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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보이스피싱 사기 당하고 경찰서 조사받고 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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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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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에 보이스피싱 당하고 삼백 날렸다던 덕이야. 


 급한대로 다음날 경찰서에 사정해서 필요서류만 발급받고 조사는 나중에 받는 걸로 해주셨었거든. 은행쪽에 피해구제신청부터 미리 끝내놓고 오늘에야 경찰서 피해자 자격으로 조사받고 왔어. 한 시간 정도 어떤 방식으로 당했는지 설명하면서 그 때 기억 나서 참 서글프고, 스스로가 더 바보같이 느껴지고 그렇더라. 허술한 파티션으로 가려진 조사실은 경찰분 여섯명 이상이 각 파티션 안에 들어가서 다들 담당 사건 관련자들 조사 하고 있는데 나보다 훨씬 큰 금액 사기 당한 거 조사받는 것도 파티션 너머로 들렸어. 진짜 경찰서 체험 제대로 한 느낌이야. 


세상 호락호락하지 않더라.

얼핏 들리는데, 신용도 낮은 사람한테 130만원 주면 삼천만원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해서 당하신 분들, 친구끼리 거래하는데 서로 사기쳐서 돈은 어디로 가고 서로 고소하고 난리친 분들, 지금껏 먹고 살기만 힘들다고만 생각했지 범죄가 이리 흔한 줄 처음 알았어. 아니, 알았어도 피부에 와닿았던 것 같아. 



 특히 내가 조사받는 자리 양 옆에서 굉장히 급박하게 갑을논박 오고가고, 큰소리 나서, 나는 더 쭈그리처럼 담당 수사관님한테 이야기하고... 담당 수사관님도 그러시더라. 통화를 거의 두시간 한 걸 기억 더듬어 이야기 하는 거 말하는 거 들으시더니,


 "정말 정신 없으셨겠어요. 제가 들어도 뭐가 뭔지 정신없이 진행되는데."

 "네, 정말 정신 없이 당했어요."


 그런 상황이었음. 

 사실 경찰 분들도 너무 바쁘고 삼백만원 정도의 소액 사기는 굉장히 불친절하게 못 찾으니 포기하라는 소리만 한다는 인터넷 후기를 보고 지레 걱정했었어. 근데 며칠 전 경찰서 접수 받던 분 배려 덕분인지 뭔지 내 또래 여자 조사관님 담당으로 해주셔서 조근조근 이야기 들어주시고 조사서 만들어 주시더라. 그나마 다행이지. 안그래도 마음 쓰린데 경찰서까지 가서 무시당하고 바보취급 당하면 진짜 살기 싫을 것 같았거든. 


 근데 걱정했던 경찰서 조사는 잘 끝났는데,  

 일은 은행에서 터졌어. N모 은행 피해금액 빠져나간 곳인데, 

 그게 하필 주거래 은행이라 카드대금이며 휴대폰요금 다 그쪽으로 설정되 있었거든.

 신고당시 고객센터에서는 지급정지 풀고 비번 바꾸고 하랬는데 창구에서는 자기는 잘 모른다는거야.

 그러면서 과장? 조금 높은 창구 직원 분한테 패스하더니,


 사건종결서 경찰서에서 나오기 전까지 내 통장에 남은 돈까지도 못 쓴대. 

지급정지도 못 풀고, N모 은행에서 거래자체가 입금 말고는 아무것도 안된대.

 다른 은행하고도 보안정보는 공유되서 다른 은행 거래도 안될거래. 

그럼 나는 당장 생활비며 이 통장에 남아 있는데 어떡하냐고 하니까, 그건 자기들은 모른다고 하는거야. 

그러면서, 요새 법이 피해자라고 해서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사기에 관련된 계좌는 피해자라고 해도 수사종결서가 있어야만 정상이용이 된대. 


 진짜 미칠 노릇.

 아니, 내가 피해잔데!

 안그래도 돈 잃고 사기 당해 마음 쓰린데! 


근데 옆에 K모 은행에 가서 N모 은행에서 이렇게 말하던데, 

제가 진짜 K모 은행 계좌도 이용 못하냐고 물어봤어. 

이용 된다는거야.

심지어 이 계좌랑 돈 빠진 계좌랑 비번 같아서 걱정된다고 하니까,

통장도 새로 개설해서 바꿔주고 카드도 다 새로 변경해주기까지 하더라. 


된대. 

N모 은행은 근데 끝까지 안된다고 우겨. 

콜센타도 된다고 말하는데. 

저 지점 사람들이 멍청해서 그런가 싶어 N모은행 다른 지점을 가니까,

통장을 개설했던 지점으로 가야 될 것 같긴 한데(이사와서 타도시에 있음) 자세히 모르겠대. 

알아봐줄 의욕도 의지도 없고, 지금은 안된대. 


오늘 오후 은행만 세 군데, 

경찰서 조사 받고,

탈진해서 집에서 누워 쉬었어.  


저번에 더쿠에서 덕들이 내 잘못 아니고 나쁜 놈들이 나쁜거라고 위로해줘서 너무 고마워서 자세한 후기 쓰는 거.

위로해줬던 덕들 정말 고마웠어.

덕분에 조금은 이성찾고 후대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그나마 다행힌 소식 하나는, 300 중에 90만원은 아직 대포통장 계좌에 남아 있다고 연락 받은 거. 

근데 그것도 피해자들끼리 피해 금액 퍼센트에 맞춰 나눠 받게 될거래.

이것도 그 통장이 가압류나 별 문제가 없을 때 이야기래. 가압류 걸린 통장이면 피해구제고 뭐고 없다고 그러더라. 

15분 만에 지급정지 시켰는데도 90만원 밖에 안 남아 있대. 

진짜 골든타임은 경찰들이 말한 5분 이내가 맞나봐. 10분을 넘어서면 환급이 20%로 줄어든다고 하더니, 진짜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모르는 번호는 절대 받지 말고,

 받게 되더라도 은행거래가 유선상으로 될 수 없단 거 꼭 기억해줘. 

 검찰은 소환장 정식으로 발부하기 전까지 절대 수사 하지 않는다는 것도.

 어떤 수사기관, 국가기관도 국민의 통장계좌 번호를 유선상, 인터넷상으로 입력하라고 하지 않는 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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