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학교 앞에서 자취 처음 시작하며 산 공간박스, 싸구려 가구들을 지금까지 계속 갖고다녔거든
자취 시작할 때 보증금은 커녕 용달차 부르는 돈도 부모님이 대줄 수 없어서 내가 알바하며 모은 돈으로 이사했고
학비+생활비+자취집 보증금 모두 다 벌면서 학교 다닌다고 휴학을 5번을 해서 졸업하는데 6년 반이 걸렸어
저렇게 휴학하며 알바뛰며 2천만원을 만들고 이후 취직해서 5천 까지 늘린 다음,
사무실 근처 오피스텔 1억 3천짜리를 구매한 게 13년 전 일임
다들 오피스텔 사지 말라고 하는데 난 일년마다 이사다니는 것도 지긋지긋했고
버스 지하철 타고 출퇴근 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고
당시만 해도 그 오피스텔은 지어진지 7년 정도 된 깨끗하고 괜찮은 곳이었음
거기 있던 풀옵션 가전들도 자취생 살림이던 내겐 좋아보였고
거기 살면서 대출 모두 다 갚고 돈을 1억 8천 만들어서 3년 전에 2억 8천짜리 아파트 청약을 넣어 당첨이 됨
2주 전에 새 집으로 드디어 이사를 했고, 20년 간 계속 갖고 다니던 그놈의 공간박스와 조립가구들 죄다 버렸고
2009년에 산 42인치 TV도 버렸고, 모든 가전을 다 새로 샀으며
태어나 처음으로 커튼도 맞춰보고 쇼파도 샀고, 태어나 처음으로 침대도 샀다
지금까지 바닥에 메트리스만 깔고 살았거든
13년간 살던 오피스텔이 2004년 지어진 건물이라 거기 있던 가전들도 다 20년 된 것들이었는데
순식간에 20년을 건너뛰어서 새로운 문물 접한 기분임
새 물건들 써 본 감상
1. 인덕션
오피스텔에 있던 2구 하이라이트를 매우 잘 이용해왔기 때문에 인덕션이 뭐가 좋다는 건지 써보기 전엔 몰랐었음
인덕션은 물이 빨리 끓는 것도 있지만 냄비나 프라이팬을 깨끗하게 쓸 수 있어서 좋았음
하이라이트는 상판이 가열되어 뜨거워져서 냄비를 달구고 그 열로 요리가 되는 거라
판 달굼 > 그 열로 그릇 달굼 > 그 열로 그릇 안의 음식이 요리됨 이 순서야
인덕션은 하이라이트보단 상판이나 그릇이 좀 덜 뜨겁고 그 안의 내용물이 빠르게 온도가 올라가는 방식임
그래서 음식물이 넘치거나 해도 냄비나 인덕션 상판의 오염 정도가 약하고 깨끗하게 관리하기 좋았음
(하이라이트는 음식이 넘치면 상판도 뜨겁고 냄비도 너무 뜨거워서 그 사이로 음식물이 들어가서 바로 타버리며 상판-냄비 다 상하고 잘 닦이지도 않거든)
2. 냉장고
LG 매직스페이스 있는 4도어 870리터 구매
자취할 땐 180리터짜리 썼고, 오피스텔에 있던 빌트인은 270리터여서 냉동실 공간 부족이 늘 불만이었음
지금은 공간이 남아돌고 있음
다른 가전들은 감동 포인트가 있었는데 그에 비해 냉장고는 딱히 공간 남는 거 외에 크게 감동적인 포인트는 잘 안 느껴짐
용량 작은 냉장고에 비해 공간마다 온도가 다른 느낌이 오히려 좀 불만임
매직스페이스 쪽은 냉장고 안쪽에 비해 덜 시원한 듯한??
모든 문에 칸이 달려 있어서 이것저것 넣어놓게 되어 있는데
냉장고 문을 닫을 때 조심히 닫지 않으면 문에 넣어놓은 소스나 음료수가 쓰러지기도 해서 냉장고 문 조심스럽게 닫고 살게 됨
3. 워시타워
LG - 2월 G마켓 특가세일할 때 정말 싸게 구매
세탁기 23kg / 건조기 20kg
1인가구인데 저용량은 미친 짓 아닌가 싶었는데 G마켓 세일가가 미친 수준이었음
(모든 사이트 다 뒤져도 최저가 220 뜨는 걸 175에 삼)
건조기 태어나 처음 써봤고, 세탁기는 오피스텔에서 드럼세탁기 7kg 20년 된 거 써본 게 다였거든
세탁기가 거기서 거기겠거니 했는데 아니었음
20년 전 세탁기와 차원이 다르게 세탁기도 좋더라
그런데 압권은 건조기였음
건조기는 왜 다들 찬양하는지 알 것 같더라
20년 동안 자취하며 이불 매번 빨아서 쓰긴 했지만 7kg 세탁기로 빨아서 이게 빤 게 맞는지 늘 찝찝했는데
빨아서 스팀살균으로 건조까지 했더니 속이 다 시원함
무엇보다 누빔이 되어있는 침대 패드들도 누빔 사이사이 솜들이 되살아나서 도톰해져서 나오는데
15년 전에 산 누빔패드가 다시 도톰해진다니!!
