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두고 나오면 교통비 공짜”…호주 일부 주, 대중교통 무료 선언
30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는 4월 한 달간 열차·트램·버스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영하기로 했다. 태즈메이니아주 역시 지난 30일부터 6월 말까지 통근자를 대상으로 버스와 관광버스, 페리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기존 유료였던 통학버스도 이 기간 전면 무료로 전환된다.
이번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면서 나온 대응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반발한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제한하면서 글로벌 석유·가스 공급 불안이 심화됐고, 이에 따라 전 세계 연료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호주 석유협회(AIPP)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호주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38호주달러(약 2500원)로, 전쟁 발발 한 달 전(약 2.09호주달러)보다 0.29호주달러(약 303원) 상승했다. 단기간 급등에 사재기와 공급 부족 우려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직접 수요 억제에 나선 것이다.
재신타 앨런 빅토리아 주총리는 “주 내 열차와 트램, 버스를 전면 무료로 운행해 주유소 부담을 줄이겠다”며 “이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당장 빅토리아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제레미 록클리프 태즈메이니아 주지사도 “연료 가격 상승이 가계 예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한번 강력하고 단호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비싼 곳으로 가자 해서 주유소로”…풍자 유행
살인적인 기름값은 호주 온라인상에서 씁쓸한 유머와 밈(Meme)으로 승화되고 있다.
최근 호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주유소 앞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연주를 즐기는 ‘상류층 체험’을 빗댄 일종의 풍자다.
주유소 가격 전광판을 활용한 밈도 있다. 휘발유와 디젤 가격 대신 ‘WALK(걸어가라)’ 문구를 합성해, 기름값이 지나치게 올라 차를 모는 것보다 걷는 게 경제적이라는 웃지 못할 현실을 풀어냈다.
또 호주의 한 크리에이터는 “아내가 ‘저녁 식사로 비싼 곳에 데려가 달라’고 해서 주유소에 데려왔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에 누리꾼들은 ”진정한 파인다이닝“, ”슬프게도 사실“이라는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했다.
영업시간 제한·휴가 확대…글로벌 에너지 절감 ‘총력전’
연료 가격 급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전 세계 정부는 강도 높은 연료 절감 조치를 연이어 시행하고 있다.
이집트는 한 달간 상점·식당·카페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고, 필수 업종을 제외한 근로자에게 주 1회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에티오피아는 국영 기업과 공공기관 직원의 휴가를 확대해 이동 수요를 줄이고 있고, 필리핀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공무원 주 4일 근무제와 운송기사 보조금 지급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대응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의무화했으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경우 민간 부문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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