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체력 문제로 약 4~5년 전부터 러닝을 시작함.
그러나 혼자 뛰어서인지 나태해서인지 그냥 타고난 운동치라 그런지 속도가 전혀 늘지 않음.
러닝 모르는 덬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1km를 몇 분에 뛰느냐(페이스)를 실력의 기준으로 치는데
운동 처음 하는 여자라면 1km 8~9분이 나오고 1년 정도 꾸준히 연습하면 7~8분,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면 6분 30초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음.
그렇다면 나의 페이스는? 놀랍게도 여지껏 9분 미만을 찍질 못함... 5년째 목표가 8분 30초임.
거리는 꾸준히 늘려왔고 러닝 크루 들어가서 훈련도 받았는데 실력은 제자리걸음이어서 현타가 너무 왔지만ㅎㅎ
러닝이 주는 효과가 너무 긍정적이어서 그래도 꾸준히 했음! 우울증 낫고 체력 느는 게 뚜렷하게 느껴졌거든.
그래서 페이스는 이 모양이지만 5km 마라톤도 두 번이나 나가고(둘 다 페이스 9분대로 마무리) 올해는 처음으로 10km에 도전함.
7km 이상은 뛰어본 적 있어서 마라톤 신청하고 나름 계획을 짜서 훈련에 들어갔는데 봄 몸살로 두 달을 통째로 날려서
마라톤 일주일 전에 이틀에 한 번, 1km씩 늘려가며 9km까지 뛰어보고 결국 마라톤장에서 처음 10km 뜀.
참고로 5km 마라톤 처음 뛸 때도 4.5km? 까지밖에 연습 못해보고 경기 들어감...
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컨디션도 안 좋아서 꼴찌만 하지 말자를 목표로 뛰었음.
처음 1km는 사람들에 휩쓸려서 뛰다 보니 페이스가 7분 30초까지 나왔는데 점점 느려지면서 내 원래 페이스인 9분까지 떨어졌고
반환점 돌아왔을 때는 더 떨어져서 10분 초반 페이스까지 나옴.
하지만 나는 바닥 아래 지하(뛰었는데 페이스 10분 55초 나옴)까지 찍어본지라 잉 망했네ㅎ 꼴찌만 안 하면 됨ㅎ 이러고 계속 뜀.
솔직히 중간에 백 번쯤은 포기하고 싶었는데 꾸역꾸역 뜀. 끝이 나긴 나더라.
7km쯤 뛰었을 때는 이제 사람도 거의 없고(심지어 어르신들과 애기들도 나보다는 앞서감) 나와 페이스 비슷한 사람들끼리 걷다 뛰다 걷다 뛰다 반복하며 완주함.
같이 갔던 친구들 중에는 당연히 꼴찌했지만 그래도 만오천여명 뛰었는데 내 뒤에 200명이나 있어서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합리화함ㅋㅋㅋ
그래도 좋았던 점은 작년에 5km 뛰었을 때는 너무 지쳐서 밥도 못 먹고 집에 가서 하루 종일 잤는데
이번엔 밥도 다 먹고 집 가서 두어 시간 자고 일어나서 또 나가가지고 친구들이랑 놀다 옴. 옛날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체력! 심지어 다음 날 회사에서도 쌩쌩했음.
러닝이 진짜 체력 늘리기에 좋은데 또 반대로 체력 없으면 하기 힘든 운동이라 망설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희망(?)을 주려고 써봤음.
꾸준히 했음에도 실력은 하나도 안 좋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뻔히 10km까지 뛴 나를 봐! 만오천명 중에 만사천팔백등 했지만 어쨌든 완주했으니 된 거임~.
체력 걱정되는 덬들 있으면 더 더워지기 전에 가볍게 뛰어 보는 거 추천해. 운동화만 있어도 되는 가성비 운동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