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배달도 가끔 먹고, 외식도 왕왕 하고 그랬는데 올해는 거의 다 끊었어....
일단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음. 당연히 외식물가도 올랐겠지. 근데 식당측에서는 물가나 인건비가 오른 만큼 가격에 반영을 다 못한다고 하더라. 그럼 음식값이 두 배로 뛴다고...
그래서 그런가... 내가 자주 가던 식당들은..... 물가 현실반영을 못 해서 그랬는지 예전보다 퀄리티가 떨어졌어. 반찬이 줄어들거나, 서비스로 내주던 게 없어졌거나, 음식의 메인 재료가 줄어들었거나..... 근데 그렇다고 가격이 안 오른 건 또 아니었음. 그러니까 소비자인 내 입장에서는 가격이 올랐는데 퀄리티가 떨어진거..... 그래서 이럴거면 그냥 밥을 해 먹는게 낫지 않나? 싶었어. 그래서 올 해 정말 열심히 밥을 해 먹었어. 어떤 메뉴를 할까, 이 재료로는 뭘 만들 수 있나... 싶어서 유튜브랑 인스타들을 좀 참고하게 됐는데, 전문적인 요리 유튜버들이나 푸드인플루언서들 말고...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집밥 찾는 건 의외로 힘들더라. 검색하면 노출이 많은 계정, 팔로워가 많은 계정이 먼저 뜨기 때문에...???? 그래서 트위터에만 정리하다가, 더쿠에도 올려보기 시작했어. 별 거 아닌 집밥이었는데 다들 따뜻하게 이야기 해 줘서 고마웠어.
스퀘어 https://theqoo.net/square/3550909707
요리게 https://theqoo.net/cook/3550600595 (여기서 역순으로 보던지, 카테고리에서 보면 될 듯. 스퀘어는 이미지 첨부 한계가 있어서 다 올리진 못했거든)
트위터를 꽤 오래 했는데 (09년부터 했음..-.-) 그러다보니 뭔가 짧은 글들에만 익숙해지고 긴 글 읽는게 힘들더라고. 나는 어릴때부터 책을 꽤 많이 읽는 편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책을 잘 안 읽게 됐거든. 한 달에 열 권도 읽는 사람이었다가, 코로나 시기 접어들면서는 책을 일 년에 한 권 읽는 정도? 로 거의 안 읽게 된 것 같아. 그 전 까지는 몰랐는데, 트위터가 유료서비스로 긴 글 작성이 가능해지면서... 가끔 길게 길게 쓴 트윗들을 보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그 글을 읽고 논점을 파악하는 게 너무 힘들어졌어. 그래서 문해력이 떨어졌구나... 를 느끼게 됐었어. 작년에 디데이100챌린지로 (9월 23일 되면 한 해가 100일 남았을 때 하는 챌린지 같은거) 독서 한시간 하기를 정하고 책을 읽었었는데 한 시간 동안 책을 읽는게 아니라 글자를 읽고 있는 느낌이더라. 무슨 얘기야 이게? 싶어서 너무 당황했었어. 처음에는 한 권을 한 달 동안 읽기도 했었거든. 그래서 내가 문해력 떨어지고 긴 글 못 읽게 된 게 정말 심각해졌구나 싶어서.... 힘들고 안 읽혀도 꾸준히 계속 읽었는데, 11월 말? 12월쯤 부터 이제 좀 어느 정도 글이 읽히는 느낌이다. 라는 걸 받게 됐어. 그래서 작년에 디데이100챌린지 끝내고 나서 올 해 목표로 몇 권이 됐든지간에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을 목표로 하기로 했어. 내가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책에 대한 감상문? 도 쓰기로 했어. 올 해 가장 뿌듯한 건, 다시 책을 읽게 되었다는 거야.
독서 후기
https://theqoo.net/book/3541364498
https://theqoo.net/book/3541388980
근데 정리하고 나니 올 해 좀 불호인 책들을 많이 읽은 듯.... 내년에는 올 해 보다는 좀 더 기억에 많이 남는 책들을 읽게 되면 좋겠다.
