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치원생 때 술 취한 아빠한테 잠결에 성추행 당한 적이 있는데
30대가 된 지금까지도 생각나
당시에 이건 말하면 안 될 거라는 느낌이 들어서 엄마한테 말 못했고 그 이후로 나만 조용히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아무 문제 없는 척 지냈어
솔직히 아빠도 술 잔뜩 취한 상태여서 기억이 나는지 안나는지도 모르겠고....
지금 부모님은 경제적 문제로 이혼하셨고 나는 엄마랑 같이 살고 있는데
그동안 이걸 아직 아무한테도 한번도 말한 적이 없거든
온라인에도 익명을 빌려서 처음 써 봐
근데 그렇게 오래 된 일이어도 종종 그때의 상황이 불쑥 불쑥 떠올라서 힘들어... 남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건지 누가 날 만져도 너무 불쾌하고 그것 때문에 연애도 한번 제대로 못해봤고...
최근에 엄마랑 드라마 보다가 비슷한 장면이 나와서 또 생각이 났는데...
털어놓으면 좀 나아질까 싶다가도 막상 말하려니까 그때의 상처를 엄마한테 떠안기는 것 같아서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기도 하고 선뜻 용기가 안 나는 거야... 그래서 결국 혼자 숨어서 펑펑 울기만 했어
여태 아무한테도 말 안한 거 쭉 비밀로 하는게 나을지,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털어놓고 좀 가벼워졌는지 궁금해..
어른이 되면 좀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영원히 남아있을 상처라고 생각하니까 속이 좀 안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