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영화의 손익분기점이 350만 명인 건 기적의 계산법으로도 나올 수 없는 수치다. 선판매 수익을 고려해 단순 계산을 해봐도 '호프'의 손익분기점은 500만 명 이상이다. 이 회사는 350만 명을 막 돌파한 시점에 혼선을 야기할 수 있는 단어와 표현을 쓰며 샴페인을 먼저 터트렸다. 그 밖의 내용은 자사의 선투자 전략에 대한 자화자찬이 대부분이었다.
에피소드 컴퍼니는 주요 경영진이 쇼박스 출신이다. 국내 4대 투자배급사 출신이 이끄는 회사에서 영화의 손익분기점 계산을 착각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이런 사소한 보도자료 하나가 결정권자의 컨펌 없이 배포될 리가 없고, 컨펌 없이 배포됐다면 더 큰 문제다.
'호프'는 메인 투자사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수많은 부분 투자사의 투자로 제작된 영화다. 플러스엠의 경우 모기업인 메가박스중앙이 현재 회생절차에 돌입해 그 여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자사 최고의 제작비일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역사상 최대의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인 만큼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플러스엠은 '몽유도원도', '열대야' 등 하반기 개봉할 것으로 예정됐던 영화들의 개봉을 잠정 연기한 채 '호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플러스엠은 개봉 전부터 '호프'의 제작비에 관심이 집중되고 흥행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영화의 흥행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특히 국내 관객의 안목과 취향은 까다롭기로 유명해 최근 몇 년간 흥행 불패 감독과 세계적인 거장도 흥행에서 쓴맛을 봤다. 언론의 재차 확인에도 정확한 제작비와 손익분기점을 밝히지 않은 것은 영화의 개봉과 흥행에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메인 투자사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손익분기점'을 부분 투자사가 자사를 띄우기 위한 언론플레이로 섣불리 사용하며 흥행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의 힘을 빠지게 했다. 이 보도자료의 작성과 배포를 플러스엠은 사전에 알지도 못했다. 그저 사실관계가 잘못된 보도자료 하나가 아니다. 누군가는 이것을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고, 누군가는 이 보도자료의 의도를 의심하며 영화를 만든 이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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