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이 내 삶을 통틀어서 말하는 거임. 내게 "바쁘다"란 내일까지 할 일이 10가지 있다 이딴 거였는데..
20살 때부터 알바도 꽤 해봤음 카페, 마트, 편의점 여러 곳..
편의점에서 제일 절체절명의 순간은 물건 정리 중 손님이 들어왔다! 뿐인데, 손님이 아무리 많아봤자 1명씩 줄 서서 계산하고. 업무 중 가장 끔찍한 게 매일 출근시마다 돈이랑 담배 세는 거.. 그건 혼자 조용히 하면 되는 거잖아?! 지금 생각하니 일도 아닌 거였잖아?!
카페도 아무리 바빠봤자 카운터안의 공간에서만 거의 있는 거고.
지금 일하는 식당은 3일 됐는데 대형 전원주택형 식당?이라 해야 하나.. 그래서 되게 넓고 방도 나뉘어있고 그런데 홀직원은 나 1명..
뭔가 홀서빙이라 하면 홀에 서서 손님들 오는지 보고, 주방에서 음식 나오는지 기다렸다가 갖다주고 이럴 거 같은 이미지였는데 딱 그것만 하면 너무너무 쉽겠음!!
그러나............
사실 난 알바 하는 이유가 ㅁㅁ의 직원 입장에서 손님들을 바라보면 어떨까 & 하는 일이 상상이랑 실제는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 실상이 궁금하다 이런 이유였는데
식당은 딱 봐도 직원들이 되게 정신 없어 보이고 일이 딱히 궁금하지도 않아서 절대 일할 생각 없었거든ㅠㅠ..
근데 오랜만에 알바 좀 해보려 했더니 하필 알바 구하기 극악 난이도의 세상이 와버린 거야. 쿠팡도 한 달 내내 반려만 되는 세상에, 100개 지원해도 하나도 안 되는 세상에..
전엔 지원하면 답장은 무조건 오고 면접 갔다는 말은 곧 출근한다는 거였거든? 근데 아무리 지원을 해도 90%는 답장조차 없더라고..
그래서 어차피 답장도 안 오는데 뭐..란 생각에 결국은 이것저것 다 신청했어ㅋㅋㅋ 그러다가 여기에 상상치도 못하게 합격하게 된 거지..
알바몬 공고 제목 한 줄만 보고도 여기 사장님은 되게 좋은 분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적중했어. 사장님 뿐 아니라 주방 직원분들도 완전 착하고 따듯하셔서.. 식당에서 일하면 신데렐라처럼 구박받을 거라 생각했던 거랑 다르게 그런 부분은 문제가 없었어..
손님 분들도 전부 너무 친절하셔서 오히려 내가 놀랄 지경이었어. 여기가 시내도 아니고 읍내라 어르신 분들이 대부분인데 어르신, 중년, 젊은이 모두 되게 착하심. 하긴.. 기다리던 소중한 나의 밥이 나왔는데 그냥 신날 거 같기도 하고..
난 원래 이전에 알바하던 곳들에서 항상 갖가지 별의별 진상 손님들한테 매일 시달리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쥐어뜯기고 그래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일 자체는 아무리 힘들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어
마트 일할 땐 편의점 보다도 훨씬 쉽고 일 자체는 진짜 개꿀 그 자첸데 사장님 성깔이랑 아줌마들 텃세가 완전 지옥불이라 매일 어디 가서 죽을 생각만 했었거든....
근데 이 식당에서 일 자체가 어려운 거의 무시무시함을 깨달아 버린 거야!!
분명 면접 땐 일은 쉽다고 하셨는데..^^ 그건 맞긴 해. 주문 결제 다 테이블에 있는 기계로 하고 음식들도 카트 끌고 갖고 가니깐..
