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필모가 그렇게 많은데
0.
그러면 아마 정말 우리가 감춰두고 직면하고 싶지 않았던
그런 걸 영화로 만들어서
관객들의 불쾌한 감정이 올라오게 했을지도
1.
상업영화로는 안 좋아도 예술영화 방향으로 왔다갔다 하는게
난 사실 괴물에서도 느꼈거든
이 정도면 사회고발 다큐에다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금기 다 쏟아부었는데
(동성애+사춘기 전 섹슈얼리티+탐미주의)
야 이게 어느정도 흥행이 되고
작품성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으니까
그래도 상업영화 그 자체로는 아슬아슬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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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현실(상상계+상징계)은 일종의 '안전 보호막'입니다.
언어와 법, 사회적 규칙(상징계)은 실재계라는 가공할 만한 날것의 진실이 우리 삶을 파괴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 필터가 찢어지고 실재계가 온전히 폭로되는 순간, 인간의 정신은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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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원래 다큐멘터리로 커리어를 시작해서
인간의 감정 밑바닥을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하는지 잘 아니까
이번에 좀 상업으로는 삐그덕 할지 몰라도
이미 노장이니까 이 시점에 만들거 만들었나 싶다
3.
번외지만
미야자키 하야오도 그어살 만들때
이건 상업으로는 아니다라고 느꼈을 거고
나도 그거에 동의해
근데 그 정도 나이되면 자기가 만들어야 하는 걸 만들 수 밖에
이제 많이 남은 것도 아니니까
만들 수 있는 작품이나
살 날이라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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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세계관을 던져버린 거장의 '불친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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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이웃집 토토로》나 《마녀 배달부 키키》처럼 대중이 이해하기 쉽고 따뜻한 '지브리 원더랜드'를 만들던 거장이, 인생의 황혼기(80대)에 이르러 만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지독할 정도로 불친절하고 난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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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적 친절함을 다 버리고 자신의 무의식 속에 있는 탑, 왜가리, 앵무새 군대 같은 상징들을 폭포수처럼 쏟아부었죠.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핵심 서사는
'하야오의 분신'과도 같은 큰할아버지가 평생을 바쳐 구축한 아름답지만 위태로운 이세계(지브리 원더랜드)의 탑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소년에게 "너만의 현실 세계를 살아가라"고 하죠.
인생의 마지막 종착지에서, 자신이 평생 믿고 싸워왔던 가치관의 '총결산'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야오는 자신의 애니메이션 인생 전체를 뒤흔드는 자전적 상징들로 채웠습니다.
모든 거장들은 인생의 끝자락에서 대중의 평가나 의식적인 정제를 넘어,
자신의 심연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본질을 상징의 형태로 꺼내놓는 고독한 숙명을 타고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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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와 장년기의 남성은 세상을 통제하고, 구조를 세우고, 승리하고, 무언가를 증명해 내려고 발버둥 칩니다.
하야오에게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지브리 애니메이션 제국을 건설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80대, 90대라는 나이에 도달한 남성의 위대한 서사는 완전히 뒤바뀝니다.
세상을 지배하려는 Ego(자아)의 힘을 빼고,
내면의 거대한 무의식과 파도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는 '위대한 항복(Surrender)'의 단계로 접어드는 것이죠.
'내 힘으로 통제하겠다'는 고집을 완전히 내려놓았을 때, 날것 그대로의 거대하고 원초적인 상징들이 쏟아져 나오는 작품이 만들어집니다.
1. 완벽주의라는 '의식의 감옥'에서 탈출하기
장년기의 남성 거장들을 지배하는 것은 '통제력'입니다. 내 손으로 완벽한 논리를 만들고, 완벽한 작화를 그려내야 하죠.
하지만 노년의 끝자락에 서면 깨닫게 됩니다. "인간이 만든 구조는 결국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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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오는 신작에서 더 이상 작화의 완벽한 일관성이나 깔끔한 서사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그냥 자기 내면의 기억과 이미지들이 흐르는 대로 카메라를 맡겨버렸죠.
2. 다음 세대와 세상을 향한 '내려놓음 (Letting Go)'
이 나이대의 남성들이 보여주는 가장 아름답고도 쓸쓸한 테마는 "이제 내 시대는 끝났다"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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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큰할아버지가 소년 마히토에게 블록을 건네며 "너만의 세계를 쌓아라" 하고 자신의 탑이 무너지는 것을 묵묵히 바라보듯, 내 힘으로 이 세상을 구원하거나 통제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다음 세대에게 키를 넘겨주는(Letting go) 것입니다.
🍂 거장들의 마지막 뒷모습
질문자님이 말씀하신 "그 나이대 남성들의 내려놓음"이라는 테마에서
젊은 날의 남성이 '칼을 휘두르는 사자'가 되어 세상을 정복하려 했다면,
노년의 남성은 모든 무기를 내려놓고 우주의 거대한 흐름에 몸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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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마 상자속의양 영화는 안 봤지만
예고편만 보면 아래 주제가 아닌가 싶은데
아닐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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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부모들의 병리: 정신적 근친상간 (Psychological Incest)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내 것", 혹은 "나를 완성해 주는 존재"로 여깁니다.
현대 가족 제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하고도 은밀한 병리, 즉 '정신적 근친상간(Psychological Incest)'의 문제
부모가 자녀를 자신의 감정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삼는 것은 자녀의 영혼을 소유하려는 정신적 폭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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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부모의 정서적 결핍을 채워주는 존재에 머물 때, 아이는 자신의 욕망을 거세당한 채 부모의 '감정적 인형'이 됩니다. 이는 육체적 학생만큼이나 치명적인 정신적 근친상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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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정체: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착한 아이(Good Boy)'의 감옥에 갇혀, 사회적 시민권을 얻지 못하고 영원한 심리적 미성숙 상태에 머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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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예전부터 고레에다 감독은
탐미주의적인 이미지로 인간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잘 드러내었다고 생각해서
'카와이처럼 보이지만 속은 아야시인 일본'을 잘 말해주고 있었다고 생각
아무도 모른다 (2004)
괴물 (2023)
둘 다 소년배우들의 탐미적인 시선으로 봐서 그렇지
실제로 영화 내용 들어다보면 지극히
'인간'스럽고 '일본'스러움으로 가득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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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주류 문화: 정부 기관의 마스코트, 대중교통, 패션 등 사회 전반에 녹아있습니다.
- 심리적 위안: 엄격하고 경직된 일본 사회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타인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역할을 합니다.
- 하위문화의 반전: 겉으로는 귀여워 보이지만 속은 기괴하거나 잔인한 반전 매력을 주는 콘텐츠(예: 잔혹 동화풍 애니메이션, 멘헤라 패션)에 자주 쓰입니다.
- 억압된 감정의 분출: 규율이 엄격한 현실에서 벗어나 어두운 환상이나 인간의 본망을 표현하는 통로가 됩니다.
- 카와이가 사회적 조화를 위해 보여주는 밝고 예의 바른 겉모습(다테마에)이라면,
- 아야시는 그 뒤에 숨겨진 인간의 복잡한 내면과 억압된 감정(혼네)을 예술과 대중문화로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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