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노숙자였던 제게 책 건넨 은인을 찾습니다" 유명 작가의 고백
40,342 235
2024.11.14 12:36
40,342 235

"21년 전 노숙자 시절 은혜를 베풀어주신 은인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노숙자였던 시절 서점에서 3일 동안 책을 읽다가 '냄새난다'며 서점에서 쫓겨난 적이 있는데, 그때 자신에게 못다 읽은 책을 선물해 준 서점 직원을 찾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한 서점서 3일 내내 같은 책 읽어"




이 글을 쓴 인물은 영화 '터널' '공기살인' '소원' 등의 원작자인 소재원 작가다. 소 작가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보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상경한 뒤 노숙 생활을 했다.


소 작가는 14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고등학교 졸업 직후 20살 때 상경했으니 2002년, 2003년 쯤 됐을 것"이라며 "사기를 당해서 노숙을 시작했는데, 서울역인지, 영등포역 또는 용산역 쪽인지 잘 모르겠다. 갈 곳이 없어서 3일 내내 서점에 갔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달리 갈 곳도 없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점이 유일한 여가 장소였다"며 "3일째 되던 날 벼르고 있던 직원이 '냄새난다며 며칠째 항의 들어왔다. 나가시라'라고 말했다. 순간 얼굴이 붉어지며 황급히 서점을 빠져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때 다른 직원이 서점을 나오던 소 작가를 뒤에서 불렀다고 한다. 이 직원은 소 작가에게 "이 책만 읽으시더라. 다 못 읽지 않았냐. 제가 선물로 드리겠다"며 책을 건넸다.

직원이 건넨 책은 소록도를 배경으로 한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이었다. 소 작가는 당시 서점에서 내내 이 책만 읽었다. 이후 이 책의 영향을 받아 '이야기'라는 소설도 출간했다.


"서점 여러 번 찾아다녀… 찾을 수 있을 거라 확신"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해당 표지는 1996년 11월 5일 발행본. 알라딘 홈페이지 캡처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해당 표지는 1996년 11월 5일 발행본. 알라딘 홈페이지 캡처

그는 당시 서점 직원에게 감사하다는 말 대신 "나중에 제가 쓴 작품을 직접 선물로 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소 작가는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그 직원이) 내 약속을 믿고 있었는지 노숙자의 허언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에게 받은 친절을 매번 되새기며 버텨왔다"며 "그 직원은 그 책을 읽던 노숙자 청년이 어느새 기성 작가로 살아가고 있음을,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라는 수식을 얻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직원을 향해 "잘 지내시냐. 당신 덕에 괜찮은 작가가 됐다. 여전히 흔들리거나 힘겨움이 찾아올 때면 그때를 떠올린다"며 "내가 과연 당신께 선물로 드릴 수 있는 작품을 집필하고 있는지 언제나 생각하고 다짐한다.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소 작가는 실제로 이 직원을 찾기 위해 여러차례 노력했다고 본보에 밝혔다. 그는 "아내가 용산 소재 학교를 나와서 용산 주변도 다 돌아봤고, 서점 목록도 뽑아보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읽었던 책 표지가 1993년도 발행본이어서 1993년 이전에 운영했던 서점들도 찾아다녔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내가 20살 때였는데, 책을 선물해 준 직원은 20대 중후반 누나 뻘로 기억한다"며 "노숙자에게 당신들이 천국이라는 책을 선물해 준 사람은 전국에 한 명밖에 없지 않겠냐.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833242?sid=102

목록 스크랩 (14)
댓글 23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컬러그램X더쿠] 읏쇼읏쇼 컬러그램 NEW 탕후루 탱글 틴트 밀크 ♥ 최초 공개! 체험단 이벤트 425 00:04 15,17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918,23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373,07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860,08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7,587,42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3 21.08.23 6,143,93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1 20.09.29 5,119,24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77 20.05.17 5,733,76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2 20.04.30 6,149,45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039,75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36201 이슈 아마도 슬기 직캠 중에 가장 높은 조회수를 가지고 있는 직캠 20:07 76
2636200 정보 오퀴즈 20시 20:06 53
2636199 유머 사주 이거 믿음이 하나도 안가네 2 20:06 424
2636198 기사/뉴스 "검찰 확보 못한 자료 더 있다"‥尹 부부 수사는 제대로 될까? 1 20:06 82
2636197 이슈 광고 하나로 한국 들썩이게 만들었던 연예인...jpg 4 20:05 786
2636196 이슈 정말 말랑말랑하게 생긴 최근 르세라핌 김채원 5 20:04 559
2636195 이슈 웃음 달란트 있는 것 같은 스키즈+스키주 20:04 105
2636194 이슈 고령자가 악셀 브레이크 헷갈리면 일어나는 일.. 5 20:03 507
2636193 유머 칼국수로 올린 건물 9 20:03 1,303
2636192 기사/뉴스 '조국 일가 수사' 김상민‥'尹 라인' 챙기기? 20:02 122
2636191 기사/뉴스 계엄 당시 '국회 단전' 영상 공개…탄핵심판 증거제출 검토 | JTBC 뉴스름 20:02 123
2636190 이슈 본인이 입양된 건 아닐까 의심했었다는 서강준 22 20:00 2,389
2636189 이슈 [MBC 단독] 홍장원과 통화후에 윤석열이 직접 여인형에게 2번이나 전화함 10 20:00 672
2636188 이슈 보수인사중에 정상적인사람 어디 없나요? 3 19:58 568
2636187 팁/유용/추천 돈 안들이고 자기개발 하기 199 19:58 5,783
2636186 기사/뉴스 트럼프, 대만 지지 공식화?…美국무부 '독립 반대' 문구 삭제 5 19:56 365
2636185 이슈 [MV] Suzy(수지)_Come Back 6 19:54 544
2636184 이슈 처음에는 반응 ?????이었는데 갈 수록 다들 중독된 여돌 노래... 12 19:54 1,631
2636183 기사/뉴스 명태균 측 "김 여사, 총선 전 '김상민 당선' 도와달라 요청" 7 19:54 419
2636182 이슈 최다니엘 주연 영화 <써니데이> 메인예고 4 19:53 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