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설거지 때문에 동생이랑 싸웠던 후기
3,107 56
2021.12.08 22:38
3,107 56

배경 - 아빠/나 회사원 엄마 주부 동생 대학생인데 싸강이라 집에만 있음

내가 퇴근하고 집 오면 가족들은 다 저녁 먹은 뒤라서 내 몫으로 남겨진 저녁 먹고 가족들 것이랑 같이 설거지함

평일 아침+점심은 엄마가 설거지하고 주말엔 주로 아빠랑 내가 나눠서 해

이 일은 한 달쯤 전에 있었던 거



발단 - 금요일 밤에 엄마가 과일 깎다가 손을 벴어

피가 꽤 많이 나서 24시병원에 갔고 치료를 받았고 병원에서는 당연히 손에 물 닿지 않게 하라고 했지



전개 - 토요일이 되었고 아빠는 친척들 만나러, 나는 회사 일 때문에, 엄마는 병원 검진 때문에 집 비우게 됐어

아빠는 일찍 나갔고 난 회사 도착하면 샌드위치 사먹으려고 했던 터라

설거지통에는 엄마가 아침 먹은 것만 남아 있었어 (그냥 이때 내가 엄마거라도 설거지를 했어야 하나봄)

내가 마지막으로 나가게 되어서 나가기 전에 동생한테 엄마 오기 전에 설거지 좀 해두라고 하니까

아침 먹고 있던 동생은 강의 하나만 듣고 하겠다고 했고 나는 알겠다고 하고 나갔어



위기 - 집 도착한 것도 내가 제일 빨랐어 나가고 나서 세 시간쯤 뒤? 엄마는 차라도 한 잔 마시고 들어오나 싶었음

그런데 설거지통에 그릇이 그대로 들어있는 거야

동생 방으로 감


나: 설거지 안 했어? (공격적으로 말한 거 맞고 내 잘못이라면 내 잘못도 맞음)

동생: 강의 하나만 듣고 하겠다고 했잖아

나: 강의를 세 시간동안 들어? (빈정거리듯이 말한 거 맞고 내 잘못이라면 이하생략222)

동생: 방금 틀었어

나: 내가 세 시간 전에 나갔는데 방금? 그럼 강의 듣기 전에 설거지부터 했으면 됐잖아 별로 오래 걸리지도 않는데

동생: 오래 안 걸리면 언니가 하든가


여기서 뚜껑 열려버림



절정 - 너 그걸 말이라고 하냐고 소리지름

실강 아니고 녹화본인 거 뻔히 아는데 그럼 네가 원할 수 있을 때 들을 수 있지 않냐

설거지를 매일 시키는 것도 아니고 엄마 다쳤으니까 좀 해두라는 건데 그게 그렇게 어렵냐 등등

동생은 언니도 학교 다닐 때 설거지 안 했으면서 왜 자기한테만 시키냐고 마주 소리지름


하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싸강이 아니었잖아? 

나 그때 아침 9시에 시작하는 수업이랑 저녁 6시에 끝나는 수업 동시에 들었는데

우리집에서 학교는 1시간 반 거리였음........ 평일엔 집에서 밥 먹은 게 손에 꼽아 내가 집 오면 설거지 다 끝나있었고

이시국이라 집에만 있게 된 게 걔 잘못은 아니지만 이유를 저걸 갖다대니 굉장히 어이가 없었고

'시켰다'는 표현에도 짜증이 났음 (시킨 거 맞긴한데 자기가 좀 알아서 하면 안 되나? 하고 생각했던듯)


그런데 그때... 엄마가 나타났다



결말 - 쪼르르 거실로 나온 동생으로부터 사정설명 들은 엄마는 '엄마가 하면 된다'는 솔루션을 내놓았고

나 여기서 2차로 뚜껑 열려서 손에 붕대 감고 뭔 설거지를 하냐고 꽥 소리지름 (엄마 미안......)

동생은 방으로 들어갔고 난 앞치마 두르고 설거지를 시작함

빡치고 서럽고 짜증나고 하여튼 온갖 감정 뒤섞여서 눈물의 설거지를 끝내놓으니 엄마가 나 안아줬어

소리지른 것도 이때 울면서 사과했고...

엄마가 동생 방 들어가서 뭔 얘기를 한 것 같긴 한데 난 그때 내 방 침대에서 엎어져 울고 있었어서 무슨 얘기 했는지는 몰라







다이어리 정리하다가 보고 이런 일도 있었지~ 하고 써봤어 그때 울면서 썼는지 종이도 울어 있더라ㅋㅋㅋㅋ

한 달 지나고 보니까 다른 생각도 들고 (괄호치고 쓴 부분ㅎㅎ) 여전히 열뻗치긴 하는데 그때만큼 화나진 않네

동생은 이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설거지 하는 것 같아...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달후기 끝

목록 스크랩 (0)
댓글 5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센허브 x 더쿠🌿] 에센허브 티트리 컨트롤 인 카밍 앰플 체험 이벤트 275 05.01 51,05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879,547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421,343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187,60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604,353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685,032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9030 그외 사무실에서 기계식 키보드 쓰고 싶은 후기(특이?한 이유) 6 21:16 153
179029 그외 외모 괜찮은데 연애 못하는 덬들이 궁금한 중기 5 20:52 346
179028 그외 외국아저씨한테 사진찍어달라고한 후기 5 20:52 374
179027 그외 샤넬 22백 유행템각인가 궁금한 후기 15 20:01 500
179026 그외 백수 자취덬인데 생활패턴이 망가지는 것 같은 중기 2 19:29 317
179025 그외 수영복 사이즈 어깨 썰림..? 되는데 이게 맞는지 궁금한 중기 5 19:19 325
179024 그외 아파트 아래층에서 모함당해서 경찰 부른 후기 4 19:00 681
179023 그외 소개팅을 했는데 현타가 너무 와서 여기다 털어놔.. 31 18:40 1,493
179022 그외 제얼굴에 침뱉기인거알지만 솔직히 수준떨어지는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생각되는 중기 5 17:54 807
179021 그외 땅콩잼 생각하고 땅콩버터 샀는데.. 땅콩잼처럼 만들려면 어케해야하는지 궁금한후기 4 17:43 465
179020 그외 허리가 끊어질거같이 아픈데 무슨 보험들어야할지 모르겠는 후기 12 17:14 460
179019 그외 점심 때울 저렴한 먹을거? 추천받는 후기 1 17:09 220
179018 그외 냉장고에 아이스메이커 있는 덬들 얼마만에 한번씩 제빙기 씻는지 궁금한 중기 3 15:13 346
179017 그외 연휴동안 집이 아닌 곳에서 바캉스즐기는 후기 5 14:40 1,321
179016 그외 어디 부딪히거나 긁지도 않았는데 얼굴에 피멍같은게 들어있는 후기 1 14:02 273
179015 그외 버거킹 알바 2달 후기 2 13:51 647
179014 그외 계좌이체하면 10% 붙는데서 너무 황당했던 후기.. 25 12:29 2,488
179013 그외 감기인줄 알았는데 계절성 알레르기 였던 후기 5 12:05 542
179012 그외 페이스북 계정 삭제하면 페이스북 메신저(일명 페메)도 삭제되는거 맞는지 궁금한 초기 10:02 107
179011 그외 10년정도 고워크만 신은거같은데 비슷한느낌에 좀더격식있는 신발 추천해줘 3 09:59 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