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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안면에 1~2도 화상 입어서 4번 껍질 벗겨진 후기
1,001 12
2026.08.21 11:37
1,001 12

기록용으로 남기는 글.
혹시 나와 같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까 싶어서 인터넷에 후기글도 남김.

 

D-day
사유는 그날 따라 일정이 일찍 끝나서 오후 3시경 집으로 돌아감. 돌아가는 길에 역에서 집까지 거리가 도보 10분 정도 되는데, 모자쓰고 선크림 바르고 오른쪽 뒤로 해를 등지고 왼쪽에 콘크리트 옹벽 옆을 걸어서 집에 돌아갔어. 집에 오니까 볼이 화끈거리더라. 바로 찬물샤워하고 린제이 쿨링밤 모델링팩을 했어. 그냥 오늘 따라 날이 더워서 그런가 보다 했지. 

 

D+1
볼이 화끈 거리긴 했지만 그냥 한여름이고 기온도 38도네 40도네 하길래 그러려니 했어. 일반적인 기초 바르고 선크림 바른 날.

 

D+2
아침에 세수하고 기초 바르는데 왼쪽 관자놀이부터 관대 아래까지. 오른쪽 광대위 부분에 각질 테두리가 살짝 일어난건 보았어. 원덬이는 건성이라서 늘 그렇듯이 에스트라 찹찹 발라서 각질 잘 붙여줌. 그리고 저녘에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했어. 물만 발라도 따갑고 아팠어. 바람이 불어도 아프더라. 그래서 집에 굴러다니던 미보 연고를 바르고 잠.

 

D+3~4
미보 연고 하루종일 바르고 있었어. 가장 공포스러웠던 시기인데 피부 위가 우둘두둘하고 이대로 흉터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었음. 게다가 입술까지 퉁퉁 부어 오름. 게다가 밤에 자는데 실 같은 가려움이 환부를 스치더라. 긁을까봐 수면양말 손에 뒤집어 쓰고 잤어. 

 

D+5~6
점심 때 회사 근처 피부과가서 볼에 바르는 약으로 스피라존 연고와 입술용 로코이드 연고, 보습용 헤파린 유사물질 스프레이. 내복약으로 항히스타민제와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았어. 스피라존을 엄청 대량으로 환부에 발랐어. 조금만 쎄게 문질러도 껍질이 홀라당 벗겨지면서 엄청 아팠기 때문에 연고를 잔뜩 짜서 위에 살살 얹음. 그리고 그 위에 라로슈포제 B5+밤을 두껍게 얹었어. 미보를 안 바르니까 환부가 당기더라구. 라로슈포제를 고른 이유는 집에 있는 화장품 중에서 가장 두껍게 얹어줄 수 있는 거라서 고른거야. 

 

D+7
화장품보다 바세린을 환부에 덮어두면 좋다길래 사서 발랐는데, 하루종일 왼쪽 눈에서 눈물이 나고 왼쪽 눈이 뻑뻑함. 왼쪽 코도 막힘. 바세린 알러지인가? 싶었지만 오른쪽은 멀쩡하고 바세린 함유 연고들도 전혀 문제가 없어서. 뭔지는 모르지만 눈에 들어가서 문제인가 봄. 근데 눈가까지 두껍게 무언가를 덮지 않으면 피부가 너무 당겨서 눈가에 안 바를 수는 없더라구. 그래서 바세린 사용을 관둠. 이 후로 지금까지 바세린은 얼굴에 안 바름.

 

D+8
껍질이 싹다 벗겨짐. 최대한 얼굴에 붙여두려고 노력했지만 바람만 불어도 떨어지더라구. 껍질 아래에는 생고기 마냥 새빨갛고 위험할 정도로 매끈하고 살짝은 푸석한 피부가 올라왔어. 환부와 일반 피부의 경계가 아주 뚜렸했음.

 

JxWNUs

 

게드 전기 테루 같은 얼굴 상태인데 저거보다 더 빨감. 이 시점에서 환부에 물이 닿아도 따갑고 아프지 않게 되었어. 약산성 세안제로 세안하고 에스트라 로션을 다시 바를 수 있게 된 시점.  입술은 붓기가 다 가라앉아서 로코이드는 5% 정도밖에 안 사용했어.

 

D+9 
다시 회사 근처 피부과에 가서 다 쓴 스피라존 연고 하나 더, 헤파린 스프레이, 항히스타민제 일주일치를 처방받았어. 의사 선생님이 약은 알아서 줄여가라고 하더라. 잔뜩 남은 입술용 로코이드를 보이니까 이게 약한 스테로이드니까 이거 볼에 이어서 써도 됨ㅇㅇㅇ 이라고 알려주심. 이 때부터 세수하고 헤파린 스프레이 뿌리고 에스트라 바른 다음에 환부에 연고 얹고 라로슈포제 B5+밤을 환부에 1mm두께로 두껍게 얹기를 반복했어. 이전까지는 스피라존은 환부에 항상 남아있을 정도로 하루에 여러번 두껍게 발랐지만. 이날부로 얇게 아침 저녘 하루 2회만 바름.  

