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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유용/추천 헤엄쳐야지 별수 있나요. 어차피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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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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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애니짤과 글을 모아봤어!
BGM도 같이 재생해주면 더 좋아






https://gfycat.com/ScratchyWaterloggedEel
헤엄쳐야지 별수 있나요.
어차피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아가미, 구병모





https://gfycat.com/EmotionalAmazingAquaticleech
방금 자른 손목의 한 단면이야
거짓말처럼 사라질 나를 눈앞에 두고
물관과 체관의 차이를 궁금해해야겠니?
발소리 가볍게 백과사전 앞에 선 너는
책장을 넘기기 위해 구부러지는 손가락에
아무 두려움이 없구나
금붕어는 소리 내 울지 않는다는 너의 신념
어항을 떠다니는 눈물을 꿈속 깊이 숨긴다
환상이 불편하면 사실로 만들면 되고
사실이 불편하면 환상으로 만들면 되고
아침 식사를 권하는 네 얼굴 위로
손목을 쳐들어 핏방울을 뿌려 보지만
뜨거운 물에 세탁하진 말아야 해요
너는 내 소매에 번지는
피의 얼룩을 가리킬 뿐이다

프레파라트 소년, 황성희





https://gfycat.com/PersonalCapitalAsiandamselfly
궁금해
사람들이 자신의 끔찍함을
어떻게 견디는지
자기만 알고 있는 죄의 목록을
어떻게 지우는지
하루의 절반을 자고 일어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흰색에 흰색을 덧칠
누가 더 두꺼운 흰색을 갖게 될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은
어떻게 울까
나는 멈춰서 나쁜 꿈만 꾼다

캔들, 안미옥





https://gfycat.com/WillingWellwornIndri
내 얼굴이 문득, 꿈에서 본 당신의 속마음으로 읽힌다면
만 권의 책을 덮고 오래 켜둔 불빛을 잠그시오
어둠 속에서 만개하는 그림들이 지평선을 바꾸는 순간
당신은 어디에도 없는 나의 유일한 그림자라오
그렇지 않겠소?
어찌해도 당신은 내게 속아 넘어갈 뿐,
대체로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용서하지 마시오

자멸의 사랑, 강정





https://gfycat.com/JitterySecondCod
비가 내리는 계절이 있다
비는 내려도 좋다
녹슬지 않게만 해라
다름이 아니라 너의 마음 말이다

계절에서 기다릴게, 김민준





https://gfycat.com/MediumPaltryAmericankestrel
평생 너와 어긋날 거야
난 그렇게 나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있어
내가 너와 평행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 슬프다
그런 생각을 조금은 들켰으면 했다

크로스 라이트, 양안다





https://gfycat.com/VioletAbsoluteFoxhound
형은 어쩌면 신부님이 됐을 거야
오늘 어느 신부님을 만났는데 형 생각이 났어
나이가 나보다 두 살 많았는데
나한테 자율성이랑 타율성 외에도
신율성이라는 게 있다고 가르쳐줬어
신의 계율에 따라 사는 거래

나는 시율성이라는 것도 있다고 말해줬어
시의 운율에 따라 사는 거라고
신부님이 내 말에 웃었어
웃는 모습이 꼭 형 같았어

형은 분명 선량한 사람이 됐을 거야
나만큼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았을 테고
나보다 어머니를 잘 위로해줬을 거야
당연히 식구들 중에 맨 마지막으로 잠들었겠지
문들을 다 닫고, 불들을 다 끄고.

형한테는 뭐든 다 고백했을 거야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사는 게 너무나 무섭다고
죽고 싶다고
사실 형이 우리 중에 제일 슬펐을 텐데

그래도 형은 시인은 안 됐을 거야
두 번째로 슬픈 사람이
첫 번째로 슬픈 사람을 생각하며 쓰는 게 시니까 말이야

이것 봐, 지금 나는 형을 떠올리며 시를 쓰고 있잖아
그런데 형이 이 시를 봤다면 뭐라고 할까?
너무 감상적이라고 할까?
질문이 지나치게 많다고 할까?
아마도 그냥 말없이 웃었겠지
아까 그 신부님처럼.

시가 아니더라도 난 자주 형을 생각해
형이 읽지 않았던 책들을 사고
형이 가지 않았던 곳들을 가고
형이 만나지 않았던 사람들을 만나고
형이 하지 않았던 사랑을 해

형 몫까지 산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이가 들수록 가끔
내가 나보다 두 살 더 늙은 것처럼 느껴져
그럼 죽을 땐 두 해 빨리 죽는 거라고 느낄까?
아니면 두 해 늦게 죽는 거라고 느낄까?
그건 그때가 돼봐야 알겠지

그런데 형은 정말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사실 모르는 일이지
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가지 않았으리란 법도 없지
불행이라는 건 사람을 가리지 않으니까 말야

만약 그랬다면 내가 형보다 더 슬픈 사람이 되고
형은 감옥에서 시를 썼을까?
그것도 그때가 돼봐야 알겠지

형한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수두룩했는데
결국 하나도 물어보지 못했네

형 때문에 나는 혼자 너무 많은 생각에 빠지는 사람이 됐어
이것 봐, 지금 나는 새벽까지 잠도 안 자고 시를 쓰고 있잖아
문들도 다 열어두고, 불들도 다 켜놓고.

형,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왜 형은 애초부터 없었던 거야?
왜 형은 태어나지도 죽지도 않았던 거야?
왜 나는 슬플 때마다 둘째가 되는 거야?

형,
응?

형, 심보선





https://gfycat.com/GlisteningMessyHyena
한참을 울다가
그 누구도 내 등을 두드려 주지 않을 거란 것을
깨닫고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골목 하나를 남겨놓고 한 번 더 울었다

연옥님이 보고계셔, 억수씨





https://gfycat.com/MarriedWarpedAntbear
오늘 아침 나는 분명히 눈을 감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타는 태양이 보였어요
눈꺼풀을 덮는 것만으론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세계가 있었던 거예요

하루의 인생, 김현영





https://gfycat.com/PettyWellwornHen
그는 나를 달콤하게 그려놓았다
뜨거운 아스팔트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나는 녹기 시작하지만 아직
누구의 부드러운 혀끝에도 닿지 못했다

그는 늘 나 때문에 슬퍼한다
모래사막에 나를 다시 그려놓고 나서
자신이 그린 것이 물고기였음을 기억한다
사막을 지나는 바람을 불러다
그는 나를 지워준다

그는 정말로 낙관주의자다
내가 바다로 갔다고 믿는다

멜랑콜리아, 진은영





https://gfycat.com/PerfectConsiderateArkshell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
라고 말하게 될까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 라고.

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후회했는지
무엇을 돌이키려 헛되이 애쓰고
끝없이 집착했는지
매달리며
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
때로는 당신을 등지려고도 했는지

그러니까
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
마침내 얼굴을 보여줄 때
그 윤곽의 사이 사이,
움푹 파인 눈두덩과 콧날의 능선을 따라
어리고 지워진
그늘과 빛을
오래 바라볼 거야
떨리는 두 손을 얹을 거야
거기,
당신의 뺨에,
얼룩진.

서사,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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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굿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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