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방에서 글만 읽다가 나도 기록하고 싶어서 한번 올려봐
1. 23년 1월 퇴사
나는 일단 이공계 박사고 관련 직무(연구직)를 두개의 회사에서 하다가
연구는 정말 하기 싫어서 페이퍼워크를 하는 회사(3번째 회사)로 22년 1월에 취업했어
박사과정 + 포닥하면서 우울증 증상이 심해져서 약을 먹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회사에서 내 전문분야가 아닌 일을 하려니까 너무 힘들고 눈치보이고 힘들어서
우울증 증상이 심하게 와서 출근을 할 수 없는 상태가되었어
그래서 마지막 근무 한달은 병가내고 본가로 내려가서 지내고 그대로 퇴사
2. 퇴사 후 6개월 간의 실업급여 수령 기간
일단은 난 학업을 시작하고 거의 쉬어 본 적이 없어서 쉬고 싶었고
내 우울증 증상때문인지 뭔지 집에서 나가지 않고 히키코모리처럼 지냈어
그러면서도 빨리 구직을 해야한다는 초조함이 있었는데
실업급여 수령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회사에 이력서를 냈는데 붙은 곳은 없었어
솔직히 실업급여 전부 수령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전력으로 구직활동을 하지는 않은 것 같아
3. 실업급여 수령기간 종료 후 2년
여기는 진짜 쓸 내용도 없을 정도야
한번씩 해외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콘서트 보고
병원에 가려고 서울에 다니고
그외에는 먹고 자고 운동은 커녕 밖에도 잘 안나갔어
그 와중에 이직을 위해 이력서를 정말 100곳도 넘게 내고
그 중에 정말 소수에서 연락와서 면접을 봤는데 합격한 곳은 없었어
점점 초조해지지만 이걸 회피하고
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았지만 극복할 수 없었어
4. 갑상선암 진단 및 치료
어느날 오른쪽 복에 봉긋하게 뭐가 올라와 있어서
병원에 가서 초음파를 찍었더니
오히려 오른쪽은 문제가 없는데 왼쪽에 갑상선에서 혹이 3갠가 발견됐는데
2개 정도가 모양이 암일 확률이 90퍼센트는 넘는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삼촌이 하는 병원에 가서 다시 초음파를 했는데 같은 진단을 받았어
삼촌 의견은 크기가 1 cm 넘지 않으니 수술을 권하지는 않는다고 하셨어
근데 암을 가지고 있는것도 너무 찝찝하고
모아둔 돈도 많이 써서 진단 보함금(2000만원) 타려고
원래 다니던 대학병원에서 세침검사와 수술을 받기로 했어
갑산선암 수술은 예약잡는데 반년이상 걸린다고 했고
그 와중에 속마음으로는 '더 놀 수 있겠다' '혼나지 않고 더 쉴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떠올랐어ㅜㅜ
똑같이 무기력한 생활하다가 올해 4월에 수술 받았어
5. 수술 회복 후 취업
솔직히 앞의 기간동안 이력서를 많이 냈었지만
이제는 공백기간이 너무 길어서 채용하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기 시작했었거든
그래서 그냥 형식적으로 나는 그래도 노력했다라는 마음의 위안이라도 얻으려고
지원했는 작은 바이오회사에서 연락이 왔어
그리고 일사천리로 입사가 진행돼서 (마음속으로는 더 놀고 싶었음)
한번도 살아본 적 없는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어
회사에서 월세지원을 얼마 해주고 보증금도 지원해줘서 초기 정착비용은 크게 들지 않았어
6. 한 달 근무 후기
솔직히 좋은 회사는 아니지만 내가 일을 하고 있다는 성취감도 있고
다시 실험을 하게 되어서 불안한 마음도 크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잘 다니고 있어
내 경력이 박사 후 연구원 3년, 두번째 회사 1년, 세번째 회사 1년이고
근속기간이 다 짧고 그마저도 직무가 다 달라서
박사지만 나이 30후반인데 더 고도화하지 못한 스펙 및 연구 경력이라
불안하고 힘들었기 때문에 지금은 날 고용해준 회사에 감사한 마음이야
여기서는 2~3년이상 오래 근무해서 원래 살던 지역으로 이직을 하는게 내 목표로 세웠고
지금은 하루하루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물론 지금 이 순간은 월루지만 ㅎㅎ
혹시 나처럼 장기 백수면서 우울증 무기력증때문에 힘들었던 덬이 있다면
이런 케이스도 있구나 하고 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