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노숙자였던 제게 책 건넨 은인을 찾습니다" 유명 작가의 고백
40,595 235
2024.11.14 12:36
40,595 235

"21년 전 노숙자 시절 은혜를 베풀어주신 은인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노숙자였던 시절 서점에서 3일 동안 책을 읽다가 '냄새난다'며 서점에서 쫓겨난 적이 있는데, 그때 자신에게 못다 읽은 책을 선물해 준 서점 직원을 찾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한 서점서 3일 내내 같은 책 읽어"




이 글을 쓴 인물은 영화 '터널' '공기살인' '소원' 등의 원작자인 소재원 작가다. 소 작가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보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상경한 뒤 노숙 생활을 했다.


소 작가는 14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고등학교 졸업 직후 20살 때 상경했으니 2002년, 2003년 쯤 됐을 것"이라며 "사기를 당해서 노숙을 시작했는데, 서울역인지, 영등포역 또는 용산역 쪽인지 잘 모르겠다. 갈 곳이 없어서 3일 내내 서점에 갔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달리 갈 곳도 없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점이 유일한 여가 장소였다"며 "3일째 되던 날 벼르고 있던 직원이 '냄새난다며 며칠째 항의 들어왔다. 나가시라'라고 말했다. 순간 얼굴이 붉어지며 황급히 서점을 빠져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때 다른 직원이 서점을 나오던 소 작가를 뒤에서 불렀다고 한다. 이 직원은 소 작가에게 "이 책만 읽으시더라. 다 못 읽지 않았냐. 제가 선물로 드리겠다"며 책을 건넸다.

직원이 건넨 책은 소록도를 배경으로 한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이었다. 소 작가는 당시 서점에서 내내 이 책만 읽었다. 이후 이 책의 영향을 받아 '이야기'라는 소설도 출간했다.


"서점 여러 번 찾아다녀… 찾을 수 있을 거라 확신"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해당 표지는 1996년 11월 5일 발행본. 알라딘 홈페이지 캡처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해당 표지는 1996년 11월 5일 발행본. 알라딘 홈페이지 캡처

그는 당시 서점 직원에게 감사하다는 말 대신 "나중에 제가 쓴 작품을 직접 선물로 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소 작가는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그 직원이) 내 약속을 믿고 있었는지 노숙자의 허언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에게 받은 친절을 매번 되새기며 버텨왔다"며 "그 직원은 그 책을 읽던 노숙자 청년이 어느새 기성 작가로 살아가고 있음을,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라는 수식을 얻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직원을 향해 "잘 지내시냐. 당신 덕에 괜찮은 작가가 됐다. 여전히 흔들리거나 힘겨움이 찾아올 때면 그때를 떠올린다"며 "내가 과연 당신께 선물로 드릴 수 있는 작품을 집필하고 있는지 언제나 생각하고 다짐한다.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소 작가는 실제로 이 직원을 찾기 위해 여러차례 노력했다고 본보에 밝혔다. 그는 "아내가 용산 소재 학교를 나와서 용산 주변도 다 돌아봤고, 서점 목록도 뽑아보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읽었던 책 표지가 1993년도 발행본이어서 1993년 이전에 운영했던 서점들도 찾아다녔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내가 20살 때였는데, 책을 선물해 준 직원은 20대 중후반 누나 뻘로 기억한다"며 "노숙자에게 당신들이 천국이라는 책을 선물해 준 사람은 전국에 한 명밖에 없지 않겠냐.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833242?sid=102

목록 스크랩 (14)
댓글 23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디즈니 EVENT] 곰돌이 푸와 함께하는 달콤한 꿀생라이프🍯 이벤트 참여하고 꿀템박스 받아요! 146 03.14 61,59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336,11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909,15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254,26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169,03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5 21.08.23 6,437,76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391,72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4 20.05.17 6,060,57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5 20.04.30 6,421,7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391,73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65308 이슈 [코브라 효과] 🐍 05:55 0
2665307 유머 좋아하는 드라마 대사를 다 외운 키 05:53 32
2665306 이슈 배우의 보컬 디렉팅을 하는 트롯가수 05:42 283
2665305 이슈 김멍멍네 첫째 김딸기 둘째 김블루베리.twt 1 05:40 312
2665304 이슈 플룻에 독주에 이어 하모니카 합주가 등장. 광장에 바드가 늘고 있다. 더이상 늘기 전에 헌재는 속히 파면선고하라. 2 05:24 393
2665303 유머 아버님, 죄송해요.reels 05:23 299
2665302 팁/유용/추천 (원덬이 말재주가 없기 때문에) 리디 리뷰로 추천하는 일본 만화 32작품.jpg 15 05:02 552
2665301 이슈 보부상으로서 이런 것까지 건네줘 봤다 or 보부상에게 이런 것까지 받아봤다 14 04:53 1,027
2665300 이슈 드디어 한국 상륙✈️ 이제 극장에서 만나자냥🐱 2 04:48 946
2665299 유머 새벽에 보면 완전 추워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176편 1 04:44 379
2665298 유머 폭설 오는 날 옥상에서 발견 된 강아지 5 04:38 1,819
2665297 정보 오늘 출시되는 스타벅스 제주 MD.jpg 10 04:33 2,271
2665296 유머 앵무새 알람이 울립니다 띠로롱띵똥띵똥띵똥~ 13 04:24 708
2665295 이슈 "父 의사=알파메일" '워크돌', 초등생에 도 넘은 호구조사 '논란' [엑's 이슈] 6 04:23 1,161
2665294 이슈 "너희 할아버지는 18살에 큰 일을 하셨다" 9 03:51 2,977
2665293 이슈 핸드볼경기장에서 6년만에 단콘하는 박재범 2 03:42 1,001
2665292 유머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3 03:37 1,428
2665291 이슈 승헌쓰 인스타스토리.jpg 3 03:24 3,274
2665290 이슈 한글이 불편하다고 불평했던 서양인 33 03:21 5,118
2665289 이슈 엄마 근데 잡채 쫌만 한다하지 않았어? 20 03:08 3,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