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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내 애인은 여주한테 관심 없다고요 중기(ㅅㅍ 다수,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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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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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기냐면 연재작이기 때문ㅇㅇ

그러나 오늘자 최신화까지 읽고 나니 후기를 참을 수 없었다


우선 불호포인트가 될 수 있는 점부터 언급하자면, 이 소설 전개가 느림. 호흡이 엄청 긴 소설임. 사건 하나를 전개할 때마다 주변 사정과 환경에 대한 묘사가 상세함. 오늘 253화가 올라왔는데 프롤로그 내용이 아직 안 나왔어요....

이게 나한테는 극호 포인트여서 즐겁게 연재작을 달리고 있지만, 관심이 있어도 호흡 긴 소설 끊어 읽는게 답답한 덬들이라면 묻어놨다가 나중에 완결 나고 읽어보기를 추천함ㅇㅇ



이 소설의 주인공은 보석상을 가업으로 하는 부자 가문 샤론백작가의 공녀로 태어난 환생자 핑머여주 레티시아 샤론임.

평범하게 화목하고 부모님 다 살아 계신 귀족 가문에 태어나서 이쁨받는 꼬꼬마 딸내미로 잘 살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전생을 떠올림.

그래서 잠시간의 방황의 시기를 겪었으나, 가족들이 따뜻하게 감싸줘서 극복! 하고 잘 사는 귀족가문에 태어나다니 개꿀ㅇㅇ 하고 잘 살아봅세... 했는데....


세상에! 부모님 대화에서 이상하게 익숙한 공작가문 이름이 나왔다 싶었는데, 바로 전생에 읽었던 후회육아물 로판 주인공 아리에타의 가문명이었던 거임!!

이 인생의 장르는 단순 환생이 아니라 책빙의환생이었던 거임!!!


다행히 살짝 떠오른 원작 지식에 의하면 샤론백작가는 공작가 삼부자 놈들이 돈지랄할 때 보석상 이름으로 잠깐 언급 정도만 되었던, 엑스트라를 넘어 찬조 출연 수준인 비중이었음.


그래도 책빙의하면 뭐다? 여주 가문이랑 어떤 식으로든 얽힌다ㅇㅇ

근데 이 소설은 후회육아물이잖아요? 여주랑 어떤 식으로든 애매하게 잘못 얽히면 공작가 놈들 개지랄 때문에 아 망했어요 되는 거예요ㅇㅇ


그래서 레티시아는 꼬꼬마 때부터 안빈낙도의 삶을 쟁취하기 위해 인생 방침을 세움. 아리에타랑은 절대 안 얽힌다!!


그런데 사실 그걸로는 부족했음. 원작은 육아물 "로판"임. 당연히 남주도 있음. 이름하야 황태자 마티어스.

그리고 원작의 설정에 따르면, 얘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긴 일기장을 읽고 흑화해서 삐뚤어졌는데 여주와 사랑에 빠져 치유를 받고 갱생하는 캐릭터임.

...설정만 봐도 답이 없네요. 저는 빙의환생여주지만 저딴 놈 갱생 못 시킴ㅇㅇ 쟤도 차단!!


나는 성격 좋고 예의바르고 겸손하고 갈발에 얼굴도 내 취향으로 단정하게 잘생겼고 아카데미 학생 시절 내내 수석을 놓치지 않아 황태자 수석보좌관으로 스카웃될 정도로 능력 있는데 살짝 자낮인 남주 에제키엘 브라이트와 아카데미 첫 입학날 우연히 만나 도움을 받으며 살짝 호감을 쌓았다가 졸업 후 데뷔탕트를 마치고 본격적인 결혼 시장에 나갔다가 재회해서 또 도움을 받고 반한 다음 열심히 들이대서 사귈 거예요!!!


....까지 레티시아의 1차 인생 미션 완료.


그러나 역시나 여주 아리와 안 얽힐 수는 없었고, 가문과 레티의 위치와 입장상 황태자와도 안 얽힐 수가 없었고, 심지어 황태자비를 목표로 하는 원작 악녀 세라피나까지 나와서 본격적으로 얽히는데...?


그 와중에 아카데미에서 일어났던 모종의 사건의 나비효과로 여주 아리의 행보가 원작과 방향이 많이 달라진 상황임에도 황태자 놈이 기어코 아리에게 반해서 진상질에 시동을 걸기 시작하는데....??


