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날은 어떤 서사나 의미보다는 정말 소리를 내는 그 순간에 집중해서 있는 힘껏 원없이 소리 그 자체를 만들고 가겠다는 담백하지만 묵직한 의지가 보이기도 하고
어떤날은 그간 견뎌온 진연이를 비롯한 함께할수 없었을 젊은이들의 꿈의 무게를 묵묵히 책임지기도 하고
어떤날은 한껏 응집시킨 에너지를 생애 마지막 순간 소리의 축제를 터뜨리는 마냥 폭발시키기도 하고
어떤날은 꺼지기 직전 억지로 타올려보는 불길마냥 그렇게 영혼을 태우고 가기도 하고
어떤날은 이 기나긴 생을 끝내고 마침내 영원히 진연이와 함께할 거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듯 멍해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날은 드디어 그 힘들었던 삶과 육신을 벗어나 진연이와 영원히 함께하는 거라는 사실이 너무 황홀해보이기도 하고
오늘같은 날은 생애 마지막 촛불이 꺼지기 전, 진연이를 만나기 전 마지막 노래만큼은 꼭 완성하겠다는듯 온 생명력을 쏟아붓고 마침내 다 이룬듯한 아련한 분위기로 떠나기도 하고
쇠약한 몸을 이끌고 생애 마지막 작품을 빚는 장인과 같은 형형한 눈빛, 그 눈빛 이상으로 뿜어내던 그 서러운 집념 가득한 노인의 에너지는 진짜 내 표현력으로 담아내질 못하겠어서 아쉽다
정말 매번 온힘을 다해 피날레를 불러주는, 온전히 노년 이선의 목소리로 그의 회한 넘치는 인생을 생생히 전해주는 본진이 너무 좋고
무대 위에서 그 캐릭터의 연기에 미쳐있을때 본진의 안광을 보는게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