근데 동시에 수많은 손님들이 여기저기 들어오고 주문지는 끊임 없이 뿜어져 나오고 손님들 갑자기 우르르 나가면 그릇은 산더미로 쌓여있고
손님 오면 사람 수 맞춰서 수저도 담아 내야 하고 물+컵, 메뉴에 따라 다른 밑반찬 세팅해서 가져가야 하는데
이 와중에 배달용 밑반찬들 미리 실링 해놓고, 배달주문 받고 라이더 부르고 포장하고, 예약 전화 생각보다 많이 오는데 포스에 자리랑 메뉴 찍어 놓고, 셀프바 채워넣고, 물병 씻고 물 채우고, 냉장고에 술이랑 음료 넣고, 피크 시간 지나면 홀 일부는 닫아서 정리하고 다대기 걷어와서 비우고 설거지하고, 물컵 설거지된 거 물기 닦고.. +글로 쓰기에 너무 자잘해서 못 적을 기타등등의 일들을 계속 동시에 하고 있어야 한다는 거지..
일단 근원적인 문제는 손님이 너무 많다는 데서 비롯되는 건가?ㅋㅋㅋ 이렇게 많을 줄 몰랐어.. 식당이 알바 구한다는 건 즉 손님이 많아서 엄청나게 바쁘다는 거라는데 맞는 듯..
진짜 일하는 시간 내내 단 1초도 멍때릴 여유? 같은 건 없고 항상 할 일이 150% 초과 상태임. 근데 그러다가 손님이 지나가는 날 붙잡고 무슨 일로 말을 건다..하면 그 순간 250% 초과돼서 문제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거야..
내가 손님일 땐 그냥 직원 아무나한테 말하면 될 줄 알았는데 뭔가 계속 딴거 하는 거 같아 보여서 타이밍 잡기가 어려웠던 게 이래서인듯?ㅋㅋ
사실 여러 명이 해야 할 일인데 요즘 워낙 사장님들도 돈벌기 힘드니 알바를 잘 못 써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일하는 동안 손님이 불만 표출하거나 그릇 쏟거나 하는 일은 다행히 아직 없었는데 뭔가 좀만 늦으면 사장님이 ㅁㅁ안했다고 계속 뭐라 하심. 이론적으로는 나도 아는데 몸이 안 따라가서 그런 걸..ㅠㅠ 사장님도 반복 강의 느낌으로 계속 해주시는 건데 그것도 참 힘들겠다고 생각함.
식당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대부분 계속 사장님이랑 일하는 구조다 보니까 지적도 그때그때 받고 문제 있을 때마다 해결해줄 사람이 있어서 그건 좋은 듯. 혼자 일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뭔가 계속 잘못해서 나중에 갑자기 청천벽력처럼 혼나는 건 좀 충격 받음..
난 식당 가면 직원들이 메뉴 주문하는 거 그냥 와라랄 듣고 네! 하고 가는 게 참 신기하고 식당 일하면 주문 받는 게 가장 힘들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선 다행히 그럴 일은 없지만(자리에 앉아서 뭐뭐 달라고 말로 하시는 분들도 있긴 한데 그럼 내가 거기 태블릿에 찍으면 되니까..)
기계로 하다 보니 오히려 주문이 줄줄줄 텍스트로만 들어와서 어디서 누가 뭘 시켰는지 체감이 안 돼서 의외로 그 점이 어려운 거 같아.
카페면 메뉴별로 반찬도 안 줘도 되고 손님들 자리에 각각 갖다주지 않아도 되니깐 키오스크가 확실히 편할 거 같은데!
내가 전에 일할 땐 당도, 토핑 등등 다 말로 주문 받아야 해서 좀 그랬는데 이제 진짜 카페 하고 싶어졌다..ㅠ 근데 여기 1년 이상 할 수 있다며 호기롭게 들어온 거라 그만둔다고 말 절대 못 꺼냄...
암튼 이거 하다가 사람이 완전 잽싸질 거 같다.. 나 인간 개조 될 거 같아서 기대 돼^^;;;
(도망가려면 사장님이 실컷 가르쳐준 후 보다 지금이라도 빨리 나가는 게 낫겠지?..)
그외 식당 알바 시작했는데 태어나서 처음 바빠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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