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중 영업권 8200억 인식, 수익창출력 극대화 '숙제'
하이브가 지난 4월 미국 대형레이블 이타카홀딩스 M&A로 인식한 영업권 규모가 8200억원 수준으로 드러났다. 순자산의 3.16배 정도인데 이타카의 수익창출능력에 손상이 생길 경우 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이브 관계자는 5일 열린 2021년 2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이타카 인수로 무형자산 9600억원, 영업권 8200억원, 기타 무형자산 1400억원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앞서 4월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의 소속사로 유명한 이타카의 지분 100%를 10억4500만달러(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영업권은 브랜드, 원천기술, 조직능력, 경영권 프리미엄 등 장부에 잡히지 않는 권리금 성격의 자산이다. 통상 기업인수로 지급한 대가가 피인수사의 순자산 가치보다 많을 때 발생한다. 영업권이 자산으로 인정받으려면 피인수기업이 그만큼의 수익창출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 때문에 기업은 매년 손상검사를 통해 현금창출단위(CGU)의 회수가능액을 체크한다. 피인수사의 수익창출력으로 추산한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을 경우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보고 상각해 비용으로 처리한다. 이는 당기손익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하이브가 M&A로 인식한 영업권과 인수대금으로 추산하면 이타카의 순자산 가치는 대략 3800억원으로 평가됐다. 회계상으로는 3.16배 정도 비싸게 주고 인수한 셈이다. M&A 당시 삼일회계법인이 실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타카의 자산총계는 작년 말 기준 4360억원, 자기자본은 1979억원, 영업이익은 191억원 수준이었다.
물론 코로나19로 공연업계가 큰 타격을 받아 재무실적이 좋지 않은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다만 하이브 입장에선 대규모 영업권 손상 리스크를 피하려면 이타카가 보유한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활용, 수익창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하이브가 고려한 시너지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타카의 아메리카 시장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하이브와 결합, 아티스트의 북미 진출을 꾀하고 오디션 트레이닝 노하우를 응용해 미국 등에서 신규 아티스트 발굴에 나서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선 이타카 소속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IP를 비대면으로 활용, 공연시장 불황을 극복하는 것이다. 대안으로 꼽힌 것이 위버스 등 플랫폼 비즈니스와 더불어 온라인 공연 및 2차 콘텐츠 개발과 MD(공식 굿즈) 유통이다. 하이브의 자회사 하이브쓰리식스티(HYBE 360)가 온라인 공연 기획을, 하이브아이피(HYBE IP) 2차 콘텐츠 개발 및 MD 유통을 담당한다.
이타카의 글로벌 정상급 가수들이 위버스에 합류하면 월간평균사용자(MAU)와 가입자당 평균결제액(ARPPU)이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는 글로벌 아티스트 기준 유튜브 구독순위 최상위권에 있는 스타들이다. 온라인과 팬 커뮤니티에도 충분히 인기 있을 IP로 평가된다.
기사/뉴스 하이브, '이타카' 3배 이상 비싸게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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