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목 부러진 당시에는 생각한것만큼 아프지 않다 근데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고 발목이 달랑달랑함
2. 처음 발목 수술했을때는 회사때문에 얼마나 쉬어야 하나 걱정이 되어서 많이 찾아봤는데 병원에서는 3일 수술하고 한달 쉬면 일상생활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걸을 순 있으나 발목이 굳어서 절뚝거려야 하고 실밥 풀고 한동안은 너무 아파서 못걸음) 일단 예전처럼 다시 걷는데만 6개월은 걸린듯
3. 발목 부러지고 가장 큰 공포는 내가 다시 전처럼 걸을 수 있을까 하는거... 막상 다 나으면 예전처럼 걸을수도 뛸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낫는게 느리니까 답답하고 예전처럼 낫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됨
4. 무엇보다 평소에는 5분이면 가던 집 앞 병원인데 30분 걸려서 갈때,버스 계단 하나도 내 힘으로 오르고 내릴 수 없을 때, 설거지도 청소도 그 무엇도 할 수 없을때가 제일 절망스러움
5. 생각보다 사람들은 아픈 사람에게 친절하다 내가 목발때문에 길을 천천히 건널때도 차들도 다 기다려주고 계단을 만날때마다 꼭 친절한 누군가가 와서 도와줬음 나는 코로나 한창때 수술해서 가족들도 병실에 못왔는데 병원에서 혼자 휠체어 밀고 다니며 화장실 가면 꼭 뒤에서 다른 모르는 분들이 와서 밀어주시고 그랬음... 진짜 사람들 도움 많이 받아면서 다님
6. 다리 부러지고 느낀건 우리나라가 보도블럭이 정말 턱이 많고 계단 없이는 다닐수가 없다는 거임 다리 불편하신 분들한테 너무 불편하게 되어있는 구조고 버스를 타도 지하철을 타도 길거리를 가도 항상 너무 힘들었음 나는 순간이었지만 평생 그런 분들은 정말 많이 힘들겠다 싶더라
7. 나는 수술 후에도 목발 짚은채로 회사가고 그래서 다들 안아프냐고 놀랐었는데... 나는 참을만 했음 근데 보통 발목 부러진 분들 후기 보면 수술 후가 진짜 힘들고 피가 쏠리는 거 때매 고통스럽다고 하더라 나는 그땐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때 그게 아팠던 거구나 하고 생각함
8. 생각보다 사람들은 다리 부러진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함. 발목 부러져서 못나간다고 하면 택시타고 나와서 앉아있음 되잖아? 하는 식인데 실제로 나가기 위해 내가 서서 머리를 감고 옷을 낑낑거리며 입고 힘들게 집을 나서서 약속장소까지 가야하는 그 에너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못함 근데 그게 당연한거고 나도 그랬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경험한거랑 안한거의 차이가 크다고 느꼈음
9. 발목이 부러졌어도 손을 멀쩡하니까 괜찮잖아? 할수 있는데 아님 일단 서있으면 발목에 피가 쏠려서 퉁퉁 붓기 시작함 그렇다고 앉아 있어도 힘듬 누워서 발 밑에 베개 올리고 있어야 하는데 하루종일 누워있으니 허리가 아픔... 집안꼴도 엉망이됨 설거지 청소기 당연히 어렵도 세탁기 돌리기도 어렵고 요리? 절대 해먹을 수 없음
10. 가장 고통스러웠던건 화장실이 급해도 뛸수 없다는거 그래서 난 아예 성인용 기저귀를 차고 다닌적도 있음 아 그리고 수술 후에 가장 굴욕적이었던 것... 발목 수술했으니까 하루 정도는 화장실을 침대에서 누운채 해결해야 했는데 그걸 매번 간호사분들이 도와줌 진짜 내 인생 최고 수치스러운 순간이었고 그 와중에 수액때문에 화장실을 한시간 간격으로 가야 해서 계속 벨을 눌러야 했던게 가장 큰 고통이었다ㅠ 내가 있던 병실은 간호병동 같은거라 도움이 필요하면 벨을 눌러야 했는데 나는 그 다음날부터 혼자 아픈발 질질 끌고 화장실 가고 그랬음
11. 인고의 시간을 지나 지금은 잘 걷고 뛸수도 있는데 여전히 갑자기 또 발목 부러질까봐 두려운건 있고 (나는 걷다가 돌같은거 잘못 밟으면서 부러진거라) 다 나았지만 아직도 겨울이 되면 발목이 시리거나 이런 부작용이 남아있긴 함 사실 발목 부러지고 나서 트라우마 극복하고 뛰는 스포츠 선수들 대단하다구 생각함
12. 근데 인체는 정말 신비하더라 며칠 안 걸었다고 발목이 그대로 굳어버리는게 진짜 신기했음 그 굳어진건 또 한번만애 안풀림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림...
13. 나도 발목 부러지고 남들 후기 보면서 위안을 얻었기 때문에 혹시 그런 사람이 있을까 해서 남겨봄 생각보다 낫는게 더뎌서 힘들겠지만 언젠가는 완치가 되니까 꼭 이겨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