작년에 정신적으로 좀 힘든 일이 있었어. 베프라고 생각한 사람에게 이유도 모른채 일방적으로 손절당했거든. 당일까지 만나서 잘 놀고, 선물도 주고 받고, 잘 들어가>< 연락할게!! 하고 헤어졌는데 차단당했더라. 아직도 그 친구였던 사람이 아무런 낌새도 없이 아무런 뉘앙스도 없이 나를 차단했는지 이유를 모르겠어. 그리고 작년에 8년동안 사귄 사람이랑 헤어졌어. 어릴 때 부터 10년동안 친구였고, 그 이후로 8년동안 연애했던 사람이야. 뭐 워낙 오래 알고 지냈고, 나쁘게 헤어진 건 아니라서 헤어진 지금도 가끔 만나서 예전의 친구처럼 지내긴 하는데 그래도 친구랑 애인은 다르니까. 작년에 그런 이별을 두 번 겪고 나서 좀 대인기피증? 같은게 생겼어. 사람을 만나는게 너무 싫어졌고, 단순히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하거나 어떤 감정을 교류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이 많이 보이면 싫어..!! 상태가 되어버리더라고. 그럼 사람이 최대한 없는 곳을 찾아가자..... 근데 그게 어디지? 생각 해 봤더니 의외로 공원이더라. 서울과 서울 근교에 공원들이 정말 많은데 (내가 영화를 안 보는 사람이라서 연애할 때 데이트를 거의 산책하듯 밖을 걷곤 했거든) 의외로 그 공원들의 인구밀도가 높지 않았어. 물론 꽃축제를 할 때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꽃보다 사람구경하는 것 같네 싶긴 했지만, 이 건 눈 돌리면 꽃이 보이니까 좀 참을 수 있었어.
공원을 산책하면서 햇빛을 많이 쬐서 그런가 작년까지 있던 우울한 기분도 좀 괜찮아졌고, 뭔가 좀 숨고르기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앉아서 가만히 명상하고 있으니까 기분전환도 되고 너무너무 좋더라고. 그리고 단순한 걷기지만 어쨌든 몸을 움직이는 거라 그런가, 군데군데 몸이 쑤시듯 아픈 것도 좀 괜찮아지고 잠도 더 잘 자게 되서.... 나한테 긍정적인 측면이 너무 많았어. 연애하면서 서울과 근교의 공원들을 거의 다 가 봤다, 고 할 정도로 많이 갔는데 둘이 갔던 곳을 혼자 걸으면서 그 때의 추억들을 하나 둘 정리하는 기분으로 산책하다보니까 마음도 홀가분해지더라. 근데 또 마침 올 해 네이버 블로그에서 블로그챌린지를 시작해서, 그럼 나는 공원을 산책한 걸 주제로 블챌을 해야지 싶었고,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여름에 아무 생각 없이 더쿠에 올렸었는데 내 예상과 다르게 다들 좋아해줘서 핫게도 가고 그랬었어. 다들 공원을 좋아하는구나, 생각하고 넘어갔었는데 가을쯤 되서 내가 더쿠에 쓴 글이나 댓글들좀 정리해야지 싶어서 확인했는데, 여름에 쓴 글이 가을까지도 스크랩되고 있더라고 (어떻게... 찾아 보는거지..???) 근데 다시 읽어보니까 정말 너무 빈약하게 사진만 던져둔 것 같은 글이라, 그러면 블챌에 쓴 글들을 좀 간략하게 추려서 정리해보자 싶었어.
상반기 https://theqoo.net/square/3503934273
하반기 https://theqoo.net/square/3511213413
올 해는 나를 정리하는 한 해를 보낸 것 같아.
나를 정리하는 글을 더쿠에도 공유했을 뿐인데 다들 따뜻한 말을 많이 해 줘서 고마웠어.
유독 올해 힘든 연말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 다들 힘내자. 내년은 좀 더 따뜻하고 밝길 바라면서.
무명의더쿠들아, 한 해 마무리 잘 하고,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라!!! 감기도 조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