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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탈코가 그냥 코르셋 갈아입기 같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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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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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까는 줄 알고 옳다구나 같이 깔려고 들어온 덬 있으면 뒤로 가기 ⏪ 긴 글이니까 읽기 싫으면 ⏪ 그냥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의견이 다를 경우 니 말이 맞음)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사건 전부터 페미니즘에 관심 많았고, 지금까지도 실천하며 살려고 노력하는 덬임. 한국에서 여자들한테만 외모 꾸밈노동 강요하는 거 개 심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탈코 완전 필요하다고 생각해.


근데 탈코 본격적으로 퍼진지 이제 8년-9년 쯤 되어가는데 이게 맞나 싶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한국에서 실천하는 탈코가 너무 온건할 뿐 아니라 가끔은 그냥 종류만 다르지 결국 또다른 코르셋이구나 싶을 때가 ㅈㄴ 많음.


1. 탈코한 사람들이 다 비슷비슷한 스타일임

꾸밈노동이라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진짜 해방감 느낌. 여성의 몸/외모를 억죄는 남성중심적인 시선이 코르셋이라는 말에 완전 동의하고, 카메라 앞에서 머리 미는 여자들 처음 봤을 때 진짜 눈물 나왔어.


초반에는 분명히 집에서 바리깡으로 머리 싹 미는 사람들도 보였는데 이젠 전부 그냥 중/고등학교 운동부 같은 스타일임. 옷차림도 심지어 비슷해. 탈코 코디 포스팅하고 브랜드 추천하는 거 보면서 내 머리가 이상해지는 기분임.


머리는 투블럭 아니면 숏컷에 앞가르마 살짝 탐 (모 여돌 데뷔 초 스타일).결정적으로 전부 미용실 가서 돈 주고 예쁘게 자른 머리고 주기적으로 관리하더라. 양쪽 대칭 다 맞고 가지런하게 잘 자른 머리... 심지어 집에서 머리 잘랐다더니 미용실가서 뿌염+머리 정리하는 사람도 봄. 그러다보니 그냥 단정하고 예쁘게 머리 자른 사람1 됨.


탈코한다고 떠드는 사람들보다 그냥 바빠서 or 진짜 외모에 관심 없어서 귀신 산발하고 다니는 시장 사장님들이 더 찐이 아닌가 싶어서 개 혼란스러움. 탈코라더니 결국 꾸밈노동은 계속 함.


2. 탈코 페미로 유명해지면 화장이 빡세짐

탈코하라고 처음에 엄청 홍보하던 사람들 중 일부는 유명해지고 나니까 묘하게 화장이 진해지더라... 어떤 분은 꾸안꾸도 아니고 그냥 대놓고 꾸인데 (솔직히 다카라즈카 열화 버전 같음) 아직도 그런 인플루언서 팔로우하는 주변애들은 얘네가 탈코라고 하거나 그냥 입을 다뭄. 유명해져도 맨얼굴 고수하는 사람이 귀함. 그러면서 탈코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심. 이미 수십년 전부터 화장 안 하고 짧머인 선생님들이 더 찐 같은데 그런 사람들은 또 이룬 게 없다고 욕하고 무시함.


3. S라인 코르셋에서 V라인 코르셋으로 갈아입자는 압박

여선 멋있지. 근데 그분들은 그게 직업인거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인건데, 마치 어깨가 딱 벌어지고 근육이 붙어야 멋있는 것처럼 띄워주는 거 보고 할말 잃음. 탈코붐타고 유명해진 몇몇 트레이너들 말고 일반인들도 오운완 사진 올리는데 누가 봐도 그냥 자기 몸 전시임. 탈코 붐 전부터 나도 꾸준히 운동하고 있는데 평범한 사람이 직장 생활하면서 그런 몸 되기 쉽지 않은데 계속 전시하고 알고리즘에 뜨니까 은근히 스트레스 받음. 


난 지금까지 탈코라고 했던 건 그냥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그러길 바람. 적어도 탈코를 했다고 "선언"한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보다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음. 삭발하거나, 눈썹을 한쪽만 밀거나, 긴 생머리에 가운데만 고속도로를 내거나, 투블럭 깎고 두 달 쯤 지나서 애매한 머리로 다니는 여자들이 흔하게 보였으면 좋겠음. 얼굴에 각질이 보이고 기름이 껴있고 주름이 잔뜩 있어도 이상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음. 딱 봐도 '나 탈코 했어요' 티내는 옷, 각 잡힌 스타일로 차려 입고 자부심 부리는 거 그만했음 좋겠음. 하다못해 여성전용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여자들이 겨드랑이 제모라도 안 했으면 좋겠음. 그래야 진정한 탈코 아닐까 싶어. 


그리고 이미 무심하게 제멋대로 혹은 수수하게 입고 다니는 여자들이 존중받았으면 좋겠음. 돈이 없어도, 좋은 직장을 못 가져도, 한심하게 살았어도 적어도 페미니즘 한다는 여자들이 그런 여자들 짓밟지 않았으면 좋겠어.


(+) 추가


생각해 봤는데 나는 남성중심적 시선 뿐 아니라 뭔가 중산층적 시선? 에서도 탈피하고 싶은 거 같음. 여자든 남자든 그루밍을 할 때 어떤 방향으로 하나 생각해보면 '거지 같지 않은', 깔끔하고 말끔한 그런 모습인데 그런 건 대도시 아파트 단지에 무리없이 녹아드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거든. 근데 난 짧머하면 머리털이 억세서 삐죽삐죽 서고, 그런 깔끔한 모습 유지하려면 (집에서 대충 자르면 안 되고) 미용실에 오히려 더 자주 가야하더라고. 근데 그럴 돈이 없어... 그리고 그렇다고 주눅들고 싶지 않아


울엄마가 파출부로 일하셨어. 강남에 잘 사는 집에 청소해주셨는데 여름에 아무리 에어컨 틀어도 몇 시간씩 청소 하고나면 사람이 깔끔할 수가 없거든... 근데 청소 해 준 집 샤워실을 쓸 수가 없으니까 그냥 땀 흘린 채로, 머리만 대충 정리하고 전철타고 버스 갈아타고 두시간 씩 걸려서 집에 왔는데 각질 같은 거 관리할 겨를이 없었어... 집에 오면 아파서 쓰러져 주무시기 바쁘지 거울 들여다보고 관리할 시간이 없어. 나도 일하느라 바쁘고 원체 그런 쪽에 아예 관심이 없어서 안/못 해드렸고. 그리고 각질 관리 같은 스킨 케어도 70년대 이전 생만 해도 모르는 분들 많으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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