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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필사로 미루는 습관 많이 고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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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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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루기랑 무기력 때문에 힘든 사람들 많잖아. 나는 병원에서 판정 받은 ADHD라 정말 미루기 때문에 죽을 지경이었는데 최근에 효과 본 방법이 있어서 공유해본다.


이번 9월에 일이 진짜 많았거든. 마감 겹치고 처리해야 할 것들 한꺼번에 몰려서 솔직히 이번 달은 큰일났다 싶었는데 의외로 다 해냈어. 방법은 별거 아니고 그냥 업무와 필사 번갈아하기였음. 필사 한 문단부터 먼저 시작하고, 업무와 필사를 번갈아 하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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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시작할 때는 룸 스프레이 뿌리고, 커피 타고, 노트랑 펜이랑 책 펼쳐놓는 게 나만의 의식이야. 그래서 하루를 시작할 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자리를 마련했다”는 느낌만으로도 힘이 나.


필사하는 데 특별한 방법은 없어. 예쁘게 꾸며 쓸 필요도 없고. 내가 좋아하는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단을 펜으로 옮겨 쓰는 건데, 이게 신기하게도 웹서핑, 딴짓, 잡념 같은 게 싹 줄어들어. 필사 자체가 재밌어서 책상에 앉기가 훨씬 쉽고, 쓰다보면 전두엽이 켜지는 느낌? 그러면 자연스럽게 일로 넘어갈 수 있더라. 이게 꽤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은근 일해야 할거같고 초조하거든ㅋㅋㅋ 그래서인지 다른 딴짓을 잘 안해


사이클은 대충 이런 식

필사도 하기 싫다 → 진짜 피곤한 거니까 쉬자

필사만 하고 싶다 → 계속 쓰면 팔 아프니까 일도 조금만 해보자. 일 너무 하기 싫어도 "이왕 자리에 앉았으니까 밀린 이메일이라도 보내고 또 필사하자", "몇페이지부터 몇페이지까지만 읽어보자" 처럼 작은 단위로 일을 쪼개서 하게 돼.

둘 다 할만하다 → 필사-업무 번갈아 계속하기

일이 급하다 → 이럴 땐 필사가 손에 안 잡히는데, 그래도 시작 전 한두 문단만 쓰고 바로 일 집중


필사는 재밌는데 오래 못해. 한 문단만 써도 팔 아프고, 결국 일을 조금이라도 해야 또 필사할 수 있거든. 그래서 자연스럽게 필사와 업무를 전환행동으로 하는 사이클이 만들어졌는데 신기하게도 이게 계속 이어지더라고?


지금까지 필사노트가 7권 쌓였는데, 이게 또 엄청 뿌듯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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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점도 있어. 시간 소모가 크고, 직장인처럼 감시받는 환경에서는 하기 어려워. 근데 프리랜서나 공부하는 사람한테는 잘 맞을 수도 있어. 나도 재택근무하면서 프리랜서 비슷한 일을 하거든.


또 좋은 점이 그날의 집중력과 에너지 수위를 알수 있어. 나도 예전엔 게으른 건지 진짜 에너지가 없는 건지 분간 못했는데, 필사 덕분에 진짜 피로와 가짜 게으름을 가르는 기준이 생겼음. 필사도 못할 정도면 쉬는 게 맞고, 필사는 잘 되는데 일만 하기 싫으면 그냥 게으른 거니까 억지로라도 조금씩이라도 해보는 거. 그리고 집중력 없을 땐 사이클이 자주 돌아가고, 집중력 높을 땐 필사보다 업무에 쓰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도 알게 돼.


효과 정리하면,

1. 책상에 앉는 게 쉬워짐

2. 웹서핑이나 잡념 빈도 확 줄어듦

3. 작은 단위로 쪼개서 미루기 덜하게 됨

4. 성취감 덤으로 따라옴


혹시 미루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으면 필사 한 문단이라도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 난 서양 철학 고전 필사했는데 다른 책이어도 상관없을 듯. 중요한 건 시작이 쉽고, 끝낼 때 성취감이 있다는 거라 그게 미루기를 막는 힘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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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이 무거우면 밀리의 서재나 전자책 사서 노트랑 펜만 가지고 가면 바깥에서도 할수 있고 여행가서도 할수 있어. 난 여름 휴가때도 했음ㅋㅋㅋ


나는 한국어 필사를 했지만 외국어 원서 필사하면 외국어 공부도 되지 않을까 싶어. 핵심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 취미 영역의 활동 중 중간 난이도의 일(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일)을 하는 거니까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사람은 크로키나 스케치 한장 같은 걸로 대체해도 될듯. 되도록 일하는 자세에서 바꾸지 않아도 도구만 바꿔서 할수 있는 일이 좋은것 같고.


너무 어려운 일(소설 쓰기, 운동, 다른 공부 등등)을 병행하면 성취감이야 크겠지만 업무에 쓸 에너지까지 소진해버려서 쉽게 포기하게 되고...

너무 쉬운 일(게임, 웹서핑, 동영상 보기 등등)을 병행하면 사이클을 돌리지 못하고 그 일로 도피해버리기 쉬워서 추천 안해.

취미 영역의 일이 아닌 경우(집안일 등등)는 시작하기도 싫을 듯...ㅋㅋㅋㅋㅋㅋ

하여튼 난 필사를 제일 추천해!

속는 셈치고 한번 해보길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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