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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궁핍해도 명품은 사는 1020대의 '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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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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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해도 명품은 산다"..부 과시하는 '플렉스' 유행
10대부터 명품 조기교육..입문은 저렴한 명품 브랜드로
MZ세대 영향력↑..2025년 세계 명품 시장의 55%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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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주세요 그냥!”

래퍼 염따는 명품 시계인 롤렉스를 충동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금은방으로 향한다. 중고 시계를 사지만 1300만원을 현금으로 뽑아와 계산대에 들이붓는다. 평소 궁핍하게 살아도 명품을 살 때만큼은 ‘스웩(swag)’ 넘치게 돈을 쓰겠다는 것이다. 손목에 금시계를 차고 지하철로 귀가하는 염따는 “지하철 타니 현타온다”고 말하면서도 만족스럽게 웃는다. 이 영상은 ‘하루 1300만원 플렉스(flex) 하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서 4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최근 1020대 사이에서 ‘플렉스(flex)’라는 말이 유행이다. 사전적 의미는 ‘힘을 주다’ ‘근육을 자랑하다’이지만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선 ‘(부를) 과시하다’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1990년대 미국 래퍼들이 금목걸이, 명품 시계 등을 자랑하며 사용했던 단어다. 국내에선 염따가 부를 과시하며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고 자주 쓰던 것이 유행어가 됐다. 자신의 재산 규모에 비해 지나친 소비를 하며 짧게나마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표현됐다.

하루에 4000만원을 플렉스하는 염따의 영상 [딩고스타일 유튜브]

하루에 4000만원을 플렉스하는 염따의 영상 [딩고스타일 유튜브]

▶1020대의 ‘명품 사랑’…입문은 저렴한 명품으로=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출생)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명품 소비에 입문한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고가 명품을 사는 대신 비교적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명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온라인몰 ‘머스트잇’에 따르면 20대 고객은 전체 고객의 55.4%를 차지한다. 20대 여성과 남성 고객의 객단가는 각각 41만원, 36만원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는 따로 있다. 4050대 중장년층이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으로 꼽히는 초고가 명품 브랜드에 열광한다면, 1020대는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가성비 명품 브랜드부터 눈여겨본다. 머스트잇에 따르면 20대 고객이 선호하는 인기 브랜드(2020년 기준)는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1위), 구찌(2위), 발렌시아가(3위), 스톤 아일랜드(4위), 생로랑(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우치·크로스백·스니커즈·카드지갑 등의 가격은 수십만원대로 형성돼 젊은층이 쉽게 입문할 수 있는 브랜드로 꼽힌다.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에서의 명품 구매에 특화돼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 온라인몰 ‘에스아이 빌리지’에 발렌시아가·생로랑·발렌티노·보테가베네타 4개 브랜드의 면세품 재고를 지난 3일 오전 10시부터 판매한다고 사전에 공지했다. 주로 1020대가 선호하는 가성비 높은 명품을 10~50% 저렴하게 내놓자 판매 시작 전부터 15만명이 몰려 서버가 마비됐다. 200여개의 할인 상품들은 판매 시작 4시간도 채 안 돼 상당수가 품절됐다.

1020대 패션 인플루언서 레오 만델라 [레오 만델라 인스타그램]

1020대 패션 인플루언서 레오 만델라 [레오 만델라 인스타그램]

▶명품으로 조기 교육한 1020대…新 소비권력으로=세계 명품 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물건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 성향, 강렬한 개성과 표현 욕구는 이들에게 주목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미국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는 2025년이면 세계 명품 시장 매출 중 55%를 밀레니얼 세대가 창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런 추세는 국내 명품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해외명품을 구매하는 20대 이하 고객의 비중은 2018년 12.8%(6만3901명)에서 지난해 14%(8만9280명)으로 1.2%포인트 확대됐다. 올해(1~4월) 역시 14.5%(3만4637명)으로 0.5%포인트 높아졌다. 매출은 지난 2018년 0.8% 감소했던 것을 제외하곤 2019년 52.8%, 올해(1~4월) 23.3% 등 두자릿 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덕분에 20대 이하 고객이 차지하는 매출은 백화점 전체 매출의 9.3%까지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명품 선호 현상을 ‘자기 만족’에서 찾는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가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이 명품 구매라는 소비 욕구로 분출되는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경기가 어려울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1020대는 평소에 돈을 절약하고 저축해 한번에 멋지게 쓰는 플렉스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견딘 것에 대한 보상을 명품으로 받아 주변에 과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https://news.v.daum.net/v/20200604115255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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