. 과거 BBK-다스 사건처럼 검찰 수사, 특검을 거친 뒤 부실수사 논란이 일면서 10년쯤 지나 검찰의 재수사로 이어진 적도 있다. 두고두고 논란과 시비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고 최소한의 승복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후대에 경계를 삼기 위해서도 ‘내란 혐의’ 수사를 이대로 끝내면 안 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612711?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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