 

D+10~13
껍질도 다 벗겨졌으니 이제 회복만 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화상 환부가 아닌 주변부(왼쪽 관자놀이부터 턱까지 전체, 오른쪽 관자놀이부터 중간 볼까지)의 껍질이 들뜨더니 벗겨졌어. 1차 탈피랑 다르게 2차 탈피는 따갑지 않았어. 이전처럼 세수하고 헤파린 칙칙 에스트라 바르고 연고 바르고 붉은 환부와 껍질이 들고 일어난 환부 바깥부분까지 연고를 챙겨 바른 다음에 라로슈포제를 1mm두껠 두껍게 덮어줌. 내 맨얼굴을 나도 하루에 딱 두번만 볼 수 있을 정도로 두껍게 발라두었어. 2차 탈피가 마무리 되면서 서서히 화상 환부과 새롭게 벗겨진 주변부 색깔이 이어지고 환부도 어디는 붉고 어디는 노랗고 어디는 오렌지색이 되었어. 이제 두번이나 탈피했으니 정말로 껍질 벗겨지는건 끝이다. 다 나아간다 싶었지.

 

D+14 
겉보기에는 전날과 별 다를 것도 없었는데 이 날도 아침에 스피라존 연고를 바르는데 화끈거리더라. 그 화끈 거림이 오래갔어. AI가 그게 스피라존 때문에 그래. 로코이드 하루 2회로 바꿔보라고 속살대더라구. 슬슬 줄일 때가 된 듯하여 다음날 부터 로코이드 하루 2회로 스테로이드 약 강도를 내림.

 

D+15~17 
갑자기 3차 대탈피가 시작되었어. 1,2차 탈피 부분과 그 이상의 얼굴 영역에서 손톱만한 면적의 비닐같은 껍질들이 탈락되기 시작했어. 1차와 다르게 2,3차 탈피는 통증이 없었지만 1차 탈피 이후의 붉은 얼굴로 되돌아갔어. 3차 탈피한 영역은 확연하게 붉고 일반 피부와의 경계선도 선명했지. 이 시기에 정신이 살짝 지치고 힘들었어. 왜? 왜 또 탈피하지? 도대체 언제까지 내 얼굴이 벗겨지는거지? 싶은 의문들이 끊임없이 들어서 AI랑 싸움. 

 

D+18 

IUdDhV
얼굴 전체의 3차 대탈피는 거의 마무리 되었는데, 입가 각질들은 크게 덩어리 지지 않아서 그런지 계속 뭔가 지저분하게? 남아있었어. 볼 부분 색이 오렌지 색 정도로 붉은기가 빠지고 원래 얼굴에 있던 점과 연갈색 색소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어. 너네는 이 김에 없어져도 좋았을 텐데... 이 때부터 라로슈포제 B5+밤을 1mm 두께로 바르는건 그만 두었어. 이유는 답답함? 이 전까지는 아무리 더워도 두껍게 얹어두지 않으면 당겼는데 슬슬 답답함? 열기가 못나가는 느낌을 받았거든. 

 

D+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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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탈피 시작. 이제는 몇번이나 탈피하는 걸까? 나는 뱀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4차 탈피가 시작되었어. 여기저기에서 껍데기가 일어나는데 3차처럼 즉각적으로 온 얼굴이 벗겨지듯이 일어나지 않고 2차 처럼 여기저기 벗겨졌지만 어디까지 벗겨진지는 알기 어려운? 각질들이 일어났어. 로코이드는 스피라존처럼 화끈거리지는 않았지만 스테로이드 오래 쓴 거 같아서 저녘 1회 도포로 바꿈.

 

D+22 
턱과 콧구멍 위에 붉은 대형 여드름이 났어. 환부가 아니어서 두껍게 보습한건 아니었지만 이리저리 닿기도 하고 얼굴 전체에 닿는 기초도 무거웠던 거 같아서 한달만에 알칼리성 세안제(=아이보리 비누)로 얼굴을 씻었어. 안 따가워서 감격함. 화상 전에도 알칼리성 세안제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썻거든. 여드름에는 애크논을 바르고 에스트라도 온 얼굴에 3펌프씩 쓰던거 한 펌프로 줄임. 

 

D+23~26
4차 탈피가 완료되었고. 화상 환부는 블러셔를 한 정도의 옅은 붉은 기가 잔존하는 상태인데. 1차나 3차 탈피 직후 처럼 분명한 경계선은 보이지 않아. 화상 전에 쓰던 미샤 비폴렌을 다시 쓰기 시작했는데 화상 이후로 심했던 얼굴 속당김이 확 없어져서 얼굴에 과보습 안해도 안 당기게 됨. 한참 심할 때는 장벽크림만 3, 5펌프에 라로슈포제 1mm 두께로 발라도 당겼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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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하루하루 붉은 기가 옅어지고 모공이 다시 보임. 한참 껍질 벗겨지고 새살 올라올 때는 모공 하나도 없는 매끈한 피부였거든. 그렇지만 나쁜 의미로 모공이 없는 생고기 같은 상태였던거라서 모공조차 반가움. 

 

피부 재생 주기인 D+28이 된다고 막 긁어도 되는 건강한 피부가 되는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얼추 나음. 4차 탈피 이후에 몇일 지나도 5차 탈피할 기색이 없어. 이제 진짜 끝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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