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너클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자 '레전드' 팀 웨이크필드가 뇌암 투병 끝에 향년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MLB.com'과 'ESPN' 등 현지 복수 언론은 2일(한국시각) "팀 웨이크필드가 뇌암으로 57세의 나이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웨이크필드가 세상을 떠난 소식은 보스턴 레드삭스가 공식 발표했다.
웨이크필드는 '너클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 지난 198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 전체 200순위로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웨이크필드는 데뷔 첫 시즌인 1992년 13경기에 등판해 8승 1패 평균자책점 2.15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이듬해 6승 11패 평균자책점 5.61을 기록한 뒤 보스턴으로 이적했다.
보스턴에서 활약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웨이크필드는 이적 첫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95⅓이닝을 소화, 16승 8패 평균자책점 2.95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1996년 14승, 1997년 12승, 1998년에는 무려 17승을 쓸어담으면서 3년 연속 200이닝을 돌파,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등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웨이크필드는 1999년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6승 11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하는 등 2001년까지 3년 연속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2002년 11승 5패 평균자책점 2.81로 부활, 다시 선발의 한 자리를 꿰찼다. 특히 웨이크필드는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2004년 12승 10패 평균자책점 4.09, 2007년에는 17승 12패 평균자책점 4.76으로 활약하며 2011년까지 현역으로 활약했다.
웨이크필드는 피츠버그와 보스턴에서 통산 19시즌 동안 뛰며 627경기(463선발)에 출전해 200승 180패 12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4.41의 성적을 남겼고, 17시즌 동안 186승 168패 평균자책점 4.43으로 보스턴 구단 역대 최다승 3위에 랭크될 정도로 오랜 기간 엄청난 커리어를 쌓았던 만큼 보스턴 구단의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불과 57세에 세상을 뜨게 됐다.
웨이크필드가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된 이유는 뇌암 투병 때문이었다. 웨이크필드의 뇌암 투병 소식은 前 동료 커트 실링을 통해 알려지게 됐는데, 해당 소식이 전해진지 3일 밖에 지나지 않은 가운데 생을 마감하게 됐다. 'MLB.com'에 따르면 웨이크필드는 불과 몇주 전 뇌암 수술을 받았기에 안타까움은 배가 됐다.
'MLB.com'에 따르면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우리는 그의 세대에서 가장 독특한 투수 중 한 명이자, 보스턴 레드삭스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시대의 핵심이었던 웨이크필드를 잃게 돼 매우 슬프다. 웨이크필드의 너클볼은 1992년 피츠버그에서 신인으로 뛰어난 활약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고, 1995년 영원히 기억될 보스턴으로 이적했다. 웨이크필드는 믿을 만한 올스타 투수, 매우 존경 받는 팀 동료, 월드시리즈 우승 2회 이상이었다"고 웨이크필드를 추모했다.
이어 맨프레드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해 우리는 웨이크필드의 가족, 그의 친구들과 동료들, 전세계 보스턴 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우리는 웨이크필드와 뇌암과 싸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스탠드 업 투 암(Stand Up To Cancer)에서 계속해서 응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스턴 샘 케네디 CEO는 "월드시리즈 2회 우승을 차지한 비범한 성격이 화려한 경력보다 훨씬 더 발게 빛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웨이크필드는 비범한 투수였고, 믿을 수 없는 방송인이었다. 모든 인도주의적인 자질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나는 무엇보다 내 친구를 그리워할 것이고, 웨이크필드가 그랬던 것처럼 진실하고 명예롭게 살기를 열망하겠다"고 슬퍼했다.
이날 보스턴 선수단은 경기 전 묵념의 시간을 가지며 '전설' 웨이크필드의 사망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고,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6-1로 격파하며 '승리'로 시즌 최종전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