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선 “이번 사태는 예고된 참사였다”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 한 의원은 “원래 정권 초엔 대통령과 쿵짝이 잘 맞는 여당 대표가 선출되기 마련인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당청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당청은 특검 후보 추천 과정에서 긴밀한 조율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 추천은 정 대표가 지난달 말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천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며칠 뒤 친정청래계인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준철 변호사를 포함한 2명을 정 대표에게 보고했고, 원내대표실이 추천안을 청와대에 올린 뒤 지난 2일 결과를 발표했다고 알려져 있다.
청와대는 발표 직전 민주당 원내 지도부로부터 전 변호사 이름과 간략한 신상 정보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까지 당은 전 변호사가 김성태 전 회장 변호인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선 민정 라인 등에서 전 변호사 이력에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년간 대통령 사건에 관여하면서 관련자들을 꿰고 있던 경기·성남 핵심 참모들이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이후 이 대통령도 전 변호사가 특검 후보 명단에 오른 걸 정식으로 보고받고 깜짝 놀라 ‘어떻게 이런 인사를 추천할 수가 있냐’며 질타성 발언을 했던 것이다. 친명계 인사는 “전 변호사는 대북 송금 사건 수사 당시 언론에도 보도돼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름이었다”며 “정청래 지도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추천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당청은 별다른 소통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청와대가 지난 5일 조국혁신당 추천의 권창영 변호사를 특검으로 발표하기 직전에야 전 변호사 문제를 전해 들었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가 2일 특검 후보를 공개 추천한 뒤 청와대가 5일 임명하기까지 사흘이란 시간이 있었는데 청와대로부터 어떤 언질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정청래 지도부는 “진짜로 전 변호사가 쌍방울 쪽 변호인이었던 점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전 변호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탄압받은 검사라고 주장했다.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도 이날 유튜브에서 전 변호사를 “윤석열에게 확실히 당한 사람”이라고 했다.
김씨는 “열 받은 쪽은 열 받을 이유가 있고, 문제없단 쪽은 문제없는 이유가 있다”면서도 “근데 (임명)해도 됐던 인사 같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 사건의 변호인을 맡았던 친명계 인사도 “당이 전준철을 특검 후보로 추천한다고 했을 때 나조차도 쌍방울 측 변호인이라는 것은 몰랐다”며 “전준철이란 이름을 듣고 이걸 떠올리는 건 아주 소수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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