기껏 자존감 회복 작전 열심히 펼쳐 겨우 연애가 성사된 사랑스러운 애인 에즈의 앞날에 황태자의 깽판으로 인한 야근의 어두운 그림자가 덮쳐오는데....???



가 표면적인 스토리라인 전개 상황인데, 저 사건들이 벌어지는 배경정황과 심리가 굉장히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어서 주요 인물의 행동이 열받고 짜증날지언정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없음.


메인 주인공들과 안 얽히고 살고 싶어하던 여주가 행동하게 되는 과정도 자연스럽고 타당한 사유가 있어서 좋음. 

레티가 전생과 원작의 기억을 가지고는 있지만 실제 현실에서 원작 내용과 관련된 내용을 조금이라도 들어야 원작 내용이 상세하게 떠오른다든가, 원작에서 묘사되지 않았던 악녀 세라피나의 얄팍한 행동에 사실은 이러저러한 배경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원작의 이면을 역으로 짐작하게 된다든가, 아리가 놓여 있는 환경이 너무 거지같아 돕고자 하는 과정에서 공작가 놈들의 문제에 좀더 심층적으로 접근하게 된다든가.


그렇게 메인 캐릭터들과 결국 엮이게 되면서 레티를 중심으로 원작과는 전혀 다른 관계가 구축되고, 원작 여주와 원작 악녀의 세계가 함께 넓어져 가는 것도 매력포인트임.


또 황태자 쪽은 선대의 악연이 주인공 세대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들이 있는데 이것도 굉장히 사실적이고 좋았음. 부모 세대의 이야기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중심 인물들에게 벌어진 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작중 가장 큰 권력자 = 가장 위험한 인물은 황태자인만큼 사실상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이 소설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 같음.

 

그리고 주인공인 레티 개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노답 공작가 새끼들과 황태자 새끼 때문에 우리 가문과 우리 에즈가 고통받지 않게 막아야 해!" 인 게 너무 좋음ㅋㅋㅋㅋ  행동기저에 이런 이유가 있구나, 이런 사연이었구나를 파헤쳐 나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으면서도, 그럼에도 공작가 삼부자와 황태자가 지랄할 때마다 연민이 들지 않고 저것들을 어떻게 고쳐야 하냐... 하고 한탄부터 나오는 구조가 일품임.


물론 그 와중에 잠깐잠깐 나오는 레티와 에즈의 데이트나 커플 대화를 보면 입꼬리가 올라가다 올라가다 귀에 닿는 경험도 가능합니다.

얘들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도 나름 순탄하지는 않았는데, 어쨌든 적극적인 노빠꾸 직진녀 레티와 모종의 사정으로 자낮 상태여서 샤론 공녀와의 데이트가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하고 아련울망한 에즈가 귀족적인 결합 과정을 통해서 커플이 되는 과정이 로판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지켜줌.


근데 여주 사랑이 이미 이루어졌으면 앞으로 남주 여주 로맨스가 이루어지는 과정의 카타르시스는 없겠네?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여주 오빠 레나르트를 드립니다!!


사실상 공작가 삼부자와 황태자의 비정상적인 애정을 한몸에 받으며 원작 애정전선 폭풍의 핵인 원작여주 아리에타, 그러나 그 마음은 너나우리처럼 평범하고 싶고 성인이 되어서까지 생존형 애교를 가족들에게 펼치며 수치스러워하는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그녀가 황태자가 아닌 여주 오빠에게 호감을 보인다...??

거기다 일중독에 냉철한 사고방식을 가진 샤론주얼리의 후계자 레나르트가 공작 집안의 막장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최신화에서 아리에게 호감이 있는 듯한 묘사가 드러났다....???


지금 최신화 댓글창은 레나르트야 그 집안은 안된다 vs 레나아리 응원합니다 로 독자들 댓글도 혼란 상태!!!(그 정도 아님)


이 또한 맛있지 아니한가.(대충 펀쿨섹좌 끄덕짤)



너무 재밌게 읽고 있는 소설인데 생각만큼 독자가 없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에 후기x 중기글을 이렇게 써 보았음.

호흡이 짧은 글이 대세가 된지 꽤 오래인데다, 연재라는 형태가 호흡이 길다는 불호요소를 더욱 강화하는 꼴이라 여러모로 안타깝지만 작가님의 필력이며, 전개 방식이며 진짜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함.

길고 장황한 글이었지만 혹시나 흥미가 생긴 덬들이 있다면 한번 츄라이해봐 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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