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내가 교직이수로 교생실습 나갈 때였어.
나는 사범대는 아니었어서 우리 과에 나랑 내 동기랑 한 명 나갔는데.. 나머지는 다 사범대라서 끼리끼리 알고 있었고
솔직히 친한 애는 아니었거든, 그냥 얼굴알고 인사하는 사이정도? 주변에 교집합이 상당히 많은데 걔랑 나는 너무 달라서 그냥 딱 거리 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하필이면 교직이수 나가는 첫 날이 내 생일인거야. 그래서 아 올해 생일은 물건너 갔구나 생각했어.
뭐 친해진 사이도 아니고 첫 날인데 굳이 같은 교생쌤들한테 말하면 부담 될 거 같고 그래서
근데 갑자기 들어서서 교생쌤들한테 인사하고 자기소개하고 숨 고르자마자 내 동기가 얘 오늘 생일이라면서 생일 선물 꺼내는거야
나 너무 파워 당황해서 일단 고맙다고 하고 받아들고, 딴 교생쌤들한테는 괜찮다고 얘기 안하려고 했다고 넘 신경쓰지 말라고 수습하고
그렇게 오리엔테이션 질질 끌려 다니고 다섯시 되서 퇴근해서 걔가 준 선물 뜯어보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핸드크림에 떡하니 사은품 증정용 써있는거야................................... 시발? 이게 뭐지? 싶은 거임.
내 생애 생일 선물 받았는데 그렇게 기분 드럽고 찝찝한 거 처음이었음.
결국 딴 쌤들 불편할까봐 적당히 친한척하면 받아들여주고 두 분 사이 좋으신가봐여 할 때 허허 웃긴 했는데
진짜 교생 실습 끝나자마자 만나자 해서 도로 생일 선물 던져주고, 사은품 너나 쓰라고 한 다음에 다신 연락하지 말자고 함.
그랬더니 나중에 나랑 지랑 친한 중간다리에 있는 친구한테 얘기했는지 그 친구가 나한테 와서 그러더라.
걔가 나쁜 의도는 아니었고 그냥 할인하는 데서 사서 그렇게 된 거 같더라. 너무 기분 상해하지 마라.
나는 지 생각해서 입 다물고 숨기고 있었는데 그걸 무슨 자랑이라고 떠벌리고 다닌거지? 진짜 순간 꼭지 팍 돌아서
와 그렇게 얘기하면 내가 기분 풀 거 같았디? 그건 그거대로 기분 나쁘네.
그냥 챙기기 싫으면 안 챙기면 된다고 누가 지한테 생일 챙겨 달라고 그랬냐고.
그냥 사람들 앞에서 나는 동기 생일도 챙겨주는 착한 사람이다 이미지 메이킹 하고 싶었던 거 아니냐고 전하라고 그랬음.
그러니까 중간다리에 있는 걔도 입 다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