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랑 만난지는 이제 1년 좀 넘었고 결혼까지 생각하는 진지한 관계임
나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엄마에게 평생 알린 적이 없고(그래서 우리 엄마는 내가 모솔인 줄 앎ㅋ) 지금 남자친구가 있는 사실도 엄마도 모름
나는 결혼 직전에 결혼 통보(허락이 아님ㅋㅋㅋ) 하면서 부모님께 남자친구를 소개할 생각이였거든
내가 만나는 남자를 부모님이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결혼할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데 최근에 엄마가 중대한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생과 사를 넘나들 수 있는) 남자친구가 그 수술 전에 우리 엄마를 만나 뵙고 인사하고 싶다고 함
사실 엄마는 몇 달 전에도 수술을 한 번 하셨는데 그 때도 남자친구가 엄마한테 자기 소개시켜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 했음
이번이 지난번보다 더 리스크가 있는 수술이고 하다보니 남자친구도 조금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어 엄마 수술 전에 한 번 뵙고 싶다고
남자친구에게 내가 왜 그렇게 우리 엄마가 보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나한테 말로만 듣던 분이라 궁금하고 자기도 우리 가족의 일원인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고 함
(참고로 남자친구는 양 부모님이 모두 병으로 돌아가셔서 나의 상황에 엄청 감정이입하고 안타까워 함, 나한테 엄마한테 용돈 주라고 그러고-_- 그럴 돈 없으면 자기가 보태주고 싶다고 할 정도야;;;)
내가 소개를 망설이는 이유는
1. 내 나이가 삼심대 초반이라 엄마가 남자친구 소개=결혼으로 바로 연관 지을까봐
더구나 그 동안 내가 남자친구 존재조차 알린 적이 없는데 이렇게 소개까지 시키는게 처음이다 보니 더더욱 심각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음
(내가 이 이야기 했더니 남자친구가 우리 결혼할건데 왜? 그렇게 말씀드리면 되잖아 이러는데 난 결혼은 식장 들어가기 전까진 모른다고 생각해서... 내가 지금 이 사람에게 확신이 있는 건 맞지만 사람 일은 모른다고 보거든.. 물론 이 이야기를 남자친구에게 하지는 못했어ㅠㅠ 남자친구는 우리가 결혼해야 하고 할거라고 아주 확신하고 있거든 하지만 구체적 시기나 이런건 확정된게 전혀 없음)
*우리 엄마는 평소에 나에게 결혼 문제로 스트레스 주는 사람이 아님, 내가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했어
근데 엄마가 아픈 후에 마음이 약해졌는지 재미있는거 이것저것 다 해보고 삼십대 중반쯤에 좋은 사람이랑 결혼 하면 어떠냐고 한 번 말한 적은 있음
2. 그리고 남자친구가 외국인인데다 흑인임... 우리 엄마는 오히려 내가 외국인 하고 결혼하길 바랐던 사람이긴 한데(나한테 자주 외국인 남자 만나서 외국 살라고 했음, 내가 예전에 유학 할 때 너무 행복해 했었거든 그래서 엄마는 내가 돈 못 모으더라도 여행 많이 하길 원했고 남자도 외국인 만나라고 이야기 하고 그랬음)
내가 이런 주제로 이야기해본 적은 없지만 우리 엄마 세대 사람들에게 외국인=백인인 것 같아서 흑인 남자친구(덩치도 엄청 큰...ㅋㅋㅋㅋ)를 데려가면 엄마의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어 평소의 엄마라면 처음엔 약간 낯설어 하더라도 결국 내 선택을 존중하고 이해해주실거란 생각이 드는데 엄마가 아픈 상태다 보니 평소보다 예민하기도 하고 해서ㅠㅠ
남자친구는 엄마가 내 걱정을 할텐데(아프니까 신경 못 써준다고) 자기 존재를 알면 나를 지켜줄 사람이 엄마 말고도 있다는 걸 알고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지실 거라고 하는데
난 내 남자친구의 존재를 알고 오히려 엄마가 이걸로 혹시라도 더 스트레스 받을까봐 걱정임ㅠㅠ 엄마가 아픈 상태라는걸 생각하니까 엄마가 어떻게 반응 할 지 전혀 감이 안 와서 불안한게 있어ㅠㅠ
덬들이라면 어떻게 하겠어?ㅠㅠ
오늘 하루종일 어떻게 해야할지 갈팡질팡 고민 중이라 조언을 구해보려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