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덬은 졸업 후 대학원 아주 잠깐 다녔다가 나왔어
교수가 여러모로 악명 높은 사람이었어서.. 나말고도 뛰쳐나온 사람 여럿 있더라
그래서 사실 연구라고 할만한 것도 거의 못해봤고
대학원 생활은 경직된 분위기, 매주 스터디를 빙자해 억지로 2차, 3차까지 교수님 비위 맞춰주던 술자리, 석사생들의 교수 뒷담화, 페이 없이 남의 노동한 일... 이 정도만 기억이 나 ㅎㅎ..
하여간 그 이후로 다른 일 하면서 살다가(취직은 아니고 프리랜서) 올해 3년차인데
다시 대학원에 들어가고 싶어졌어. 정확히는 유학을 가고 싶어졌음.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가 있고, 원하는 건 박사까지 마치고 관련 연구 전문가가 되는 거...
그래서 처음엔 유학 준비를 하다가... 주변에 올리젝 당하는 케이스를 종종 보다보니
나는 저 사람들보다 못한 거 같은데.. 내가 될 수 있을까? 싶고
나이 때문에 좀 조급하기도 하고.. 그래서 갑작스럽게 박사 유학을 염두에 두고 한국 대학원을 고려하게 됐어.
정확히 내가 원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 교수님이 계신데, 워낙 연구로 명성이 높고 인품도 좋다고 들어서 들어가기가 하늘에 별따기인 것 같아.
그래서 그냥 내가 원하는 것과 접근 방향이 다르지만 주제가 비슷한 연구를 하시되, 학생도 많이 뽑고 들어가기에 상대적으로 쉬워보이는 랩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런식으로 점점 목표를 낮추다보니 내가 정말 이걸 원하는 건가? 혼란도 오고.
지금 하는 일이 싫어서 도피성으로 선택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근데 또 대학원을 안 가면 난 뭘 하지? 싶기도 하고..
사실 내가 대학원 그만두고 개인적인 일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는데, 작년부터 우울증 약 먹고 상담 받으면서 조금씩 재활하며 의욕을 찾고 있는 중이거든.
부모님은 내가 다시 대학원 가겠다고 하니 엄청 좋아하신 것도 내 선택에 한 몫한 것 같고....
집안에 석박사가 여럿 있어서 나도 자연스레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는 건가? 싶고...
학부 좋은 곳 나왔고, 학부 시절 내내 공부 열심히 했고, 잘했고, 교수님들과 관계도 좋았고, 최우수 졸업했는데
대학원은 학부 때랑은 완전 다른 건데 학부 때 잘했으니까, 재밌었으니까, 잘할 거야? 그런 연장선상에서 생각하고 있는 건가 싶고...
고민하는 대학이 타대학이다 보니 아는 사람이 없어 연구실 분위기를 어떻게 알아봐야 하나 고민도 되고...
중간에 못버티면? 나와서 취직이 안 되면? 등등...... 첨엔 맘이 확고했는데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부정적인 뉘앙스의, 그리고 현실적인 글들을 많이 접하다보니 고민이 많아졌어.
혹시 문과쪽 대학원 다니는/다녔던 덬들 있으면 내 고민에 도움될만한 얘기 해줄 수 있을까... 고마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