이불솜들도 다시 뽀송뽀송하고 푹신하게 살아나서 나오는 거 보고 감탄함
너무 신나서 건조기 매일 돌림
4. 로봇청소기
로보* - S7플러스 (역시나 G마켓 특가때 75에 구매)
로봇청소기 뿐 아니라 청소기 처음 사봄
자취원룸 - 원룸 오피스텔 인생 20년이라 '빗자루 + 물걸레질' 직접 하며 살았거든
원래 무선청소기를 살 계획이었는데 가전특가행사할 때 전체 판매량 1위가 로봇청소기인 거 보고 맘 바꿔서 로봇청소기를 구매함
로봇청소기를 써본 적도, 누가 쓰는 거 본 적도 없어서 150만원짜리는 사기 좀 겁났고
그 바로 아래 등급으로 구매함
역시나 신세계였음
처음 청소만 시킬 땐 그냥 그러나보다~ 했는데 물걸레청소 능력이 정말 뛰어났음
새 아파트 입주하며 사정이 있어서 내가 입주청소를 못하고 들어왔거든
이사하고 1주일간 매일 물걸레질하며 바닥 계속 닦았는데도 뭔가 덜 닦인 느낌이었는데
로봇청소기가 물걸레질 한 번 했더니 바닥 질감이 바뀜
내가 매일 힘줘서 닦을 땐 아무리 닦아도 발에서 갈색 먼지가 나왔는데
로청이 한 번 돌고 난 뒤 발에 먼지가 전혀 묻어나지 않고 깨끗함
청소기가 닿지 않는 구석엔 뭐가 있겠더니 싶어서 물걸레 들고 모서리를 찾아다니는데 얘가 먼지를 빨아들이는 건지 거기도 뭐가 없음
사람이 힘 줘서 신경써서 10번 닦는 것보다 얘가 한 번 닦는게 더 낫다니
대신하는 수준이 아니라 더 뛰어나서 놀람
5. 75인치 스마트 TV
삼성 - 138에 구매(4K 되는 것으로 구매 - 아이디당 1대만 구매 가능하다는 걸로 삼)
2009년에 산 42인치 TV는 다른 기기 연결이 어려운 모델이라(2009년에 신형을 산 게 아니라 당시에도 구형을 구매함)
이사하면 좋은 TV를 사자 싶어서 몇 년 간 버팀
새 TV사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안경도 맞춤(시력 0.2, 0.3 에서 1.0 이상으로 올림)
ott 서비스도 제일 가격 낮은 것만 써서 720p를 컴퓨터로 봤는데 새 TV 사면서 서비스도 모두 프리미엄으로 올려서 구독함
안경으로 시력 올림 + TV해상도 올림 + TV 크기 키움 + OTT 서비스 해상도 최고급으로 올림
<- 저걸 한꺼번에 모두 바꿨더니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짐
전에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다시보는데 색감도 다르고 안 보이던 게 다 보이고
배경에 있는 인테리어 소품들도 다 눈에 들어오고 인물들이 입고 있는 의상에 놓인 자수도 보이더라
놀라운 건 주연배우 연기력논란 있던 드라마를 바뀐 티비로 다시 보는데 연기를 잘 하더라고????
작은 TV로 흐릿하게 볼 땐 배우 표정 바뀌는 게 잘 티가 안나서 목석연기라고 사람들이 욕할 때 맞아~ 그랬는데
큰 화면으로 선명하게 보니까 동공 흔들리는 거며 표정 미세하게 변하는 게 보여서
저 사람 연기 잘하는데???? 싶었고 새삼 몰입하며 울면서 시청함
어떤 배우가 한 말이 떠올랐음
예전엔 녹음 환경이 좋지 않아서 크게 과장해서 연기해야 극장에서 관객이 들을 수 있었고
그러다보니 자기 연기 스타일이 생활연기와 거리가 있었다고
발성이나 딕션도 요즘 요구하는 연기과 차이가 있어서 그걸 바꾸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어쩌면 TV 사이즈가 커지는 것이 배우들에게도 저런 차이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방송국 로고나 자막 크기같은 것도 옛날 방송 보면 TV 기본 사이즈를 20인치에 뒀기 때문에 크게 넣었는데
TV가 커지면서 자막 크기가 점점 작아졌잖아
어쩌면 배우들의 연기도 극적인 연기를 하더라도 표현을 좀 더 줄여서 하게 된다거나
감정 표현도 자제하게 되고, 섬세하게 표현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암튼 TV 사용법을 매일 조금씩 익혀나가고 있는 중임
어제는 핸드폰 유튜브 영상을 tv로 보내는 걸 알아내서 처음 써봄
오늘은 tv에 앱 설치도 가능하다는 걸 알았고
생각보다 기능이 너무 많고 꽤 활용도가 많은 놈이었음
6. 가전은 아니고 욕조
물에 몸 담그는 거 엄청 좋아했는데 대중목욕탕을 가야만 이게 가능해서 20년 간 물에 몸 담그고 쉬는 걸 한 번도 못했거든
밤새 일하거나 공부하거나 암튼 밤새는 일이 많아서 새벽에 대중목욕탕 가서 뜨거운 물에 몸 담그면 피로가 풀려서 좋았는데
그걸 못하다가 이사하고 욕조에 몸 담그고 쉬니까 너무 좋음
20년 된 오피스텔 있던 곳이 1기 신도시인데 여기 수도시설이 전체적으로 안 좋은지 물이 좀 붉은색이리 찝찝했는데
이사온 곳 물이 좋은 건지 2주만에 가슴과 등에 있던 여드름이 모두 사라짐
달라진 건 매일 욕조에 몸 담그고 30분 정도 쉬고 나온다는 거 밖에 없는데 얼굴 피부도 좋아졌고
몸 전체적으로 여기저기 나던 염증들도 사라짐
그 외에
이번에 이사하면서 폰뱅킹도 처음 써봤는데 세상 너무 편하고 좋았고
각종 민원 서류며 공공기관 신고며 서류 발급 등도 온라인으로 다 처리하고 있는데 이것도 너무 편하고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