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사직 전공의들, 피부·성형 강연장에 몰려
34,743 192
2024.04.29 08:43
34,743 192

28일 오후 2시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피부비만성형학회 춘계 학술 대회. 강연장에선 한 의사가 ‘필러 시술법’을 강의하고 있었고, 부스마다 피부 레이저 기계, 시술 약물 등이 전시돼 있었다. 행사장 입구 ‘전공의 이벤트 상품권 수령처’ 앞엔 전공의 50여 명이 줄 서 있었다. 학회 측은 이날 행사장에 온 전공의들에게 백화점 상품권 3만원을 주는 이벤트를 열었는데, 이 상품권을 받기 위해 줄을 선 것이다. 전공의들이 목에 건 이름표엔 수련 병원명도 함께 적혀 있었다.

학회에 따르면, 매년 열리는 이 학술 대회엔 보통 1000여 명이 참가한다. 주로 미용 시술 강연 등을 들으려는 일반 개원의가 많은데, 올해는 전공의 비중이 대폭 늘었다. 학회 관계자는 “보통 전공의는 10% 정도였지만, 올해는 참가 등록자 1400여 명 중 약 500명이 전공의”라며 “의정 갈등 사태 이후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전공의들이 2월 19일부터 진료 현장을 이탈한 지 70일이 지난 가운데 피부·미용 일반의로 일하려는 전공의 등이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수도권 한 수련 병원 사직 전공의는 “최근 사태 이후 수련 병원 임용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미용 의원에서 계속 일하기로 했다”며 “행사장 곳곳에 전공의들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 앞으로 미용 분야로 전향하는 전공의가 더 많아질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사직 전공의도 “사직 이후 미용 분야에 관심이 가던 차에 동료와 함께 왔다”고 했다.

이날 젊은 의사들은 부스마다 방문해 자신의 이름표를 보여줬다. 이름표에 있는 QR코드를 부스에서 스캔하면 출석이 인정된다. 학회는 80여 부스에 모두 출석한 방문자들에게 추첨을 통해 명품 가방, 화장품, 미용 기기 등을 주는 경품 행사도 열었다. 인형 뽑기, 즉석 사진 부스 등 젊은 의사를 겨냥한 행사도 있었다. 인형 뽑기 기계 앞엔 전공의 20여 명이 줄 서 있었다.

이날 행사에 많은 전공의가 참가한 것을 두고 일부 의사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의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 추진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미용 등 분야 일반의로 대거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한 개인 의원 원장은 “‘빅5 병원′ 전공의 선생님들이 아침 9시부터 긴 줄을 선 것을 보니 착잡했다”고 했다.

29일로 전공의들이 이탈한 지 10주가 지났지만, 대한의사협회 등은 여전히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의협은 이날 정기 대의원 총회를 연 뒤 “정부는 증원 추진을 전면 백지화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자는 “정부가 백지화하지 않으면 의료계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어떤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주부터는 주요 대학 병원 교수들이 주 1회 휴진에 들어간다. 서울대·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30일, 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은 다음 달 3일부터 휴진한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휴진일인 30일에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긴급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 의대는 집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이달 개강을 시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로 중앙대·순천향대·인하대·조선대·건양대 등 최소 5개 의대는 이달 내 수업을 시작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의대 교수들의 주 1회 휴진과 관련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정부는 의사 단체와 일 대 일 대화가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집단행동을 접고 대화 자리에 조건 없이 나와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했다.

정해민 기자 at_ham@chosun.com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31146?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19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브링그린X더쿠💚] 민감한 트러블 피부의 썬케어, 브링그린 #민트썬! <브링그린 티트리 시카 톤업 선쿠션> 체험 이벤트 394 05.27 31,74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026,484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749,05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163,38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369,70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6 21.08.23 3,729,62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0 20.09.29 2,592,01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72 20.05.17 3,288,29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2 20.04.30 3,862,57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245,74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23433 이슈 위태로운 K팝의 위상 13:14 161
2423432 기사/뉴스 '다우렌의 결혼' 이주승 "절친 구성환과 연기, 카자흐스탄서 의지" [N현장] 2 13:12 257
2423431 이슈 오재일과 박병호가 트레이드후 첫경기에 만나는 팀 5 13:12 336
2423430 이슈 뉴진스 혜인 트위터 업뎃 (ft.루이비통) 10 13:11 561
2423429 이슈 행정안전부와 함께하는 어린이제품 안전 지킴이단 1 13:11 141
2423428 기사/뉴스 "20대 7860만·30대 8470만·40대 9510만원 이상 받아야 고연봉자" 6 13:11 168
2423427 이슈 어느 대기업의 중소기업 죽이기 5년 후 13 13:11 1,036
2423426 이슈 빨리 컸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지코노래부르는 동원이 ㅋ ㅋ ㅋ 13:10 112
2423425 기사/뉴스 장우혁, 갑질 주장 전 직원 불송치에 이의신청 "명예훼손 수사 진행 중" [공식입장] 13:10 105
2423424 이슈 영화 <설계자> 에그지수 업데이트됨 8 13:10 538
2423423 기사/뉴스 제주서 차 전도돼 2명 사상…아이폰 자동 구조요청에 소방 출동 2 13:09 390
2423422 이슈 데이식스 팬미팅 <I Need My Day> 🍀 비욘드 라이브 티켓 오픈 공지 13:09 142
2423421 기사/뉴스 이종섭, 채상병 사건 회수 후 '尹측근' 경호처장·행안장관 통화(종합) 13:09 54
2423420 이슈 [선재업고튀어] 류선재가 솔이 조카 돌잔치에 들고 간 선물에 적힌 축하멘트 14 13:08 1,016
2423419 기사/뉴스 대한 체육회 '회장 연임 제한' 폐지 추진…통과 시 정몽규 KFA 회장, 4선 도전 가능 12 13:08 195
2423418 기사/뉴스 '전공의 없는 100일' 대학병원 경영 악화일로…"줄도산 위기" 1 13:07 183
2423417 이슈 라인업 꽤 좋은듯한 나이브스아웃3 캐스팅 현황.jpg 9 13:06 692
2423416 이슈 ATEEZ(에이티즈) - 'WORK' Official MV Teaser 2 11 13:04 114
2423415 이슈 화장실 못가게한 한양대 에리카 축제 근황 290 13:02 11,596
2423414 이슈 2024년 2곡 이상 이용자수 30만 넘은 첫 아티스트, 뉴진스 16 13:02 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