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집단으로 병원을 이탈한 지 두 달째에 접어든 가운데, 환자 수 감소로 수입이 줄어든 대형 병원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형 병원 간판 격인 서울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은 전공의 이탈 일주일 만에 수술과 입원이 반 토막 났다.
병원들은 비상 경영 체제, 무급 휴가, 희망퇴직, 마이너스 통장 등의 방법으로 손실을 줄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빅5 병원 가운데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병원은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말 기존 500억원 규모였던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2배 늘렸고, 병동 간호사를 중심으로 무급 휴가를 신청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도 의사를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7일 무급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19일까지 의사를 제외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 병원장은 이번 달 초 “40일 동안 의료 분야에서 적자가 511억원 났다”며 “상황이 계속되거나 더 나빠진다고 가정했을 때 순손실은 (연말까지) 약 46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간호사, 행정직 등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영난은 전공의 이탈로 발생했는데, 병원에 남은 직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형 병원 간호사는 “전공의 이탈로 의사들이 하던 일까지 간호사들이 떠맡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격려는커녕 무급 휴가를 종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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